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52회 : 1부 안태운 시인 / 2부 배수연 시인

문장의 소리 제652회 : 1부 안태운 시인 / 2부 배수연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류시화, 「패랭이꽃」1)중에서


 


 


 


로고송(강아솔 작사/작곡/노래)


 


 


 


1부 〈지금 만나요〉 / 안태운 시인


 

 

    안태운 시인은 201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셨고 제35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펴내신 작품집으로는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이 있고, 최근 신작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를 출간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산책하는 사람에게』 라고 시집 제목을 짓게 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안태운 시인 :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가 어떤 시를 표지 제목으로 삼을까? 고민하다가 시들이 누군가에게 말하는 듯한 수신인이 있을 법한 시들이 많아서『산책하는 사람에게』가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렇다면 혹시 산책을 좋아하시나요?

A. 네 좋아하죠. 걸어 다니는 것도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제가 사는 동네 주변을 자주 돌아다니고 모르는 골목골목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요. 날씨가 안 추울 때는 집에서 직장까지 걸어서 가는 경우가 많아요. 한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걷다 보면 기분도 좋아져요.

 

Q. 시인의 말 함께 읽어볼게요. 괜찮으시다면 직접 읽어주실 수 있나요?

A. “시작”하면 다들 흩어질 것이다
그래 흩어져서 각자 시를 써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무슨 일이었을까
그건 어떤 일이었는지
문득 의아해지고
그러니까 어떤 마음이 흘러가고 있었을까
어떤 풍경이 거기서 다시 시작해보려고.

 

Q. 풍경과 마음이라는 말이 이 시집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 두 풍경과 마음을 염두에 두고 시를 쓰셨다던 가, 그것을 위주로 시를 엮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A. ‘시인의 말’을 제일 마지막에 쓰고는 하잖아요. 풍경과 마음은 제가 계속 가지고 있던 키워드랄까. 이 ‘시인의 말’은 다짐하는 차원에서 쓴 글이기도 해요. 처음에 시를 쓰는 것이 너무 좋았던 마음, 그 마음 거기서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 라는 저 자신에 대한 다짐?

 

Q. 다짐이라는 말이 이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서는 그 어떤 것에도 메이지 않는 자유로운 화자의 목소리가 돋보입니다. 서평에 보면 ‘무엇도 아니기에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주체’라는 말이 적혀있던데 이번 시집의 작품들을 독자들이 어떻게 읽기를 바라세요?

A. 각자 끌리는 대로 읽었으면 좋겠어요. 각자의 독법으로 읽으면 각자의 시가 탄생하니깐요.

 

Q. 시집에 수록된 「영상 밖에서」, 「나는 어떻게 되었지」라는 작품에서 보면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연쇄적으로 등장하고 호흡이 길면서도 리듬감을 잃지 않는 안태운식 시적 서사가 눈에 띕니다. 산문시인데 문장이 물 흐르듯이 진행되는 리듬감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A. 시를 쓸 때 여러 번 쓰거든요. 다시 쓰고, 다시 쓰고…. 다시 쓰면서 다른 이미지들을 첨가하거나 빼거나 하면서 리듬을 계속 상기하고는 해요. 시를 하루에 조금 쓰고, 며칠 있다가 다시 한 번 써보고 이런 과정을 해요. 몇 시간을 투자해 한 작품을 완성한다는 느낌보다는 앉아서 훅 쓰고 내버려 두었다가 다시 와서 또 쓰고 이렇게요.

 

Q. 시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A. 처음 쓸 때, 어떤 이미지로 진행될 그것 같고 어떻게 끝날 것 같다. 라는 어느 정도의 형태는 가지고 쓰는 것 같아요.

 

Q. 「계절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시집 맨 마지막에 수록된 시에 관해서 이야기를 꼭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이 시는 연작시인가요?

