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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71회 – 첫 책 특집(7) : 서장원, 최유안 소설가

  • 작성일 2021-07-21
  • 조회수 1,322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8분
  • 초대작가서장원, 최유안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71회 – 첫 책 특집(7) : 서장원, 최유안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몬티 슐츠, 바나비 콘라드,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로고송








〈지금 만나요〉 / 서장원, 최유안 소설가





최유안 소설가님은 2008년 동아일보 신축문예에 중편소설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가 당선되며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최근에 첫 소설집 『보통 맛』을 냈습니다. 서장원 소설가님은 2020년 동아일보 신축문예에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첫 소설집을 내신 최유안, 서장원 소설가님 모셨습니다. 두 분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시나요?

A. 최유안 소설가 : 저는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아무거나 도전하는 것은 싫어하는 최유안입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로맨스 영화를 싫어하는 서장훈입니다.


Q. 공포 영화 하나 추천해 주신다면?

A. 서정원 소설가 : 〈미드소마〉(2019)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Q. 최유안 소설가님은 아무거나 도전했던 거 뭐 있으세요?

A. 최유안 소설가 : 거의 없는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이게 도전을 할 수 있는 거리인가 아닌가 고민해보고 합니다.


Q. 최유안 소설가님의 『보통 맛』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퇴사하셨다고요? 직장생활은 어떠셨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설을 쓴다는 건 어떤가요?

A. 최유안 소설가 : 직장생활을 10년 동안 하면서 비슷한 패턴의 생활을 했었어요.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 두 시간 세 시간, 주말에는 글을 쓰고. 그래서 첫 책이 나온 이후에도 똑같이 일상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잘 안 돼요. 주변에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고요. 책을 낸 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면서 일단 중심만 잃지 말고 가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서장원 소설가님의 첫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오늘 이야기를 나눌 건데, 2020년에 데뷔를 하셨잖아요. 그리고 올해 첫 책이 나오신 거잖아요. 정말 빠르게 첫 책을 내셨어요. 첫 책을 내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A. 서정원 소설가 : 뭐든지 한 단계씩 진행이 돼서 그런지, 저는 굉장히 기쁜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기쁘지는 않았어요. 등단 전에는 ‘등단을 한 날짜를 타투를 하자’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등단 이후에 ‘독자들에게 잊히면 어떡하지? 그러면 타투를 보면서 얼마나 슬플까?’ 생각이 들어서 안 했고요. 첫 책을 낼 때가 되면 ISBN이 들어오잖아요. 그러면 그 ‘ISBN으로 하자’라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책이 나오니까 이 책이 주목을 못 받거나 혹평을 받으면 그 타투를 보면 슬플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안 했습니다.


Q. 최유안 소설가님은 첫 책을 내신 후에 어떠셨어요?

A. 최유안 소설가 : 일단은 좋았고요. 저는 사실 ‘첫’이라는 단어에 크게 중심을 잡지 말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첫 책이 나와도 그냥 일상을 유지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첫’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자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두 분의 첫 책 표지를 살펴보면요, 최유안 소설가님의 『보통 맛』의 뒤표지를 보면 ‘사람은 모두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봐요’라는 소설 속의 문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데뷔작인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에서 등장인물인 아술이 한 말이죠. 그리고 서장원 소설가님의 첫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에 뒤표지에 보면 ‘사실은 여자친구가 죽었어. 그 사람 이야기를 소설로 간직하고 싶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 역시 표제작인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민주가 한 말인데요.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이 표지를 보았을 때 어떠셨는지 그런 감상들을 이야기 해주신다면요?

