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62회 : 1부 김미령 시인 / 2부 송지현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62회 : 1부 김미령 시인 / 2부 송지현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안도현, 「연탄 한 장」1)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미령 시인


 

 

    김미령 시인은 ​2005 《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파도의 새로운 양상』이 있고, 최근 두 번째 시집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을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시집 내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새로운 시는 쓰셨나요?

A. 김미령 시인 : 시집 내면 바빠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조용히 지내고 있어요. 아는 작가들과 축하 자리 한번 가졌고 그 외에는 평소랑 같은 거 같아요. 제 루틴을 지키려고 하는데 요즘 시가 잘 안 써져서 되는대로 편하게 마음먹으려고 해요.

 

Q. 우선 제목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책 제목인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 은 시집 수록작 「계단이 많은 실내」에 들어있는 시구이기도 한데 이것을 제목으로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A. 편집자님이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이 전반적인 내용과 연관이 된다고 말씀하셨고 듣기에도 좋다고 해주셨어요. 첫 시집 제목을 지었을 때 편집자님이 딱 눈에 띄는 제목이 시간이 지나면 손이 안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편안한 제목으로 짓게 됐어요.

 

Q. 맞아요. 제목이 참 좋은 거 같아요. 『파도의 새로운 양상』이라는 제목도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는 특히 시인님의 ‘바라봄의 태도’가 눈에 띄었어요. 이번 시집에서 작가님이 바라보는 자세가 드러났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어떤 대상을 가까이 관찰하고 세밀하게 쓰기보다는 관조하는 자세로 쓴 시들이 많아요. 특히 해변이 나오는 시들이 그래요. 모래에서 바다 속을 바라본다든지, 물에서 해변을 바라본다든지……. 해변이 나오는 시가 전체 시중 1/3이 되는데 읽으시는 분들이 이 시들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더라고요. 화자의 시선이 느껴지는 시들이에요.

 

Q. 방금 말씀드린 시 「자세」에서도 ‘누구의 중심도 아닌 모든 방향에서 바라보던 한사람’이라는 시구도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시인님을 떠올리게 됐어요. 관찰자? 무심히 지나가는 바라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느낌이요. 그리고 시인님의 시중에 「계단이 많은 실내」를 읽고는 우리가 잘 바라보지 못하는 삶의 뒤편을 시인님이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평소에 어떤 순간에 시를 쓰세요?

A. 어떤 순간이 바로 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대부분 어떤 경험을 하고 메모해놓고 한참 뒤에 시가 돼요. 특히 장소, 공간에 대해 느낌이 남으면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다시 떠올리고 그 당시의 감정을 다시 불러오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움직임 등을 떠올리면서 시를 쓰는 것 같아요.

 

Q. 저도 시를 읽으면서 그 공간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시에 대해 시인이 설명한다는 것이 너무 어렵고 그래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계단이 많은 실내」에 대해서 궁금해요.

A. 그 시도 공간에 관해 썼는데 어떤 건축물 사진을 봤던 것 같아요. 실내의 계단들이 되게 인상적이었고 그 장면에서 조금 발전시켜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바꾸는 것. 계단의 반대로 내려오는 삶을 만난다든지 이런 것을 상상하며 썼던 것 같아요.

 

Q. 「구부정하고 초조한 빛」이라는 시에서 ‘겨우 일어나보면 따로 떨어져 있어 깜짝 놀라겠지. 그러면 다시 얼른 부둥켜안자. 이 자세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자. 흔들다 지치면 햇빛 아래에 쉬다가 어딘가 공처럼 굴러가도 좋다.’를 보면 어떤 두 존재가 서로를 끌어안고 떨어지지 못하는 장면이 상상이 되는데 어떻게 쓰시게 됐나요?

A. 어떤 무형 퍼포먼스를 많이 봤었는데 두 사람이 엉겨있는 모습…. 그 장면에 상상을 더해서 썼었는데요. 그 시기에 퍼포먼스를 연상할 수 있는 시들을 많이 썼어요. 시집을 보다 보면 중간 중간에 퍼포먼스를 연상할 수 있으실 거예요. 상당히 이번 시집의 특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들어가면 독자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시집이 될 수 있고 그래서 조금 조절해서 넣었어요.