A. 저는 산문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시집을 엮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마지막에 어떤 글이 붙으면 좋겠다는 것을 고민했었고. 시집에 들어갈 시들을 다 마련해놓고, 덧붙일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쓰게 된 글이에요.

 

Q. 시집 시 전체적인 인상도 그렇지만 어떤 실체가 없는 것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보는 풍경들 그것을 보며 하는 생각들이 시집에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사람의 산책일 수도 있지만, 정신과 영혼의 산책이라는 느낌. 그것들이 「계절 풍경」에서 많이 느껴졌어요.

A. 다들 「계절 풍경」을 시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산문으로 쓴 것인데…. 줄글로 이어진 시와 줄글로 만들어진 산문은 다르거든요. 리듬이 앞의 시들은 밀도가 더 있고, 이 글 같은 경우에는 더 느슨하고 편하게 산문처럼 쓰고자 했어요.

 

Q. 혹시 마지막으로 이 시집에서 시집을 대표하는 작품 골라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저는 「계절 풍경」이 가장 최근에 쓴 글이기도 정성을 많이 쏟기도 해서 이 글을 꼭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배수연 시인



 

    배수연 시인님은 2013년 《시인 수첩》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하셨고, 첫 시집 『조이와의 키스』와 청소년 시집인 『가장 나다운 거짓말』이 있습니다. 현재 중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 중이십니다.

Q. DJ 최진영 : 배수연 시인님의 새 작품이 5월에 나온다고 합니다. 배수연 시인님과 이야기 나눌 취미는 그림인데요, 취미라기보다는 직업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림은 무슨 의미인가요?

A. 배수연 시인 : 의미를 넓혀 시간예술이라고 한다면 아주 어린 시절의 낙서부터 시작해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는 활동인 것 같아요.

 

Q. 시는 어떤 계기로 쓰게 되셨나요?

A. 시는 그림을 못 그리는 시기에 시작했어요. 그때는 미술 임용고시 준비를 한다고 제가 삼수를 했는데 공부만 하다 보니 표현을 할 기회가 없어서 연습장에 신세 한탄을 썼는데 그게 시 같아 보이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던 거 같아요.

 

Q. 요즘은 본캐와 부캐라는 말을 쓰는데, ‘그림 그리는 나’와 ‘시를 쓰는 나’ 중 본캐와 가까운 것은?

A. 창작자로서는 시에서 승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미술은 교사로서 미술 활동을 많은 사람과 즐기고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미술관에 갈 때마다 찾아보는 그림이나 작품이 있으신가요?

A. 저는 대부분 기획 전시를 많이 보고, 상설전을 반복해서 찾지는 않아요. 미술관이라는 장소를 좋아하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을 학교에서 매년 가요. 이촌역 근처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 건물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 올림포스 신전이 있다면 이런 곳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마음이 환해지고 벅찬 기분이 들어요. 오히려 그림을 보기 위해 찾는 것은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의 그림을 볼 때보다 더 강렬한 감동을 많이 받아요. 특히 회화적인 그림책을 추천하자면 에쿠니 가오리2)와 아라이 료지3)가 엮은 『몬티로서의 분홍 벽』(2017)이라는 그림책이 있는데 이 책은 생명회화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어요. 또 미로코 마치코4)의 『짐승의 냄새가 난다』(2019)도 정말 추천합니다.

 

Q. 혹시 서울 외에 다른 지역의 미술관도 추천하실 곳이 있나요?

A. 지난주에 ‘장욱진’이라는 한국 근현대 화가의 전시5)를 삼청동 현대화랑에서 봤어요. 그분의 미술관6)이 경기도 양주에 있더라고요. 건물도 매우 아름답고 〈김수근 건축상〉을 받았더라고요. 소장 작품이나 전시 작품도 생애 별로 고루 소장하고 있다고 해서 나들이 겸 가 볼만 한 곳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Q. 드로잉 기초 수업을 하셨어요. 초보자에게 그림을 그리는 팁을 짧게 주신다면?

