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76회 : 1부 김경후 시인 / 2부 안준원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76회 : 1부 김경후 시인 / 2부 안준원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지금 읽어요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메리 올리버, 『휘파람 부는 사람』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경후 시인


 

 

    김경후 시인은 1998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열두 겹의 자정』,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등이 있습니다. 현대문학상, 김현문학패를 수상하였습니다. 최근 시집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시집 제목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는 시집 수록작 중 「저만치 여기 있네」의 시구인데요. 시집 제목을 이렇게 지으신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A. 김경후 시인 : 어떤 것이든 제목이 참 어려운 부분 같아요. 시 안에서 제목으로 쓸 만한 좋은 구절을 찾는데, 이번엔 유독 좋은 구절이 없더라고요. 여러 후보를 정해두었다가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만치 여기 있네」의 시구 일부를 인용했어요. 욺이라는 게 대상과 진심으로 만날 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요. 이 시집이 온전히 저의 시집이 아니고, 저를 떠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대상에 대해 좀 더 신경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욺에 대한 극적인 해석도 가능할 것 같았고, 일어난다는 게 직립의 의미 외에도 사건의 발생, 탄생과 시작을 뜻할 수도 있어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Q.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가 다섯 번째 시집이에요. 이전 시집과 비교했을 때 이번 시집을 묶으면서 느끼신 점, 신경을 쓰신 점이 있으실까요?

A. 항상 첫 시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쓰는 것 같아요. 다시 펜을 들게 되는 힘은 이것이 다르다는 게 아닌, 이것이 처음이라는 데서 오는 것 같거든요. 이번 시집을 묶으면서 몇 년 전부터 계속해왔던 ‘그럴싸하게 시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어갔어요. 어떤 시라는 걸 떠나서 ‘내가 시를 쓰고 있다’는 걸 잊고, 장르와 형식을 떠나 시처럼 보이려는 의식을 떠나, 언어에 긴장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저를 보고 싶었어요. 시처럼 보이는 포즈 같은 것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다수의 작품에서 ‘고독’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어요. 김영임 평론가께서도 시집 뒤의 해설에 ‘시인 김경후는 자신의 고독을 언어로 형상화’한다고 써주셨는데, 시인님에게 고독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고독이 뭔지 잘 몰라서 쓴 것 같아요. 무엇을 고독이라고 하는지 저야말로 독자나 다른 사람들의 결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제 생각에는 집중, 깊이의 시간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시인이 시를 쓰면서 시로부터 외면당하는데, 그러면서도 꾹꾹 눌러 쓰면서 시에 다가가려는 시간. 그런 것이기도 하고, 다른 무엇이 아니어도 되는 순간, 그냥 나 자신 그대로 있어도 되는, 이해하려는 시간. 그런 게 고독의 시간이라면 고독의 시간이고, 고독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네요.

 

Q. 시인님만의 시적 정의라고 할까요. 수록된 시 중 「책 벽」의 ‘바람 부는 곳은 비어 있는 곳’ 같이 새로운 정의가 확 다가오는 구절들이요. 이런 정의들은 어떻게 쓰신 건가요?

A. 다른 것과 만나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 같아요. 글을 쓰는 사람은 지금까지 느끼고 기억했던 것을 풀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만나고, 순간순간을 대상으로서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이 되어가는 만남을 노력해야 하는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1부 제목이 ‘지금 만나요’이듯. 저는 앞으로도 더욱 그러려고 해요.

 

Q. 저는 수록된 시 「곁」이 따뜻하다고 느꼈어요. ‘곁’이라는 시어가 주는 뭉클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거리두기로 인해 ‘곁’에 있으면 안 되는 시기잖아요. 시인님께서 생각하는 이 시대의 ‘곁’이란 어떤 것인가요?

A. ‘공기처럼 네가 소리를 낼 때 나는 늘 곁에 있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관계. 제가 그런 관계로 견디고 있기도 해요.

 


 


 


〈지금 읽어요〉


    김나리 소설가의 짧은 소설 「시는 취미로 쓰는 거지」 광고.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안준원 소설가



 

    안준원 소설가는 2017년 〈모던 타임즈〉를 각색하며 극작가 활동을 시작하였고, 2018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단편소설 「백희」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소설 창작과 극작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뮤지컬 〈광주〉,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집필하였고, 소설집 『곰곰 무슨 곰』, 앤솔로지 소설집 『집 짓는 사람』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안준원 소설가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D.I.Y’입니다. 최근에는 큰 걸 만든다고 하시던데, 어떤 것들을 만드시나요?

A. 안준원 소설가 :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큰 걸 만들게 돼서 최근에는 주차장을 하나 만들었고, 창고를 하나 만들고, 둘 사이에 쉬어가는 느낌으로 간이 대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Q. 직접 만들게 되신 계기가 있으세요?

A. 원래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아내가 임신했을 때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를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키우고 싶다는 말이 나왔죠. 하던 일을 다 그만두고 시골에 집을 구했어요. 사정상 이삿짐이 늦게 들어오고 텅 빈 집에 며칠을 있게 됐습니다. 텅 빈 거실에 있는데, 아내가 한쪽 벽면이 책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하는 거예요. 책 자체가 하나의 인테리어로 보이기도 하면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셋이 함께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로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막상 전면을 채울만한 책장이 없고, 있더라도 굉장히 비싼 데다 저희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만들어 보았어요. 그 책장을 시작으로 집에 살면서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만들다 보니 주차장과 창고까지 온 것 같습니다.

 

 

Q. 한번 제작하시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나요?

A. 실제 제작하는 시간은 길지 않아요. 길어야 2~3일 될까요. 그 전에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낯선 재료로 낯선 일을 하다 보니 리서치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일컫는 업계 전문 용어를 공부하고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요. 일례로 주차장을 각 파이프로 만들었는데, 철강 업체에서 도매하시는 분들께 어떤 자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사이즈인지 정확하게 전달해야 했어요. 많이 알고 사본사람 느낌이 나면 소위 바가지를 덜 쓰게 될 것 같다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있고요. 용어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Q. 기존에 만들어진 것을 구매할 수도 있는데 직접 만드시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정말 필요로 하는 모양과 디자인, 용도에 적합한 것들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저희가 생활하는 공간에 딱 맞는 것을 돈을 아껴가며 만들 수 있기도 하고. 완성하고 나서 성취감도 큽니다.

 

Q. 만들고 실패하신 경험도 있나요?

A. 대개 처음 도전하는 재료와 일이다 보니 자잘한 실패를 하지만, 그때가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서 생각을 합니다. 이걸 어쩌려고……. 그렇게 한 삼십 분을 보고 있다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해서 결국 완성해요. 중간에 자잘한 실패는 있지만, 완성하는 데 있어서 실패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주차장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주차장에 차를 대기 위한 현무암 판석을 깔았는데, 원래 잔디밭이었던 곳이다 보니 돌 모양대로 잔디를 도려낸 위치에 돌을 넣고, 수평을 맞추는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조금의 수평을 안 맞추어서 흔들리고, 티는 안 나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일인 것 같습니다. 아내가 그런 저를 보면서 처음엔 넋이 나간 사람 같았는데, 나중엔 그걸 완성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된 기계처럼 보인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완성은 했는데, 열심히 수평을 맞춰도 밟으면 흔들리는 게 몇 개 있어서 그 정도 실패한 채로 두고 있습니다.

 


 

문장의 소리 67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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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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