A. 최유안 소설가 : 표지가 나왔을 때 그 표지가 너무 예뻐서 심장이 뛰었어요. 그때 제가 직장에 있었는데 그 표지를 받고 나서 이게 정말 실제로 나온다고 생각을 하니까 심장이 뛰더라고요. 인물들 위에 머문 분홍빛이 어쩐지 그 사람들 각각의 마음 같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뒤표지에 있는 문장 ‘사람은 모두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봐요’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정말 잘 고르셨다.’ 싶었던 게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다른 소설에서도 견주되는 면이 있는 문장이어서, 소설집 전체를 아우르기에 정말 좋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집부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도 좀 비슷한데요. 우선 디자인이나 표지에 들어갈 문구, 그림 등은 모두 편집부에서 골라 주셨고, 맘에 든다고만 했는데,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표지 시안을 받고 나서 너무 설레더라고요. 저는 들어가는 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추천을 드렸었는데 시안을 보니까 ‘이거였구나!’ 싶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Q. 표제작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최유안 소설가님의 『보통 맛』 내용을 살짝 말씀드리자면 컨설팅 회사 직원인 나는 같은 팀 후배를 못마땅해 합니다. 바쁜 금요일 아침, 예능 영상을 보고 근무 태만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인물인데, 나는 후배에게 속 좁은 선배가 되기 싫어서 잔소리를 별로 안 해요. 새 팀장이 오니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전개가 너무 흥미로웠어요. 또 서장원 소설가님의 작품인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민주가 소설가가 된 나에게 자신의 애인인 장원이 죽었는데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하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하는 작품인데, 이 전개도 저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가서 표제작으로 설정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

A. 최유안 소설가 : 제가 이 이야기를 꼭 어디선가는 하고 싶었는데, 「보통 맛」이 표제작이 되기까지 숨겨진 스토리가 있었어요. 「보통 맛」은 책에 실려 있는 8편 중에 유일하게 미발표작이에요. 제가 아끼는 원고였고, 이게 어딘가에 잘 되어서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품고 있었는데, 마침 편집부에 원고를 보낼 시기가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편집부에 지금까지 발표했던 9편과 함께 「보통 맛」을 끼워서 드렸는데요, 편집부에서 원고 두 개를 빼고 오히려 「보통 맛」을 넣어서 8편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 제안을 주신 거예요. 그때까지는 그래도 「보통 맛」이 표제작이 될 줄은 모르고 있었어요. 근데 8개의 원고를 놓고 표제작을 고르는데 이 「보통 맛」이 다른 원고들을 다 아우르는 요소가 있었고, 이걸 표제작으로 하자 논의가 된 거죠. 그때 정말 엄청난 마음의 갈등이 있었는데 결국 「보통 맛」이 할 일이 이것이었구나. 첫 책의 표제작이 될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표제작은 제가 골랐다기보다는 편집부에서 추천을 해 주셨어요. 이 작품집을 대표할 만하고, 독자들이 서점에서 봤을 때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제목이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같다고 말씀을 해 주셔서 고르게 되었어요.


Q. 데뷔작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유안 소설가님의 「내가 만든 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자면 난민에 대한 국제 공조를 주제로 논문을 준비 중인 주인공과 시리아 난민 남매, ‘아술’과 ‘라일라’와의 만남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중편이죠. 내용이 꽤 길어요. 서장원 소설가님의 「해가 지기 전에」는 기선이 남편과 함께 정신병원에 입원한 정신과 의사인 아들 영환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데뷔작을 완성하는 과정을 들어보고 싶어요.

A. 최유안 소설가 : 직업적으로 저는 국제 사회 이슈에 대하여 논문을 쓰는 연구원입니다. 공식적인 퇴직 일자가 다음 달이니까 아직은 현재형인 것으로 하자면, 그쪽에서의 저의 전공은 독일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이슈를 다루는 독일 지역학인데요. 소설을 쓰던 때가 제가 박사 논문을 쓰던 시기였어요. 그때 하루에 수만 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넘어왔거든요. 학회 발표를 독일에서 하고 거기 머무르면서 한쪽에서는 난민 반대 시위를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난민 환영식을 하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장면들을 목격했어요.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 신문 기사 속에 있는 사진을 발견했는데요.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떠 있는 고무보트 사진이었는데, 반쯤 가라앉은 상태로 또 있었어요. 그게 정원이 9명인데, 30명이 탔다던가 그랬었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 그 고무보트에 오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사람들이 앉아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시체가 되어서 떠나가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가라앉아 있을 지중해가 정말 엄청 까맣게 보이더라고요. 사진을 보면서 ‘이 장면을 어떻게 알려야 될까’하는 생각을 했었고. 그걸 연구를 할 수도 있었고 소설로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사람들의 마음은 소설로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진을 보는 제 감정을 소설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비행기에서 한 열 시간 반 정도 플롯을 구상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그때 친구가 ‘이 다큐멘터리를 너도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하면서 유튜브에서 어떤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줬는데요. KBS에서 만든 〈세상 끝의 집2, 마음의 언덕〉(2015)이라는 다큐멘터리였어요. 국립공주병원에서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였는데, 저는 그 정도 규모의 정신병원이 있고 또 그것을 국가가 운영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던 거예요. ‘저 공간을 자기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결국에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부모에 관해서 쓰게 됐어요.