 

Q. ‘파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시집에 전반적으로 많이 나오기도 하고 시인님의 첫 시집의 제목에도 들어가고 해요. 파도가 어떤 의미인가요?

A. 사실 바다가 제게 늘 마주하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바다가 시에 들어가는 게 매우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바다를 생각하면 형이상학적일 수도 있는데 저는 움직임을 떠올리며 파도가 연상돼요. 이번 시집에서 사람들의 움직임, 지나가는 것들의 움직임 등 전체적으로 움직임을 쓴 시들이 많은데 그래서 바다도 움직이는 바다, 즉 파도를 쓰게 된 것 같아요.

 

Q. 저는 시집을 읽으며 ‘파도’가 일종의 ‘마주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래와 바다의 마주치는 장소이기도 하고 미세한 변화가 있는 반복이 시집에서 중요한 키워드인데 그것이 파도라는 생각을 했어요.

A. 한 권을 다 읽어야지 저의 일관된 세계관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일관된 이야기를 하려는 측면이 조금 있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분들은 첫 시집에서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시가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제 의도였어요. 한 시집에서 인상을 크게 주는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여운이 남을 수 있기를 의도했어요.

 

Q. 작품해설을 써주신 전영규 평론가께서도 시집의 제목을 ‘밤에 해변에서 함께’라고 지어주셨어요. 파도의 반복이 해설에도 나오는데‘시인이 감지해낸 이곳의 기미란 무언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낯선 것들이 탄생한다.’라고 하셨어요.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아까도 말씀드린 반복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시인님에게 반복이란 무엇인가요?

A. 산도 파도도 일상도 마찬가지지만 반복이 많지만 다 다르잖아요. 첫 번째 시집에서는 그런 것에 대해 몸부림치고 벗어나려고 했지만, 두 번째 시집은 담담하게 바라보려고 했어요. 그게 시집을 쓰는 제 자세 같아요.

 

Q. 시인의 말에 ‘스쳐 간 나를 잠시 불러 세웠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 시인의 말을 쓰실 때는 어떤 느낌이셨어요?

A. 지나가는 것, 움직이는 것들을 관찰하다 보니까 특히 혼잡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막 지나가고 어떤 한 사람이 나인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거든요. 그 사람이 현재의 나 같기도, 과거나 미래의 나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타인이더라도 그 사람이 잠시 스치는 순간이지만 연민이 들 때가 있어요. 그때 순간의 기분을 쓴 것 같아요. 나를 불러 세웠지만 무슨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영화의 장면처럼……. 그렇게 썼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중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도 할 생각이고 새로운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고 싶다는 의욕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송지현 소설가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펑크록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에세이집 『동해 생활』이 있습니다.

Q. DJ 최진영 : 지난해까지는 동해에 계셨다고 들었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송지현 소설가 : 지지난해까지 동해에 있었고, 작년부터 경기도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올해 일자리를 구해서 숨통이 트인 상태입니다.

 

Q. 수필집 『동해 생활』에 보면, 「취미의 왕 1」, 「취미의 왕 2」 챕터가 있어요. 그래서 기타연주, 재즈 피아노, 자개, 색연필 인물화 등 수많은 취미를 시작하셨다가 그만둔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어떤 시기가 오면 취미생활에 몰두하신다거나 하는 게 있으신가요?

A. 일단은 계절적으로는 따듯해지면 겨우내 움츠러들어 있다가, 봄이 되면 살랑살랑 뭐가 하고 싶더라고요. 봄 즈음에 할부로 긁으면서 취미생활을 시작하고 겨울에는 갚아나가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그 다양한 취미활동을 시작했다가 그만둔 이유도 다양할 텐데 몇 가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매번 칭찬을 받아서 너무 부끄러워서 못 듣겠더라고요. 그래서 관두었던 기억이 있고. 또 한 번은 동해에서 기타를 배우려고 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다리가 부러지셔서 수업이 폐강되어서 관둔 예도 있었고요.

 

 

Q. 그렇게 많은 취미생활 중에 오늘 소개해 주실 취미생활은 코바늘입니다. 오래되어서 고르신 건가요?

A. 저의 취미는 오래되지 않고요. 아침에 눈 뜨면 코바늘을 잡고 자기 전에도 코바늘을 하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야지’하는 생각으로 잠들 정도였어요.

 

Q. 그러면 코바늘을 처음 배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유랄 게 없고요. 그냥 지나가다가 어떤 빈티지 가게에 형형색색의 담요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걸 보고 ‘저걸 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찾아보고, 구매하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취미는 우선 장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코바늘은 어떤 장비들이 필요한가요?

