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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70회 : 1부 서윤후 시인 / 2부 정지향 소설가

  • 작성일 2021-07-14
  • 조회수 919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
  • 초대작가1부 서윤후 시인 / 2부 정지향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70회 : 1부 서윤후 시인 / 2부 정지향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허연, 「칠월」1),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서윤후 시인





2009년 《현대시》 신인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펴낸 시집으로는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 산문집 『방과후 지구』, 『햇빛세입자』 등이 있습니다. 제19회 <박인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Q. DJ 최진영 : 최근에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을 내셨어요. 시집과 에세이를 비슷한 시기에 내셨는데 아주 바쁘시겠어요.

A. 서윤후 시인 :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출간 일정이 겹치게 되었고요. 모든 일에 두 배의 기쁨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Q. 오늘은 이 두 가지 작품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시집 제목이 독특해요. 시집 속에 있는 동명의 시가 있죠. 이 시집 제목을 정하신 계기가 있다면요?

A. 편집부에서 추천을 해주셔서 고른 제목이었고요. 저의 형상이 있는 모습 같아서 이 제목을 내밀었고 선택되었어요. 표지 색도 제가 뽑아서 드렸고요.


Q. 표지의 색과 제목이 너무 잘 어울려요. 시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신다면?

A. 원래 이 시의 제목은 「리메이크」라는 시였어요. 시집을 수정하며 제목이 바뀐 케이슨데 제가 김완선 씨를 보며 썼던 시거든요. 직업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그리고 그것을 이어가려는 마음과 어떤 장인정신 같은 것들. 이것을 모티브로 썼던 거고요. 시를 쓰다 보니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종종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 이미지를 가져와서 썼어요.


Q. 젊은 시인님에서 그것을 상상하면서 쓰니까 새로운 감각의 시가 나온 것 같아요. 시인님의 시 「발광고지(發狂高地)」의 일부를 읽어볼게요. ‘또, 또 아름답기 위해 사라지는 것들’ 「누가 되는 슬픔」의 일부를 읽어볼게요. ‘슬픔에게서 재주가 늘어나는 것 같다.’ 「모모제인(某某諸人)」의 시에서는 ‘그렇게 우리는 다른 얼굴로 만나서 같은 표정으로 사라지는 사이가 된다.’
조금씩만 읽어드렸는데 첫 시집은 상처의 기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상실과 슬픔을 적은 그것 같았어요. 시집을 엮으며 특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A. 내가 이런 시를 썼었구나! 느낀 게 많았고 편집자 선생님이 보도자료를 쓰시잖아요. 그것을 보았을 때 슬픔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많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슬픔을 많이 적었나 생각을 해봤을 때 이 시집이 슬픔 뒤에 찾아오는 어떤 희망이나 회복의 시간을 말하는 시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정의를 내린 것 같아요. 그런 맥락으로 읽혔으면 하고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Q. 이번 시집에서는 겨울을 느끼게 해주는 시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여름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시를 쓰실 때 계절감을 많이 쓰시는 편인가요?

A. 계절감을 많이 담는 것 같아요. 시를 쓸 때만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 자체가 계절에서 삶을 느끼고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사람 같아요.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잖아요. 여름은 해가 길고 겨울은 짧죠. 제가 마주하는 삶은 오후 여섯 시부터 퇴근하고 자유를 얻잖아요. 단순히 여섯 시 이후로 제시간이 길고 활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여름을 더 좋아해요.


Q. 이번 시집 속에서는 시인님만의 감정선이 드러난 매력적인 시구를 자주 찾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오늘 저녁이 어느 시대인지 모르고」라는 시의 일부를 읽어볼게요. ‘잠깐만 자는 잠이라도 좋으니 장난감 기차는 멀리 흘러가거라. 풀벌레 실컷 우는 저녁으로 들어가 사당은 계속 뒤섞일 테니. 가장 아름다운 범벅이 될 테니.’ 그리고 「공범」이라는 시집 일부를 읽어볼게요. ‘우리는 과녁 앞에 쏟아진 화살이 되어 부러지더라도 희미해지지 말자는 약속을 해요.’ 두 시구에서 드러난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는데요. 이런 문장은 어떻게 탄성 하게 되었나요?

