문장의 소리 제639회 : 1부 류성훈 시인 / 2부 허희 평론가, 시인의 정원

문장의 소리 제639회 : 1부 류성훈 시인 / 2부 허희 평론가, 시인의 정원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문소 음감회 : 시인이자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 분의 시인이 현직 작가로부터 다양한 사연을 제보 받아서 매달 한 곡의 신곡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오프닝 : 수팅(舒婷)1), 「자화상」

   01)  1980년대 초 중국의 현대주의 문학을 선도한 ‘몽롱시(朦朧詩)’파의 대표적인 여성시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몽롱파는 당다이(當代) 문학 최초의 유파이다.  1951년 푸젠성(福建省)에서 태어났고, 베이징의 공장에서 일하던 1970년대 중반 베이다오(北島)·장허(江河)·구칭(顧城) 등과 함께 지하 문학 서클을 조직했다.
그 서클이 1978년 무크지 ‘오늘(今天)’을 창간한다. 그러나 문단은 이들을 정신오염척결운동의 대상자로 지목하고, 결국 1983년 활동을 중단한다. 시집 『쌍돛단배(双桅船)』(1982), 『수팅과 구청 서정시선(舒婷顾城抒情诗选)』(1982), 『노래할 수 있는 붓꽃(会唱歌的鸢尾花)』(1986), 『시조새(始祖鸟)』(1992) 등과 『수팅문집(舒婷文集)』(1997) 등을 출판했다.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류성훈 시인


 

 

    류성훈 시인은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월면 채굴기」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첫 시집 『보이저 1호에게』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이번 시집에서 떠돌고 방황하는 이미지들, 그렇지만 그것을 굉장히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시적 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작가님에게 떠돎과 방황, 고독은 어떤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A. 류성훈 시인 : 김언 형한테 제가 표사를 부탁했었는데요, 그때 정말 시인답게 뭔가 꿰뚫어 보는 느낌으로 써주신 것 같아서 굉장히 고맙기도 하고 소름 돋기도 했어요. 인간이 원래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기도 하거니와 그 와중에 서로 간의 거리가 자꾸 멀어져 가는 것을 오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그 시대에 특히 이 본질적인 우리의 고독을 시인의 눈으로 제가 어떻게 바라봐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주목하는 게 유의미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거기에 대해서 답을 구하는 과정, 그 과정이 아마 제 시가 아닌가. 제가 제 시를 얘기한다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번 시집에 실린 「소서」, 「기일」과 같은 시의 구절들을 읽으면 생각에 잠기게 돼요. 시를 한 편 읽는다는 것이 굉장히 큰 세계를 오랫동안 생각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어떤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님의 시선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각적인 비유의 비결이 있나요?

A. 글쎄요. 옛날부터 제가 선생님들과 선배들한테 이미지는 그려지도록 써야 된다는 얘기를 항상 들어왔어요. 그렇지 않으면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언어 쪽으로 기울게 되죠. 제 견해는 그래요. 우리가 시 창작 텍스트 같은 거 배우면 제일 먼저 접하는 게 수사학 아니겠어요? 직유, 은유, 제유, 환유, 이런 거 배우면 저는 그런 것을 신경 써야 할 때가 창작할 때가 아니고 비평이나 분석할 때라고 생각해요. 일단 그런 것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갖지 않으려고 하고요. 저는 뭔가 말할 수 없는 것이나 말이 되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 쓰려면 그것들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는 현상을 겪게 돼요. 저는 그런 경험을 겪는 걸 되게 좋아해요. 대상이라든지 내 자아라든지 아니면 타자라든지, 이런 것들의 공통점 아니면 이질감에 대해서 주목을 하다 보면 그걸 또 대상화시키는 거죠. 그렇게 하다 보면 그 사물의 경계가 무너져요. 무너지는데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어떤 상관관계나 서로 긴밀함이 발견되면 그게 아름답게 읽히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그것에 주목하면서 썼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Q. 「오월」, 「잠복기」와 같은 시를 읽으면서 슬프지만 슬플 수 없고 버림받았지만 버릴 수는 없고, 이런 슬픔과 아픔, 상실의 정서들을 많이 느꼈어요. 그 담담함이 저를 되게 어루만지고 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A. 아마 최진영 선생님께서도 제 시집에서 ‘슬픔’이나 ‘고독’ 같은 단어가 하나도 안 나온다는 것을 아마 보셨을 거예요. 저는 그런 걸 강조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시집을 읽었을 때 만일 그런 정서들이 느껴진다면 아마 그게 우리가 경험한 세계에 대해서 시라는 방식으로 보여줬을 때 불가피하게 나오는 어떤 진실 같은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요. 시인은 뭔가를 선동하거나 왜곡하는 게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시라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 그걸 보여주면 우리 삶에서 나타나는 어떤 모종의 슬픔이나 버림, 고독, 상실 같은 정서가 감지되면 우리 생에서 드러나는 정황들이 그런 형질을 기본적으로 띄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게 우리 삶이 슬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식으로 자꾸 얘기를 하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슬픔에 대한 오히려 더 명확한 이해로 읽히지 않을까 싶어요. 시에서 “아 슬프다. 세상에서 제일 슬프다.”라고 말하면 하나도 안 슬프잖아요? 그런 생각들을 갖고 있어요.