Q.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부모에 대해 쓰게 된 과정이 무엇인가요?

A. 서정원 소설가 : 제가 소설을 쓰는 한 방식 같은데, 저는 보통 어떤 인물에서 출발해서 쓰거나 구상을 하거나 하다가 결국에는 그 사람 곁에 있는 친구나 가족, 지인으로 입장이 바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수록작이 그렇게 쓰였던 것 같습니다.


Q. 소설집에 실린 다른 소설들도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 최유안 소설가님은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의 화자처럼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지만, 현실에 치여서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하는 인물들이 많고, 특히 여성들 간의 연대를 시도하는 모습도 보여주는 소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서장원 소설가님의 소설을 보면 「해가 지기 전」의 기선처럼 예전에 저질렀던 잘못이나 과거와 마주하는 인물들이 많고 특히 나이 든 화자들이 등장하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같은 인물이나 관계에 관심을 끌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A. 최유안 소설가 : 사람들이 ‘혼자 있음’이라는 자유를 느끼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함께하고 싶어 하는 공동체적 욕구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우리에게 이루어진 과제이고요. 공동체의 색깔은 개개인의 색깔이 합해져서 생기는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서 제가 저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 정말로 그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 될 때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피해가 될 때도 있거든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토대로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을 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서로 간에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고 조심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또 고민도 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면 자기의 삶을 만회하고 자신이 젊었을 때 했던 일을 다시 한 번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적어지잖아요. 어떻게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서 자신이 과거에 저지를 과오를 마주하는 인물들이 어떤 감정일까?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기선이나 경목처럼 자신이 젊었을 때 자식이나 제자에 대해서 ‘내가 잘못했구나’하고 느꼈지만,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없는 인물들이 어떤 감정으로 행동을 할까 이런 궁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최유안 소설가님의 소설 「본게마인샤프트」에 나오는 기숙사,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 에 나오는 난민캠프, 그리고 해변에 갇힌 트레일러처럼 주거 공간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집 짓는 사람」에는 이런 문장이 실려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사는 집을 완성해 가며 비로소 스스로가 누구인지 깨닫는다.’ 이게 하이데거의 말인가요? 이 문장이 아마도 다른 작품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은데,

A. 최유안 소설가 : ‘사람이 머무는 곳은 그 사람의 성향을 잘 나타낸다’ 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분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관심사라든지 그 사람의 생각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처럼요. 제가 유목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 반대급부로 주거 공간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못하니까 소설 속에서 푸는 거예요. 집을 짓는 것은 ‘어디에 정착을 하고 싶다’ 라는 욕구일 것이고 ‘집을 지어가며 자신을 깨달아간다’라는 하이데거의 말은 ‘자신이 뿌리를 내릴 곳을 알아가고 싶다’라는 욕망일 텐데요, 다시 생각해보면 이 말은 곧 ‘자신을 알아가고 싶다’는 말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제 소설의 곳곳에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아마 이런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서장원 소설가님의 작품에서는 개가 자주 나옵니다. 「해변의 밤」에서는 아들이 죽기 전에 데려왔던 강아지의 이름이 유명한 축구선수의 이름인 ‘지단’이고, 「태풍을 기다리는 저녁」에서는 펜션에 남겨진 개가 나오고요. ‘망원’이라는 작품에서는 전 남자친구 이석과 함께 키우던 반려견 망고가 등장합니다. 「이 인용 게임」이라는 작품에서도 호주 유학 당시에 하숙집 주인인 줄리아가 키우는 개가 나오는데요. 개가 중요한 역할도 되고 사건의 발단이 되기도 하는데요. 어떤가요. 소설가님? 자신의 소설에 이렇게 개가 많이 나오는 걸 알고 계셨나요?