A. 아시겠지만 무언가를 의도하고 썼다기보다 쓰다 보니 이렇게 쓰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어떤 연인이나 이런 것보다도 관계라는 범위 안에서 사랑을 정의하는 것 같아요. 방금 쓴 문장도 친구나 연인 등 여러 관계를 헤집다가 보니까 감정선이 예민해지고 예리해지는 것 같습니다.


Q. 저는 「공범」이라는 시도되게 인상 깊게 봤는데요. 이시는 어떻게 쓰시게 된 건가요?

A. 그때 당시에 첫 시집이 나오고 혼란의 상태였어요. 다음 책에 대한 고민도 하고 바쁜 일상을 탐독하기도 하고…. 뭔가 관계성에서 거리감을 가질 때가 좋을 때가 있다. 어떻게 멋있게 헤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쓰게 됐는데 그게 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더라고요. 뭔가 관계에서 뜸해지자는 것이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뭔가를 얻게 되니까요.


Q. 다이어리를 기록하듯 일상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계세요. 언제부터 어떤 연유로 블로그소통을 하고 계시나요?

A. 블로그는 등단하고부터 계속 해왔으니 11년 정도 한 것 같은데요. 블로그는 적당히 나만의 공간도 필요하지만, 적당히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지점이 가장 인상적인 이유고요. 어렸을 때도 숙제로 가족신문을 만들라고 하면 최대한 화려하게 누군가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내용은 별거 없지만,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과 숨기고 싶은 마음이 충돌할 때 선택한 플랫폼이 블로그였던 것 같아요.


Q. 최근에 고양이 분양을 받으셨다면서요.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

A. 희동이예요. 제 이름이 현동인데 고양이 분양해주신 분이 지어주셨어요. 제가 이사를 하며 키울 여건이 되어서 입양했습니다.


Q. 시인이시지만 여행시집, 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쓰고 계세요. 어떠세요. 여러 가지를 쓰실 때 각각의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A. 사실 장르를 쓸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지 생각해봤는데요. 결국, 종착점은 시더라고요. 시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산문에서 하는 것이고 또 산문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시에서 하는 것이고요. 이런 굴레인 것 같고 다른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시와 산문 모두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다른 대상으로 구현하게 되는…. 다음 터널을 여는 느낌이었어요.


Q. 에세이이야기도 해볼게요.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은 어느새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고백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문장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전에 냈던 산문집에서도 제가 이 작품을 쓰고 있다고 적었었어요. 그 이유는 저도 모르겠어요. 스스로에 대한 선언 같은 거였어요. 어느 날 친구가 저한테 노트를 하나 선물해 주었는데 재활용된 종이로 만들어진 낡은 노트였는데요. 친구가 제게 그 선물을 주면서 “너라면 이 노트를 기쁘게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는데요. 뭘 적을까 생각하다가 우리는 항상 노트에 TO DO LIST 같은 것들을 적으니까 이 노트는 그만두었던 그것들을 써볼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 쓰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다 제가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목록이더라고요. 그런 교차점이 생기면서 책이 된 거예요.


Q. 시도 솔직한 장르지만 에세이는 더욱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게 도잖아요. 이번 책 엮으시면서 독자에게 드러내기 힘들었던 목록이 있으셨어요?

A. 없었어요. 저는 또 에세이가 꼭 솔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요. 이번에 수록된 산문집에서도 심리상담을 받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도 제가 조금 각색을 했어요. 겪었던 이야기를 글로 읽으면서 자기 검열도 하고 실제로만 기반하고 있고 전달할 때는 조금 달라도 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던 것 같아요.


Q.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솔직함이 조금 가공이 되는 것이 에세이인 것 같아요. 가장 행복했던 목록은 무엇인가요?

A. 일기 쓰기의 부끄러움이 두 번째 꼭지로 나오는데요. 블로그를 한다는 말이 조금 욕처럼 들리는데요. 뭔가 취향이 남다를 것 같다는 관념에서 나오는 질문이라서요. 32살의 남자가 일기를 쓴다는 게 조금 스스로 징그럽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일기로 된 문학이나 일기를 쓰는 것도 좋아해서 나는 사실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고백처럼 쓴 글인 것 같아요.


