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77회 : 1부 최은미 소설가 / 2부 최지인 시인

문장의 소리 제677회 : 1부 최은미 소설가 / 2부 최지인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데버라 리비의 자전적 에세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최은미 소설가


 

 

    최은미 소설가는 2008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중편소설 『어제는 봄』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을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의 표지와 관련해 작가의 말에서 ‘귀한 작품을 표지에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최윤정 작가님’이라는 언급을 해주셨는데요. 표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

A. 최은미 소설가 : 최윤정 작가님은 표지 시안을 받고 나서 알게 되었어요. 시안이 몇 개 있었는데, 이 표지를 보고 다른 설명 없이 마음에 확 끌렸어요. 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고, 책이 나오기 전에 팬이 됐습니다. 최윤정 작가님은 주로 벽면이나 바닥 같은 곳에 비치는 빛이나 그림자를 모티프로 작품 활동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눈으로 만든 사람』 표지 중 콘크리트 벽면에 가득 차 있는 나무 그림자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Q. 첫 순서로 수록된 「보내는 이」와 다음 순서로 수록된 「여기 우리 마주」 모두 딸 아이를 키우는 기혼 여성들이 주인공이에요. 비슷하다는 동질감으로 연대를 이루는 것 같지만, 서로에게조차 고립된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닮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 말씀하신 것처럼 두 작품 다 딸을 키우는 기혼 여성이 등장하는데요. 「보내는 이」가 그 출발점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인물을 그릴 때 백지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든다기보다는, 제 상황을 투영시켜 거기에서부터 인물을 전진시켜 나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기혼 여성으로 살고 있다는 현실 속에서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 전까지 다채로운 감정들과 상황들을 겪는데, 이걸 소설로 쓰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싶었어요. 이들을 서사를 진행해가는 인물로 등장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는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는 상황에 있다, 그런 생각에서 「보내는 이」가 시작했거든요. 두 인물 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팽팽한 심리전을 다루듯 즐겁게 썼던 것 같아요. 「보내는 이」를 끝내고 나서도 둘을 어디에선가 만나게 해주고 싶었고, 보다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고 싶었는데, 쓸 때 당시에는 이렇게 팬데믹이 올 줄 몰랐죠. 사실은 조금 더 다가가게 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여기 우리 마주」에서 고립을 겪도록 그리게 됐던 것 같아요.

 

Q. 「여기 우리 마주」는 우리의 코앞에 있는 팬데믹 현상을 정말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이에요. 읽으면서 작가님의 분노가 느껴지는 지점도 정말 많았는데, 실제로 비슷한 상황들을 많이 겪으신 거겠죠?

A. 「여기 우리 마주」를 쓰면서 소설이 분노라는 감정을 담기에 적절한 장르인가를 고민하면서 회의감이 좀 들었어요. 제가 느끼는 분노가 9라면, 항상 소설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소설을 쓰다 보면 제가 소설의 완결성을 위해 타협한 지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 쓰려고 했을 때 들끓던 감정과 소설에 드러난 감정을 비교하다가 제 글이 가증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분노가 6이나 7인 척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항상 그런 걸 느껴요. 이해나 연민 같은 감정으로 분노가 희석되는 게 싫고, 소설을 오래 쓰면서 이 분노를 희석할 수 있는 통찰 같은 걸 얻게 될까 봐 싫습니다. 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태입니다.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형식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소설이라는 우아한 장르에서 그런 기법과 형식을 모색하기에 현실의 나는 이렇고, 그 충돌에서 오는 혼란이 심했던 것 같아요.

 

Q. 「운내」 같은 작품을 보면 작가님만의 공감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작명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이름을 짓기까지 꽤 오래 걸려요. 그 공간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야지만 정서가 살아나면서 공간이 딱 잡히는데, 지도 같은 걸 보고 여러 말들을 계속 조합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찾아낸 것 같습니다. 지명을 짓고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가와 글을 쓰고서 지명을 짓는가의 경계는 불분명해요. 구상할 때 어렴풋한데 이름을 짓고서 구체적인 공간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운내」의 경우 이름을 정했을 때 반은 썼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Q. 작가의 말에 「눈으로 만든 사람」이라는 소설 제목을 작가님의 아이가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표제작으로 삼게 되신 이유가 있나요?

A. 「눈으로 만든 사람」을 표제작으로 삼는 것에 망설임이 많았어요. 이 책에 담긴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쓴 소설이고, 지금의 저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상태에서 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른 소설을 표제작으로 한다거나, 별개의 제목을 지을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어요. 소설들의 출발점이라는 생각, 「눈으로 만든 사람」에서부터 파생되어온 이야기가 저와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 등으로 표제작이 되었어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최지인 시인



 

    최지인 시인은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최지인 시인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드라이브’입니다. 드라이브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최지인 시인 : 드라이브에 빠졌다기보다는 드라이브를 할 수밖에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고양시에 살고 있는데, 직장은 합정이거든요. 매일 자유로를 타고 출근하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지방에 가거나 할 때 차가 제 발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Q. 차종이나 차의 구조에 따라 드라이브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을까요?

A. 제가 고급 차를 탄다거나, 다양한 차를 탄 경험이 있지는 않아서요.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 설명해주는 클립을 보는 건 좋아해요. 그분들 말씀에 따르면 엔진의 마력이나 브랜드에 따라 주행 질감이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Q. 나의 드림카가 있다면?

A. 포르쉐 사에서 생산하는 911 모델이 드림카입니다. 역사가 깊은 모델이고, 매니아도 많아요. 저는 어떤 물건을 살 때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에 매료되는 스타일인데, 예를 들어 몽블랑 사의 필기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회사의 이야기가 좋아서거든요. 차에 대해 굉장히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포르쉐 사의 이야기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Q. 운전하면서 노래나 라디오를 들으시나요?

A. 거의 항상 노래나 라디오를 듣는 것 같아요. 20대 때 듣던 라디오와 지금 듣는 라디오가 다르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20대 때는 주로 음악 라디오를 들었는데, 지금은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듣는 것 같아요.

 

Q. 드라이브의 장점이라면 탁 트인 시야와 정체감 없이 속 시원하게 달리는 스피드가 아닐까 싶은데요. 시인님만의 드라이브 장소가 있으시다면?

A. 제가 매일 달리고 있는 자유로라는 공간이 좋은 드라이브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자유로라는 이름이 저는 마음에 들고요. 자유로를 끝까지 달리게 되면 임진각 평화공원까지 갈 수 있는데, 아름다운 곳이면서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하니까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공간의 이중성이 우리가 평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기도 하고요. 자유로가 익숙한 만큼, 자유로를 달리는 것도 좋아해요.

 


 

문장의 소리 677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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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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