A. 서정원 소설가 : 저도 최유안 소설가님과 비슷한 것 같아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강아지랑 같이 살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저의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소설로 푸는 것 같아요. 강아지와 같이 산적은 없지만, 친구 집에 가서 강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몇 번 있어요. 그래서 느낀 점이 사람과 강아지가 같은 일로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실망하거나 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그것들이 일치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슬퍼할 때 강아지들은 간식을 먹거나 산책을 하러 가거나 하면 뛸 듯이 기뻐하는데요, 그래서 사람이랑 강아지가 주는 이러한 대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고요. 제 소설 중 「이 인용 게임」 같은 경우가 그러한데, 화자가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줄리안은 강아지를 진정시키는 것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넣어봤습니다.


Q. 서장원 소설가님의 「해피투게더」라는 작품을 보면 대학 영화 동아리에서 친해진 나와 해주와 민형이 등장합니다. 나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나는 나 자신과 더욱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주길 바라는 심정을 소설 끝에 고백하죠. 최유원 소설가님의 「거짓말」의 주인공인 나는 자신의 출산을 권하는 이웃집 여자의 육아로 행복하다는 말을 의심합니다. 건강한 생애 주기를 밟아가며 사회가 정해둔 행복의 조건에 순응하길 바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 두 장면 모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결말이었습니다. 이런 결말 쓰실 때 어떻게 쓰셨는지, 고민하셨던 지점을 알고 싶어요.

A. 서정원 소설가 : 사실 이 결말은 제가 원래 예정했던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원래는 제목이 「해피투게더」 가 아니었어요. 해주, 민영, 화자 셋이 모여서 〈해피투게더〉(1998)라는 자신들의 공통된 추억이 된 영화를 다시 보고, 그래도 그럭저럭 잘 해보자 하는 느낌의 이야기를 매듭지으려고 했는데, 뒤로 가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겠구나 이 사람들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해주와 민형이 둘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화자는 둘의 집을 나와서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는 결말이 되었는데, 사실은 이 결말을 쓰면서 많이 미안한 감정이 들었어요. 제가 이 소설집 소설가의 말에도 썼는데 저는 화자들이 너무 힘든 상황이 되면 어쨌든 이 사람들 옆에 친구나 배우자, 연인을 같이 있게 해주자 저만의 원칙이 있었는데 그 원칙을 못 지키고 외롭게 둔 것 같아서 좀 미안했어요.

최유안 소설가 : 「거짓말」의 주인공을 쓸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저는 인간의 행복에는 어떤 제재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 사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고, 둘이 사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고. 가족을 이루거나 이루지 않았거나 결혼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인간은 행복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교육된 행복이죠.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했고, 자기 생각에 책임을 다하면 될 것 같고. 세영도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두 분께서 서로의 작품 중에 인상 깊으셨던 작품을 고르셔서 일부분을 낭독해 주신 후에 상대방에게 궁금하셨던 부분을 물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최유안 소설가님은 서장원 소설가님의 어떤 작품을 골라오셨나요

A. 최유안 소설가 : 「해피투게더」에 나오는 부분을 골랐는데요, 아까 말씀해주신 마지막에 바꾸셨다는 부분이에요. “나는 그저 네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만 대답했다.” 이 부분의 감각이 너무 좋았어요. 해주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 이게 제가 사실 「심포니」에서 그리고 싶었던 복잡한 감정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심포니」에서 스피노자의 말 “인간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연민하며 안심한다.” 이런 말에서 시작이 됐었는데요. 차라리 가장 친한 친구가 조금 더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려서 서로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다시 말하면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서 좋았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어떤 키워드를 메모한 것들이 ‘강아지’, ‘외국’, ‘호주’, ‘프랑스’, ‘중년’인데요. 이런 것들이 의도해서 등장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호주에 특별한 인연이 있으신지 궁금하고, 무엇을 기준으로 외국 배경이 들어가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정원 소설가 : 이 소설책에 등장하는 외국은 거의 다 가려고 했다가 못 갔던 나라가 많아요. 제가 워킹홀리데이를 호주로 가려고 알아봤어요. 호주가 가장 신청 절차가 단순하고 쉽게 되어있더라고요. 그러면 호주가 가장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랑스 영화처럼」에 나오는 프랑스나, 「이 인용 게임」에 중국도 나오는데, 이런 것들은 저도 못 가봤고 인물들도 결국에는 가지 못하고 좌절시키는 그런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유안 소설가 : 저는 가본 곳만 쓰거든요. 정말 재미있네요.