Q. 각 목차를 보면 시인 서윤호가 아니라 인간 서윤호를 본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지금 어떠세요. 그만두기를 후회한 것이 있으세요?

A. 침실을 노페이퍼 존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최근 책을 침실에 또 가져와서 읽어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결심을 한 것을 후회하고는 했어요. 목록을 완벽히 지킬 수는 없지만, 그 목록들이 저를 완전히 붙잡아두기보다 다른 세상을 위한 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Q. 시인님의 시집 이야기로 넘어와서 「내가 되지 않는 것들」이라는 시가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이 시를 쓸 때는 굉장히 솔직한 마음으로 썼어요. 난데 내가 아니고 내가 될 수도 없지만 그런데 나인 어떤 개념에 휩싸이면서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랑 마주치고 혼자가 남게 되는 것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쓰게 된 시 같습니다.


Q. 저는 시를 읽으면서 따뜻한 자유로 음을 느꼈어요. 「초절기교(超絶技巧)」라는 시도요. ‘이제 시시하게 소멸해가는 것을 보라. 그것이 이 악물고 어떻게 커지는 지보라.’라는 부분에 대해 시인님의 설명을 듣고 싶었어요.

A. 저는 문학이 선언이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채널로서의 선언이죠. 그래서 이 시에서 어떤 것을 지시하면서 저 자신의 삶도 돌아보면서 그동안 안간힘을 쓰고 쥐는 것에 급급했던 삶이었다면 내가 이것을 어떻게 길러내는지 보라는 선언이었어요.


Q. 시인님의 가장 좋아하는 시를 읽어주실 시간이에요. 어떤 시를 읽어주시겠어요?

A. 「누가 되는 슬픔」을 읽어보겠습니다.


(낭독)


Q. 이 시를 골라주신 이유는요?

A. 이 시가 시집의 가장 주된 정서라는 생각을 했어요. 들으시고 이 시집이 궁금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Q. 요즘 가장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요?

A. 시집을 내고 나서 이사도 하고 고양이도 키우게 되고 환경이 되게 많이 바뀌었어요. 요즘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 퇴근 후의 일상이에요. 까딱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자거든요. 그것들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본어 공부나 책도 읽고 하고 있어요. 그러려면 체력과 끈기와 의지가 중요하고요. 시간에 대해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Q. 많은 그것을 그만둔 지금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목록 1번이 무엇인가요?

A. 저를 조금 놓아주고 싶어요. 저 스스로 저를 너무 쥐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느긋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올곧고 단정한 사람으로 사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그게 지겨워져서 품이 조금 넓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정지향 소설가




2010년 《시인 세계》 시 부문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을 통해 문학평론가로도 등단. 펴내신 시집으로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와 『소피아 로렌의 시간』이 있고 김수영 문학상을 받으셨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A. 책이 작년 가을에 나왔는데 가끔 행사들이 있어 지인들을 만나고 있고요. 새로운 단편소설도 준비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문장의 소리〉 구성작가로 지내셨다면서요?

A. 조언해 드릴 말씀은 없고 2년간 구성작가로 일했었는데 매번 작가님들을 만나다 보니 힘들고 지루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작가를 만날 기회가 없는데 그 순간순간을 소중히 할 걸 하고 아쉬워하고 있어요.


Q. “나는 이제 겨우 다른 사람의 표정을 제 것인 양 흉내 내지 않을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소설 속 작가의 말에 적어주셨는데요. 소설뿐만 아니라 삶에서 느끼신 생각 같아요.

A. 제가 2014년에 작품활동을 비교적 2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시작했어요. 책이 나오는 대도 기간이 조금 있었어요. 그간 썼던 소설을 골라내고 엮으면서 보다 보니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단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제 겨우 난 이 정도는 된 게 아니라고 깨달은 것 같아요.