A.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마음을 먹으면 3가지를 고민하게 돼요. 그려야 할 대상, 어떤 재료로 그릴 것인가, 어떤 기법으로 그릴 것인가 인데,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 중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부분만 골라서 모작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를 발견할 수 있어요.

 

Q. 취미생활에 관련된 문학 작품 이야기를 해볼게요. 시로 표현할 수 있는 것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세요.

A. 좋은 시는 시 자체로 충분하고 좋은 그림도 그림 자체로 충분할 것 같아요. 저한테 있어서는 세계를 인식할 때 가장 잘 사용하는 감각이 시각이고 반응하는 것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특별히 더 반응하는 것 같아요. 생각할 때도 영상적인 이미지로 사고를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시를 쓸 때도 개념적인 진행을 하기 보다는 머릿속에 뮤직비디오 같은 것이 흘러가고 그걸 묘사하듯이 시를 쓰는 방식이에요.

 

Q. 뭔가 그 둘의 중간 지점인 것 같기도 해요. 정말 뭔가 콕 집어 말할 수 없지만 둘을 나누는 지점을 나누는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첫 시집 『조이와의 키스』에 수록된 시 「유나의 맛」이라는 시를 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윤아는 매일 그림을 그리던 손으로 저녁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작업실 의자에 오래된 합판을 얹어 밥을 차려 먹었다.” 이 구절에는 그림을 그리는 시인의 모습도 담겨있고 창작자로서의 생활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데요, 시를 쓸 때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그림이나 시나 공통점은 몰입하려고 굉장히 노력해요. 몰입해야지 작품이 잘 나오더라고요. 몰입을 하려면 이 순간을 좋아해야 하고 쓰고 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좋아하려고 몰입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Q. 시 한 편을 완성하는 것과 그림 한 편을 완성하는 것 중에 물리적 시간은 언제 더 소요되나요?

A. 저한테는 그림인데, 드로잉 같은 거면 시보다는 훨씬 금방 할 수 있죠. 밀도가 있는 그림을 그린다 했을 때는 시간이 제법 걸리고요.

 

Q. 2018년에 첫 번째 시집을 내시고 다음에 청소년 시집을 내셨어요. 시인님은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니까 좀 더 청소년들의 마음을 일반 사람들보다 잘 아실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A. 사실 이번에 냈던 시집은 저의 청소년기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어요. 다음 시집을 낸다면 좀 내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가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그러면 제자들에게 선생님의 어떤 그런 결과물을 보여주시기도 하나요?

A. 제가 담임을 한 반의 아이들에게는 졸업식 때 선물로 한 권씩 주곤 했어요. 얼마 전에 찾아온 제자가 편지를 주고 갔는데 자기가 악몽을 꾸고 식은땀이 흐른 채로 깼을 때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제 시집을 읽었대요. 그러곤 악몽을 꾸지 않고 잘 잤다고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그 아이를 조금이나마 알고 어떤 상황일지 그려지니까 그 편지가 고맙고 그런 소감도 잊을 수 없더라고요.

 

Q.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또, 시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A.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어요. 조금씩 배우고 준비도 하고 있어요.

 

Q. 그림책 작가로서의 백수연 시인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그림은 나에게 ○○이다” 해주실 수 있나요?

A. 그림이란 저한테 양생술이다. 내 몸을 잘 쓰고 세계와 잘 관계 맺기 위한 기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01)  류시화, 『패랭이꽃』, 2015. 열림원
   02)  일본 소설가, 동화작가, 수필가, 시인. 『냉정과 열정사이』등이 있음
   03)  일본 그림책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문학상〉등 수상
   04)  일본 화가, 그림책 작가. 〈일본그림책〉대상,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안날레〉황금패 등 수상
   05)  현대화랑,〈장욱진 30주기 기념전: 집, 가족, 자연 그리고 장욱진〉 2021.1.13.-2.28
   06)  장욱진 미술관, 2014년 제22회 김수근 건축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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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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