Q. 서장원 소설가님의 낭독을 들어볼 텐데요. 최유안 소설가님의 어떤 작품을 소개해 주실 건가요?

A.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최유안 소설가님의 「영과 일」을 골랐습니다. 저는 「영과 일」이 요즘의 세태를 무서울 정도로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작중 화자가 어떤 정의로운 결단을 내리려고 하다가 망설이는 대목이 인상적이어서 골라봤습니다. 저를 돌아봤을 때 저 역시도 이와 비슷한 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 좀 오바하나?’, ‘내가 뭐라고 이런 이야기를 저 사람에게 해야 하지?’ 같은 사소한 이유로 중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순간이 저에게도 있었던 것 같고. 이런 부분이 화자에게 굉장히 공감이 가서 선정했습니다. 최유안 소설가님의 소설집에는 특히 일부에 속한 작품들에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부조리와 이에 무력해지는 개인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의 결말이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소설 속에서라도 좀 더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결말을 부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럼에도 이런 현실적인 결말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최유안 소설가 : 뭔가 진취적인 결말도 쓰고 싶은데 아직은 제가 현실을 계속 반추하고 다시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하는 과정에서 지금 서로 갈등하고 그것을 해결해 보려고 어떻게든 노력하고 애쓰는 마음도 있고 하지만 그런데도 완벽한 행복이라는 것 자체는 구현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정말 극단적인 리얼리티에 해당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서로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것만은 닮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최유안 소설가 : 저는 서장원 소설가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타인을 향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시는 듯하면서 장면 속에서 소용돌이를 생성해 내는 그 지점들이 인상 깊었어요. 아까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주인공이 있지만, 그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인물로 시작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직접 그 인물 안에 들어가서 그 인물이 겪는 감정의 파고를 탐구하는 스타일로 글을 쓰는데 그랬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최유안 소설가님의 소설책을 보니까 정말 여러 가지 직업군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그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Q. 과거로 한 번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두 분이 쓴 첫 소설도 궁금합니다. 어떤 이야기였는지, 완성했을 당시의 상황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최유안 소설가 : 저는 저희 어머니가 소설책을 정말 많이 읽으셨어요. 그 책을 읽으면서 책을 쓰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래서 새 노트에다가 그런 책을 나도 써봐야겠다 해서 소설을 그 노트에 써서 엄마를 보여드렸던 기억이 나요. 엄마를 보여드렸을 때 심장이 쿵쾅쿵쾅했던 기억이 또렷해서 엄마에게 보여드렸던 것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서정원 소설가 : 저는 비교적 최근인 것 같은데요. 저는 완성된 단편소설을 기준으로 했을 때 23살쯤 완성했던 것 같은데 노년기 여성의 이야기였어요. 노년기 여성이 동생의 집에 전철을 타고 가다가 잘못된 역에 내리는데 어떤 젊은 남자가 ‘엄마 여기서 뭐 하세요?’ 하면서 자기 집에 데려가는 거예요. 그 남자가 이 주인공 여성에게 계속 엄마라고 부르면서 치매를 앓아서 길을 잃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화자는 자신이 이 모르는 여성의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Q. 이번에 첫 책을 꾸리면서 기존의 창작 방식을 변화시켰다든지 데뷔작 이후에 어떤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최유안 소설가 : 저는 「거짓말」 쓸 때부터 달라졌어요. 「거짓말」을 쓸 때부터 인물의 내면 안쪽에 들어가는 방법을 아주 어렴풋이 터득하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되었는데 이것이 이성적인 것이 아닌 감성적이어서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인물이 어떤 문제를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에 중심을 더 뒀다면 이제는 내면으로 들어가는 법을 찾고 있고, 그래서 이 두 개의 영역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제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이 질문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는데 저는 사실 데뷔작 이후로 큰 전환점을 맞거나 창작 방식의 변화를 꾀하거나 이러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앞으로 좀 더 발전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본인의 작품 속 ‘내가 사랑하는 문장’을 소개해주신다면요?