Q. 오늘 정지향 작가님과 이야기할 취미는 요가예요. 언제부터 요가를 하셨나요?

A. 사실 요가를 정말 내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해오지는 못했어요. 관련해서 소설을 쓰기도 했고 같이 요가를 하는 작가님들과 앤솔로지를 내기로 해서 이렇게 관련해서 초대해주신 것 같아요. 저는 20살 때 처음 요가를 했고요. 그때 혼자서 인도로 첫 배낭여행을 떠났었는데요.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책도 읽고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요가의 발원지이자 비틀스 멤버들이 수련을 했던 인도 북부의 작은 마을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육류가 공급되지 않는 채식 마을이고 여행지도 아닌 요가를 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에요. 그곳에 맑은 갠지스강이 흐르는 도시에 보름 정도 머무르며 하루 두 번 요가도 하고 전통 마사지 수업도 듣고 명상도 하고 시간을 보냈거든요. 제가 요가를 꾸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발원지에서 전통으로 배웠습니다.


Q. 최근에는 TV에도 요가를 하는 분들이 많이 나오고 출연해주셨던 작가님도 요가를 많이 하셔서 친숙한 운동이긴 한데 제가 잘 몰라요. 요가의 종류가 다양한가요?

A. 헬스클럽에서 알려주는 ‘직소’(Jigsaw)라는 요가는 한 장르가 아니라 현대인에게 필요한 여러 동장을 섞어서 가르쳐주시는 경우가 많고요. 전문적인 거는 요가의 창시자, 계파를 따서 이름 지어진 다양한 요가가 있다고 합니다.


Q. 운동이기보다 수련의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A. 아무래도 호흡과 몸의 반응을 살피는 운동이다 보니까. 내 몸에 평소에 집중할 시간이 많이 없잖아요.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 동안 하치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고요. 요가 관련 에세이를 많이 읽어봤는데 요가를 하시다가 눈물을 터트린 경우가 되게 많더라고요. 그런 측면을 보면 매우 정신적인 수련 같습니다.


Q. 어려운 자세들이 되게 많죠?

A. 어떤 선생님들도 제게 물구나무서기를 하자고 말해주신 적이 없는데요. 아무래도 위험하고 어려운 동작이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나무 자세라고 하는 한발을 들어 올려 정렬하는 자세를 못 했어요. 선생님들께서 한 점을 바라보고 가만히 서보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맘처럼 안됐었는데 매일매일 요가원에 가서 하다가 1분 정도 굉장히 오래 유지를 했는데 그때 되게 뿌듯했습니다.


Q. 아직 하지 못했지만 도전하고 싶은 자세는요?

A. 꼭 물구나무서기를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주변에 요가 하시는 분들이 여행을 갈 때 요가복과 매트를 꼭 챙기시는데요. 다른 나라나 실외요가는 실내와는 아주 다르죠?

A. 저는 외투와 매트는 꼭 챙기는 편은 아니에요. 태국에 갔을 때도 하루짜리 강좌를 갔었는데요. 여행 중 몸이 찌뿌둥하면 다녀오기도 하고요. 영어가 안 그래도 어려운데 해외에서는 힌디어가 섞인 영어를 언급할 때에 집중이 안 되고 다른 동작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Q. 언제 요가를 하세요?

A. 저는 주 3회 요가클래스를 다니는데 자주 빼먹어요. 그런데 확실히 요가를 하기 전에는 제 몸이 딱히 뭉쳤다는 생각이 덜 드는데요. 시작하고 나니 몸이 굳는 느낌이 명확하게 느껴지기에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Q. 작가님 책 이야기 좀 해볼게요. 『토요일의 특별활동』이라는 소설에는 나와 정민이 등장해요. 독서토론부 수학연구부 등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적성 연구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작가님은 혹시 학창시절 부서 활동을 하셨나요?

A. 저도 이런 부서였던 것 같아요. ‘적성 연구부’라는 명칭은 아니었지만, 항상 어떤 사람인가를 테스트하고 요즘 유행하는 MBTI 같은 인성검사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도 저 역시 저 자신을 알고 싶어 하던 청소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작가님의 소설집에는 10, 20대 여성들의 고민이 많이 담겨있는데요. 낭만으로 포장된 여성착취의 이야기들도 있어요. 관심 가지는 주제인가요?

A. 20대 여성분들이 다 그렇겠지만 지난 몇 년간 관심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는 주제인 것 같아요. 바로 옆의 일들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것들이라 서요.


Q. 「한나」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이 문예창작학과 창작 수업에서 과거 문학회 회원으로 함께했던 한나를 다시 만나는 이야긴데요. 문학을 함께하며 느끼는 묘한 감정도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문장의 소리의 청취자 여러분도 글을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해주실 말씀이 있는가요?