 

Q. 저는 이번 시집에서 우주의 차가움과 어둠과 같은 담담함이 느껴졌어요. 그러고 나서 시집을 보니 표지가 까마네요.

A. 철저하게 계획된 겁니다. (웃음) (Q. 표지에 제목의 금박도 계획을 하신 거예요?) 좀 유치하게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인류에 대한 정보를 담은 ‘골든 레코드’ 있잖아요? 그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태양전지가 설치돼있고 여러 가지 소재들을 사용해서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데 인공위성을 보면 금박이 씌워져 있잖아요. 밤하늘을 보면 인공위성이 가끔 보일 때가 있는데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죠. 그게 우리의 빛나는 고독이랄까, 그런 느낌을 극대화 시키는 느낌이 있어서 제목을 금박으로 해달라고 제가 우겼습니다.

 

Q. 시집 제목이기도 한 「보이저 1호에게」라는 시가 이 시집에 담겨 있어요. 조대한 평론가님의 시집 해설이 이렇게 시작합니다. “보이저 1호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모든 인공물 중에서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다.” 이 시집의 제목을 “보이저 1호에게” 라고 삼게 되신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요?

A. 처음부터 이 제목을 밀 생각이 있었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에요. 사실 시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시가 50편 이상 쌓이다 보면 시집을 기획하게 되잖아요? 그때 천문이미지가 들어가는 쪽으로 구축된 시들이 꽤 있었어요. 옛날에 제가 등단 준비하면서 시 창작 스터디 하던 시절에 선배 시인 중 한 분이 “너는 나중에 첫 시집 내면 천문학과 관련된 이미지로 시집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고 조언을 해주신 적이 있었어요. 책을 낼 때가 되니까 그게 생각이 나서 그런 이미지로 제목을 구축해보자고 하다가 그 제목을 뽑게 됐어요. (Q. 예전부터 우주와 천문에 관심이 많으셨던 거죠?) 네, 칼 세이건 교수의 『코스모스』에 워낙 좋은 구절이 많이 나오지만 제가 지금 생각나는 게 사람이 천문학을 배우게 되면 겸손해진다는 얘기가 나오죠. 우리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그것이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페시미즘 적인 입장을 가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존재를 더 명확하게 자각하는 데서 모든 겸손과 세상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고독함이나 아픔이나 어떤 근원적인 외로움에 대해서 아마 우주 이미지의 관점을 가지고 이걸 해석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나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어요.