A. 최유안 소설가 : 저는 「보통 맛」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에서 현주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허상에 불과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부분인데요. 우리는 무엇이든 잘해보려고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그저 보통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현주 스스로 깨닫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고냥과 강현무는 서로 이상을 향해서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거든요. 그들도 현주도 이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는 점. 비껴간 마음도 인간이 하는 당연한 방황의 일종이고 그 방황마저 우리가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 작품입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표제작인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소설의 화자는 소설가고 저랑 비슷한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 소설가인데요. 소설가로서 제가 왜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은지 이 대목을 쓰면서 스스로 답을 줬던 것 같아요. 저는 이 소설 속 화자가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소설가로 거듭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이 소설을 쓰면서 좀 더 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선정해 보았습니다.


Q. 두 분이 쓰신 소설가의 말에 보면 서장원 소설가님은 소설을 쓰면서 정해놓은 원칙 두 가지를 밝혀 주셨어요. 누구도 미워하지 말고 정제하지 않는 것. 두 번째, 불행한 상황이 있다면 힘이 될 수 있는 누군가를 곁에 있게 해주자. 그리고 최유안 소설가님은 소설을 쓰지 않으면 후회할 게 틀림없었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두 분 이제 막 첫 책을 내셨으니까, 두 분에게 소설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A. 최유안 소설가 : 박완서 선생님께서 마흔에 등단하셨잖아요. 제가 그래서 본격적으로 습작에 언제 들어가야 할지 고민할 때 마흔 전에만 등단하면 훌륭한 그것이라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어요. 입사 몇 달 차에 동기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누가 물어봤고, 그날 이제는 본격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소설은 생물 같아요. 그때그때, 소설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지고요.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동반자처럼 서로 알아가면서 깊이 이해해주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제가 저를 이해하고 제가 또 타인을 이해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해갔으면 하는 바람이면서 또 제가 소설을 쓰고 또 소설이 저를 쓰는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위에서 말씀해주신 원칙을 저 스스로 세워놓고 지키고 싶은 일이고,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하고 저의 정체성이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결국 세상의 처지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세상에는 소설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요. 어떻게 보면 소설은 어떤 일들을 곱씹고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하는 그런 저만의 한가로운 놀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Q. 소설가님들께서 요즘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최유안 소설가 : 조카요. 오늘 진짜 딱 230일 된 조카가 있는데요. 방긋방긋 웃는 것에 푹 빠져서 살고 있어요. 엊그제 엄마 아빠를 했는데 이모를 못 했어요. 경빈아 이모 한마디 꼭 듣고 싶어!

서정원 소설가 : 저는 사실 요즘 막 빠져있는 것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청소년이 화자인 소설을 쓸 일이 생겨서 그런 책들을 읽고 있어요. 그래서 저의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청소년인 것 같아요.


Q. 두 분 소설가님들의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A. 최유안 소설가 : 계획대로 하면 올해 안에 중장편이 나옵니다. 지금은 초고를 넘긴 상태고요. 그리고 내년 초와 말에 출간하기로 한 앤솔로지가 두 권 정도 계약이 되어있어서 단편 작업을 하면서 또 다른 단편을 구상하고 있고요, 그 후에는 서랍에 넣어두었던 장편 소설 초고를 꺼내서 다시 다듬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 청소년 화자인 소설을 앤솔로지 소설집인데 이것이 내년 초에 출간될 것 같아서 그 단편소설을 써야 하는데 아직 한 글자도 쓰지 못해서요, 그게 고민이고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은 저도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문장의 소리 청취자분들께 인사의 한마디 말씀해주세요.

A. 최유안 소설가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꾸준히 작업할 테니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정원 소설가: 저도 이 어려운 시기를 모두 잘 넘기셨으면 좋겠고, 이렇게 신인 소설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실 정도의 따듯한 분이시다면 앞으로 더 잘 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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