A. 바늘과 실, 손만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쉽게 입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여러 가지 색색의 실을 구매할 때 소설을 구상할 때처럼 설레고 그러신가요?

A. 코바늘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실을 살 때거든요. ‘이걸로 뭘 떠볼까?’, ‘세상에 이런 다양한 실이 있구나’ 생각하거든요. 소설을 구상할 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쇼핑의 재미이기 때문에.

 

Q. 혹시 좋아하는 색감이 있으세요?

A. 연보라색의 스웨터를 떠보려고 열 달러 정도 사놨는데,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Q. 작가님은 손재주가 좋고 금방금방 뜨시는 편이신가요?

A. 저는 초반에 빨리 쉽게 해내다가 뒤로 가다가 지구력과 끈기가 부족한 편이에요.

 

Q. 등단 후에 ‘나의 로망 중 하나는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친구가 많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실제로 문장의 소리 출연하신 분 중에 송지현 소설가님과 친하다고 말씀하시는 작가님들이 많았는데, 친구들에게도 코바늘 작품을 선물하셨는데 싫어하셨다고?

A.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다들 컵 받침 같은 경우에도 ‘얼룩이 생기면 닦으면 되지 그걸 왜 써?’ 하더라고요.

 

Q. 코바늘뜨기의 매력이란 건 뭐가 있을까요?

A. 사람이 명상하는 것처럼 무념무상의 상태로 바로 다음 코까지만 생각하게 되고요. 틀리면 풀어서 다시 하면 되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 그때 제가 머리가 좀 복잡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걸 잊기 위해서 매달렸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요즘은 그럼 뭘 좋아하세요?

A. 저의 취미 루틴이 포기했던 것을 다시 해보는 것인데, 포기했던 피아노 치기를 다시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Q. 현대문학상 수상 후보작이기도 했던 단편소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이라는 소설에 보면 고시원에서 살다가 이모의 뜨개방을 봐주기 위해서 고향으로 내려온 미주가 주인공인데요. 거기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뜨개질은 다 돼. 풀면 다시 만들 수 있어.”, “그러게 뭐 하러 만들까? 모든 게 팔려고 만들어지는데 안 팔리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이런 대사들이 나오는데 이 작품도 혹시 코바늘을 하시면서 구상하신 작품이신지?

A. 코바늘을 하면서 구상했다기보다는 코바늘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들어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모에 설정이 뜨개방이지 않았거든요. 시장에서 이모가 어떤 가게를 했으면 좋겠다 정도였는데 시장을 왔다 갔다. 걸어도 보고 집에 와서 뜨개질도 해보고 하다 보니까 뜨개방으로 하면 되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Q. 취미생활이 많으셨잖아요. 그럼 코바늘 외에도 작품에 영향을 준 또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A. 대부분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라는 단편소설이 있어요. 거기서 음악 동호회 친구들이 모여서 이것저것 하다가 실패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음악 동호회 활동을 오래 했었고 거기서 사귄 친구들도 많고 해서 그 부분도 제 인생이 많이 들어가 있고 ‘펑크록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에서도 음악 동호회 친구들이 나오고 있고. 그 취미가 아마 제 인생 전반에 흐르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이제 두 번째 소설집을 준비하고 계실 텐데, 첫 번째 소설집과는 이런 점에서 다른 것 같다고 하는 것이 있나요?

A. 이번에 쓴 걸 읽어보니까 제가 첫 소설을 쓸 때는 어리기도 해서인지 호흡이 그때 비해서 느려진 것 같더라고요. 나쁜 의미는 아니고, 진중하게 호흡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좀 발랄함은 덜해진 것 같아요.

 

Q. 혹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취미생활 있으세요?

A. 일단은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싶고, 지금 실이 너무 많이 남아서 연보라색 실로 가디건을 꼭 한번 뜨고 싶습니다.

 

Q. 코바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꿈과 더불어 작가로서, 소설가로서의 꿈이 있으시다면?

A. 예전에 많이 말씀드렸던 것은 ‘알라딘에 신간 알림 설정되는 작가’, 이것이 소설가로서의 꿈이었거든요. 그게 첫 책 내고 나서였는데, 그게 되게 저에게 와 닿아 있는 꿈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는 꿈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코바늘 몰두할 때처럼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그런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청취자분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A. 취미를 꼭 가지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01)  안도현, 『외롭고 높고 쓸쓸한』, 2004,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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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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