 


 


 


2부 <문소 음감회>/ 허희 평론가, 시인의 정원


 

 

    허희 평론가는 2012년 민음사 계간지 《세계의 문학》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내신 평론집으로 『시차의 영도』가 있습니다. 문화와 문학 평론가로서 현재 티브이,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Q. DJ 최진영 : 허희 평론가님은 문소 음감회의 세 번째 사연 제보자로 참여하게 되셨습니다. 방수진 시인님이 속해 있는 ‘시인의 정원’에 사연을 주고 곡을 요청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허희 평론가 : 사연을 제가 의뢰한 까닭은 사실 제가 문인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되는데, 그때의 감정들을 나름대로 글로 정리도 해보지만 이런 에세이들을 어디에 발표하진 않잖아요? 이런 에세이와 관련된 문제들을 노래로 해결해준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신선하게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음감회에 신청을 하게 됐고 또 세 분의 시인 중에서 방수진 시인을 택한 이유가 실은 매우 개인적입니다. 저희가 동갑내기 친구예요. 2012년에 밴드를 결성하셨다고 했는데 저와 방수진 시인이 처음 만났던 해가 2012년입니다. 저희도 8년 지기 친구인데 그때 만나게 된 계기가 모 작가의 북 콘서트였어요. 그때 방수진 시인이 초대가수였어요. 제가 진행자였고요. 처음 보는 시인이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분 되게 독특한 캐릭터다, 라고 해서 그때부터 언젠가는 저의 사연을 가지고 방수진 시인이 노래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마침 기회가 됐습니다.

 

Q. 시인의 정원의 노래를 듣기 전에 허희 평론가님이 제보하신 사연을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허희 평론가님의 육성으로 사연 신청서를 들어보겠습니다.

A. 허희 : 안녕하세요? 저는 문학 평론 쓰고 있는 허희라고 합니다. 제 사연으로 곡을 만들어주신다니요. 이런 뜻밖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음감회의 음유시인님께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전합니다. 제가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은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왕이면 그냥 어른이 아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는데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사실 제가 겪었던 지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헤어진 이후에 저는 언제부턴가 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좋은 어른이었던 지난 연인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여러 노력을 해보고 있지만, 아직도 좋은 어른이 어떻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문소 음감회에 음유시인분들께서는 어떠신가요? 좋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신가요? 아니면 저처럼 좋은 어른이 될 준비를 하고 숱한 방황의 길을 걸어가고 계신가요? 혹시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음유시인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여, 문소 음감회의 문을 두드려 봅니다. 평소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문학적으로 잘 녹여내는 밴드 시인의 정원이 이 작업을 맡아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 그 노래는 제게 큰 위로와 힘을 주지 않을까요?

 

Q. 시인의 정원이 만들어주신 노래의 1절을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신곡 작업을 하시면서 곡과 보컬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셨을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A. 잔잔 : 먼저 방수진 시인이 준 가사에 맞춰서 쓰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가사를 보면 끝에 의문문으로 자기 생각이 나와서 이걸 대체 어떻게 풀어볼까 생각하다가 너무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조금 밝지만 너무 가볍게는 않게, 그렇게 해서 저희가 좋아하는 재즈풍으로 이번에 곡을 작업하게 됐어요.

 

Q. 앞부분에 남녀 혼성으로 노래하시다가 중간에 잔잔님이 솔로로 노래하셨어요. 이런 곡의 구성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A. 방수진 : 저희가 곡을 만들 때 곡을 쓰고 녹음하는 과정도 많지만 편곡을 정말 오래 해요. 편곡을 되게 좋아해요. 편곡을 하면서 그때 곡이 많이 바뀌는 걸 보면서 편곡이 되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리고 저희가 오래갈 수 있었던 것은 편곡하는 그 느낌의 지점이 되게 비슷해요. 그래서 누구 한 명이 편곡 의견을 냈을 때 “이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그거 좋은 거 같은데?” 하고 바로 시도해요. 이번에도 다 하고 난 다음에 한 번 엎었어요. 엎어서 앞에 혼성 부분이 들어간 거죠.

 

Q. 허희 평론가님은 이 곡을 들어보니 어떠신가요?

A. 사실은 8년 전에 방수진 시인의 노래를 들었기 때문에 반신반의했는데 이제 100퍼센트 믿음으로 바뀌었어요. 정말 좋은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싱글로 발매가 된다면, 제가 한 100곡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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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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