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78회 : 1부 유계영 시인 / 2부 장은석 평론가

문장의 소리 제678회 : 1부 유계영 시인 / 2부 장은석 평론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지금 읽어요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장석남 시인, 「나의 유산은」1)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유계영 시인


 

 

    유계영 시인은 2010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온갖 것들의 낮』,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공저 시집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등이 있다. 최근 시집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을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출간하신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이 네 번째 시집이에요. 굉장히 부지런히 쓰시는 것 같아요. 이번에 시집을 묶으시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으시다면?

A. 유계영 시인 : 아무래도 그간 냈던 시집들의 시간 간격이 그렇게 벌어져 있지 않다 보니까 이 전작에 대해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비슷한 질감의 시집을 내면 자기 반복 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했어요. 무엇보다 언어 자체를 믿어보려고 하는 믿음을 가졌던 것 같고요. 제가 뭔가를 계획, 기획해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보다, 언어가 가진 본래의 잠재적인 힘 같은 걸 믿고 맡겨보자 하는 무모한 마음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의 시인의 말에 ‘나는 나에게만 나라는 생각으로는 더 이상 잘 되지가 않네’라는 문장이 있어요. 이 문장에 대해 더 해주실 말이 있으시다면?

A.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 저는 개성에 대한 의심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개별적인 것, 나만의 것, 그런 것들이 이제는 저 스스로 궁극적인 지향이 될 수 없어진 것 같아요. 시를 통해서 내가 더욱더 내가 되는 게 아니라, 나와 너의 넘나듦, 뒤섞임 같은 것들이 더 좋게 느껴지고, 더 재미가 있어요. 이전처럼 나는 누구인지, 이 세계의 내가 누구인지 하는 고민으로는 시가 잘 안 써지는 거예요. 나를 흘려보내고 내가 다른 것이 되는 운동성을 딛고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Q. 시집 수록작 중 「버거」라는 시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 「버거」라는 시는 저의 엉뚱한 몽상으로 시작된 시입니다. 집 근처에 원래 있던 학교를 헐고, 부지가 팔려 아파트 단지를 짓는 걸 목격했어요. 빈터였을 때부터 아파트가 올라가는 과정을 봤는데, 때마침 집 근처에 버거킹이 생긴 거예요. 계속해서 특별한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추가하고, 예를 들어 새우만 있던 버거에 소고기를 추가한다던가. 햄버거가 너무 높아지는 거예요. 과연 저것이 입에 들어가기나 한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아파트도 제게는 그런 느낌을 줘요. 안락하고 편안하고 보호받는 느낌보다는 위태롭게 보이고, 저 위에 올라가서 살면 병에 걸릴 것만 같은 느낌을 주고요. 본래를 잃어버린 사물의 속성이 재미있어서 아버지라는 강압적 표상을 내세워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쓰게 된 시입니다.

 

Q. 「에너지」라는 시를 인상적으로 봤어요.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시의 내용과 시를 쓰게 된 동기가 상당히 먼 편이에요. 엉뚱하게 튀어가는 편이어서 이런 계기로 시를 썼다는 게 잘 연결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제가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뭔가 슬펐다고 한없이 쫑알거리고 있었고요. 그런데 친구 특유의 공상하는 표정이 있거든요. 내 이야기를 안 듣고 엉뚱한 곳에 가 있는 것 같은 표정이 있는데, 제가 그 표정 보는 걸 좋아해요. 넋이 어디에 가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하고. 제 이야기를 안 들어서 섭섭하다기보다는 듣고 있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한 번씩 몸도 흔들어보는데요. 그럴 때마다 눈동자가 살짝 위로 들린 것이 보이고, 친구가 잠깐 갔다 올 거기를 제가 한 번 상상해 본 거예요. 이야기 말미에는 제가 이제는 네가 말할 차례라고 바통을 넘기는데, 공상 속에 다녀온 상대방이 그 공간에 대해 말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야기의 에너지가 흘러가는 모습 같은 것을 시각화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죠.

 

Q. 작가 소개에 ‘반려견 호두와 만난 이후로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완전히 뒤집혔다’는 내용이 있기도 하고, 발문에 ‘고양이 민지와 강아지 호두랑 놀면서 산다’는 문장도 있어요. 호두와 민지 소개해 주세요.

A. 호두는 제가 독립하지 않았을 때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결혼하고 독립하면서 데리고 나온 시츄예요. 결혼해서 살면서 저의 반려자가 고양이를 좋아하고, 저는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강아지가 집에 한 식구로 있으니 고양이 자리가 비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때마침 제 시 수업을 듣는 학생 가운데 캣맘 활동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민지를 데리고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같이 살게 된 지 반년이 넘었고, 호두는 칠 년이 되어서 개와 고양이가 아주 균형 잡힌 저의 행복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지금 읽어요〉


    미지 작가가 박성우 시인의 신간 『열두 살 장래희망』 광고.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장은석 평론가



 

    장은석 평론가는 2009년 평론 「포개지는 우주, 그 떨림의 시학」으로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평론가 활동을 시작하였고, 평론집 『리드미카』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장은석 평론가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커피’입니다. 평론가님은 커피를 얼마나 자주 드세요?

A. 장은석 평론가 : 굉장히 자주 마시는 것 같아요. 하루에 네다섯 잔은 마시는 것 같고요. 카페인에 민감하지도 않은 것 같고, 오히려 이제는 카페인이 없으면 어려울 정도가 되는 것 같아요.

 

Q. 평소에는 어떤 식으로 많이 드세요?

A. 보통 패턴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커피머신을 켤 수 있도록 집에 해뒀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명령을 내리고 샤워실에 들어가고요. 샤워실에서 나오면 커피머신이 적당하게 예열이 되어 있어요. 더블샷 정도로 진하게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고요. 오후 정도가 되었을 때는 주로 연한 드립을 마셔요. 저녁때가 되면 아주 풍부한 라떼를 마시고요. 이런 패턴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커피에 빠지게 되셨어요?

A. 굉장히 오래돼서 어땠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시작은 드립 커피였던 것 같아요. 국내에 이렇게 커피에 대한 붐이 불기 전, 당시 칼리타 드리퍼를 구하기 힘들어서 일본에서 구해왔어야 했어요. 그때 아는 분께서 드립에 대해 알려주셨고요. 그 이후로 점점 관심이 생기다가 유튜브로 찾아보게 되고,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알게 되고, 나아가 라떼 아트까지 하게 되는 과정을 십여 년 동안 겪은 것 같습니다.

 

 

Q. 라떼 아트를 그렇게까지 아름답게 완성하는 데 얼마나 연습해야 하나요?

A. 보통 하는 사람들 말로 농담처럼 ‘소 한 마리 분량 우유를 써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수십 통 썼죠.

 

Q. 원두의 향, 산미 등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평론가님은 어떤 커피를 좋아하세요?

A. 원두 같은 경우 많이 비싼 것도 있지만, 와인이 그렇듯 커피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아주 비싼 커피가 안 맞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동네에서 잘 로스팅한 원두가 가슴 속 깊이 숨을 수도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 게 가격이 더 비싸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고, 결국은 자기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을 즐기는 즐거움 같은 것들에 푹 빠지는 게 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01)   장석남, 「나의 유산은」,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2

 


 

문장의 소리 67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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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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