A. 좋아하는 작가님들 나올 때마다 청취자 여러분이 많이 듣고 계시는 것 같아요. 우리 같이 열심히 써보자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Q. 현재 쓰고 계시는 이야기가 있나요?

A. 사별, 죽음에 관한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고…. 소설도 계속해서 많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01) 허연, 『불온한 검은 피』, 민음사, 2014(초판 1995).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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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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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손유미 시인은 2014년 《창비》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최근 첫 시집 『탕의 영혼들』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황유원 시인의 시집 『하얀 사슴 연못』에 수록된 시 「백지상태」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손유미 시인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탕의 영혼들』은 손유미 시인님의 첫 시집입니다. 출간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손유미 시인 : 제가 시집이 나온 지 8개월 정도 되었어요. 연초에 시집을 묶고 있었기에 연말인 지금 이 질문을 받으며 연초를 다시 떠올려보니 되게 옛날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 궁금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교정지가 거듭 올 때마다 신기하다는 마음에서 &lsquo;이게 맞나?&rsquo; 하는, 의문의 마음으로 변해갔고요. 책을 받아 보니 막상 기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Q. 손유미 시인님께서 직접 시집 『탕의 영혼들』을 소개해주신다면? A. 시집 『탕의 영혼들』은 시로 통과하는 세신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시집입니다. &lsquo;세신 과정&rsquo;이라 함은 제가 시 중에도 적은 대목인데, &lsquo;피로와 권태, 관절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rsquo;을 포함해 어떤 시간이나 언어로 닦아내기, 상처와 조우하거나 지나치는 과정을 담은 시집이기를 바랍니다. Q. 「탕의 영혼들」이 표제작이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시집을 내는 모든 과정에서 제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목을 정하기도 어려웠어요. 무슨 제목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제목들도 문장형의 연약하거나 아련한 제목이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오랜 시간 걸려 나온 첫 책인데 제목까지 연약하면 제가 연약한 사람처럼 비춰질 것 같아 싫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추천사를 맡아주신 안태운 시인님께서 두루 살펴보신 뒤 &lsquo;탕의 영혼들&rsquo;이 알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듣고 보니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그린 영혼을 아우를 수도 있고, 언어로 하는 세신 과정으로 시집 한 권을 통과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탕의 영혼들』의 표지를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표지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제목을 정하는 것도, 나중에 알았는데 시인들은 시집에 대한 인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가 온탕 같은 표지를 받아보게 됐어요. 마지막에 편집부에서 &lsquo;표지에 들어갈 오리 몇 마리 하시겠느냐&rsquo;고 질문해 주셨는데, 편집자님께서는 0마리거나 한 마리 정도를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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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3분 책방광고 : 전국 방방곡곡 특별한 책방을 홍보합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화 시인은 202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3분 책방광고 : 제주도 한림읍 금능에 위치한 서점 &lsquo;아베끄&rsquo;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이정화 시인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이정화 시인 : 최근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홀가분한 상태이고요. 자주 헬스장에 나가 몸을 챙기고, 쉼을 즐기고 있어요.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A. 회사에서 퇴근하는 버스였고요. 버스 불이 다 꺼졌길래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예요. 개인 번호로 오길래 뭔가 당선 전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조용히 전화를 받았는데, 이전부터 상상하기로는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엄청나게 신나고 소리를 지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퇴근 버스 안이다 보니 조용히 창밖을 보면서 넘어갔습니다.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동기들에게 가장 먼저 말했는데요. 제가 전부터 등단했다는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처음엔 다들 안 믿더라고요. 우는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더니 친구들이 저희 동네에 왔고, 그날 술을 많이 마셨어요. 부모님 주무시고 계실 때 막 깨워서 등단했다고 말했고, 환호하다가 기분 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Q.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원래 작가라는 걸 꿈으로 생각하게 된 건 초등학교 때부터였어요. 그냥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혼자 작사도 해보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써보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 글을 배우다 보니 선생님께서 시를 써보길 권유해 주시더라고요.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때 선생님께서 좋은 시를 많이 보여주셔서 다른 것보다 시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8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애플 팟캐스트 접속하기

  •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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