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73회 : 1부 김덕희 소설가 / 2부 서효인 시인

문장의 소리 제673회 : 1부 김덕희 소설가 / 2부 서효인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루리 작가의 동화 『긴긴밤』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덕희 소설가


 

 

    김덕희 소설가는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소설집 『급소』가 있습니다.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최근 두 번째 소설집 『사이드 미러』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출간하신 『사이드 미러』에 담긴 단편 「추」에는 소설가 지망생인 ‘진우’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진우’가 ‘나’의 소설 속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그림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이 소설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A. 김덕희 소설가 : 말씀하신 에셔의 작품을 많이 좋아했고, 뫼비우스의 띠, 우로보로스 같이 순환하는 개념도 좋아합니다. 첫 소설집 발간 당시 순환 구조에 천착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 십여 년 전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2006)을 보고 샘이 나기도 했어요. 그때는 제가 데뷔하기 전인데, 영화를 보고선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는데’라는 욕망을 계속 가지고 있다가 이제야 흉내라도 내본 것 같습니다. 구상을 십 년간 한 건 아니고, 해당 스타일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Q. 「추」에서 ‘새로이 생성된 문장들이 습작품에 적용되는데 대체할 만한 다른 결말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등장하는데, ‘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다른 결말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작가님은 결말을 다시 쓰고 싶은 소설이 있으세요?

A. 저는 결말을 구성해두고 써야 글이 시작되는 편입니다. 대개 제 작품은 ‘그런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거지요. 결말을 다시 쓰고 싶은 경우는 잘 없어요. 다만 이 소설집에 「쇄록(瑣錄)」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작품인지라 ‘그 역사가 다른 결말이었다면 어땠을까’ 같은 간절한 아쉬움을 가지고 마무리를 지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사람들이 판타지를 쓰는 건 아닐까 싶었어요. 제 간절함이나 아쉬움이 더 커진다면, 언제가 될지 몰라도 역사 판타지를 써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Q. 「사이드 미러」, 「눈부신 날」, 「추」, 「식은 볕」. 네 편의 단편에서 글 쓰는 행위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글쓰기와 소설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도 많았는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소설이란 어떤 소설인가요?

A. 제가 「추」에 어렴풋이 그려놓았는데요. ‘아무렇지도 않고 별 것 아닌 것’으로 근원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이고, 그런 이야기를 텍스트로 만들어냈을 때 좋은 소설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게 현학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보다 어려운 일 같아요.

 

Q. 현재 어떤 작품을 쓰고 계시는지도 궁금한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저는 어떤 작품을 쓰고 있고, 구상하고 있는지 말하고 나면 그 말이 저를 옥죄는 것 같아요. 일종의 징크스가 된 느낌이에요. 그 말이 어느 순간부터 부담이 되어서 그때부터는 ‘재미있는 거 쓰고 있습니다’라고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역사 소설을 쓰는 맛도 있어서, 또 쓰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서효인 시인



 

    서효인 시인은 2006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여수』가 있고, 산문집으로는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잘 왔어 우리 딸』, 『아무튼, 인기가요』 등이 있습니다. 김수영문학상, 천상병 시 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더운데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서효인 시인 : 저는 다니던 회사를 삼월에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어요. ‘안온북스’라는 이름으로 8월 말, 9월 초쯤부터 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방송이 나갈 때쯤이면 텀블벅에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인 작가 여덟 명의 소설을 모은 앤솔로지와 시나리오집 등이 준비돼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Q. 서효인 시인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인기가요’인데요. 『아무튼, 인기가요』라는 책도 내셨어요. 인기가요에 빠지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특별히 경위를 찾기는 어렵고, 어릴 때부터 계속 듣고 봐 왔어요. 특히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때는 〈가요톱10〉과 〈여러분의 인기가요〉를 즐겨 봤었죠.

 

Q. 90년대는 마치 르네상스처럼 온갖 장르가 1위 후보로 올라왔던 것 같아요. 김수희 가수와 서태지와 아이들, 태진아 가수, 이선희 가수가 한 대진표에 있었으니까요. 지금으로서는 상상 불가능한 것 같기도 해요.

A. 계절, 가수의 영향으로 유행한 적은 있지만, 하나의 장르가 지배적이지는 않았어요. 발라드와 댄스가 인기는 있었지만, 트로트, R&B, 록발라드, 하드록 등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이기도 했죠.

 

Q. 90년도에 십 대를 보낸 80년대생 서효인 시인에게는 ‘K-POP’과 변별되는 ‘인기가요’만의 의미가 있을까요?

A. 변별점이 있는 단어는 ‘K-POP’ 같아요. ‘인기가요’는 기본인 흰 쌀밥 같은 느낌이고요. K-POP은 연습생 시절부터 기획사의 커리큘럼과 테스트를 통과한 어린 가수 지망생들이 가수가 되어 팀을 이루고 프로덕션이 진행되는 시스템, 화려한 군무,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 국내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로 퍼지는 확장성을 모두 포함하는 것 같아요. 인기가요 매니아로서 저는 K-POP의 매력을 ‘뛰어나다’, ‘훌륭하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다국적 작곡가들이 참여하고, 가사도 집단 창작처럼 이루어지고, 시스템 아래에서 수많은 창작자와 아티스트의 다중 지성에 의한 AI가 만들어진 거죠. 그래서 개성이 없다거나 어렵다는 이야기는 가능할 것도 같지만, 훌륭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불가능할 것 같아요. ‘잘 빠진’, 매력적인 음악이 계속해서 빠져나오는 컨테이너 벨트 같죠. 시스템 안에 들어가면 나태해질 수 없고, 느슨한 천재를 허락하지 않는 세계가 된 것 같아요.

 

Q. 최근 듣는 ‘최애곡’은 무엇인가요?

A. 그룹 ‘온앤오프(ONF)’의 ‘춤춰(Ugly Dance)’라는 노래를 잘 듣고 있어요. 최근 앨범 타이틀 곡이고, ‘온앤오프(ONF)’는 제가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합니다.

 

Q. 에세이집 『아무튼, 인기가요』의 프롤로그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노래는 이렇게 계속해서 변하는데 변함없이 그대로다. 3분의 시계가 시작하는 순간은 늘 처음인 것도 같다. 반복되는 처음이라니, 이거 꽤 근사하잖아?’ 라고. 덧붙일 말씀 있으실까요?

A. 앞서 『아무튼, 인기가요』에 실었던 플레이 리스트보다 새로 나온 노래를 듣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저는 새로 나온 노래를 좋아해요. 예전 노래를 다시 들을 때도 있지만, 이번 주에 나온 노래를 알아가는 게 저에게 행복감을 주기도 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요. 그걸 가장 쉽고 빠르게,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음악, 그중에서도 가요인 것 같아요. 늘 제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친구 같은 느낌입니다.

 

Q. 서효인 시인께서는 편집자로도 활동하신 적이 있으신데요. 나의 시를 쓰는 것과 타인이 쓴 시를 작업하는 건 다른 영역일 것 같아요. 두 일을 함께한다는 건 어떠신가요?

A. 시 편집을 한창 많이 할 때는 제 시를 쓰지 못했어요. 타인의 시를 작업한다는 건 월급을 받고 하는 일이기도 하고, 타인의 책이다 보니 긴장한 채로 작업하기도 하고, 그 시에 집중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 시를 쓰는 것과 타인의 시를 작업하는 걸 동시에 하지 않는 편이고요. 편집은 재미있기도 했고, 좋은 시집 작업도 많이 할 수 있었고,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문장의 소리 673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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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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