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81회 : 1부 김혜나 소설가 / 2부 정현우, 조창규 시인

문장의 소리 제681회 : 1부 김혜나 소설가 / 2부 정현우, 조창규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문소 음감회 : 시인이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세 분의 시인이 현직 작가로부터 다양한 사연을 제보받아서 매달 한 곡의 신곡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오프닝 :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혜나 소설가


    김혜나 소설가는 2010년 〈오늘의 작가상〉에 장편소설 『제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장편소설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중편소설 『그랑 주떼』, 소설집 『청귤』, 산문집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 앤솔로지 소설집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등이 있다. 수림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을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출간하신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의 표지를 보고 사랑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감했어요. 작가님의 『제리』 같은 소설도 떠올랐는데요. 표지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 김혜나 소설가 : 제가 먼저 연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편집자님께 전달 했었고요. 해당 사진은 디자이너님께서 직접 찾아 예쁘게 만들어주셨어요. 언급해 주신 소설 『제리』 처럼 소설 속에 성애 모사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존재와 합일하는 순간에 영원히 머물고 싶었다는 문장이 소설에 들어있는데, 저로서는 내적인 의미의 포옹을 보여주는 표지이지 않나 싶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Q.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은 소설집 『청귤』에 실려 있던 단편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를 확장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메이’는 요가 지도사로, 요가 수련을 위해 인도 마이소르에 갑니다. 차문디 언덕은 일몰을 보러 가는 장소이고, 실제로 작가님은 요가 지도사로 활동하고 계시기도 한데요. ‘메이’처럼 인도 마이소르에 가게 되었을 때 구상하신 소설이라고 들었어요.

A. 네 맞습니다. 제가 요가를 수련하려고 해마다 방문했던 곳이 인도 마이소르 지역이었는데요. 한 번 갈 때마다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수련을 하면서 생활했어요. 그곳에서 지내면서 마음이 갑갑하거나 힘들 때마다 차문디 언덕을 자주 찾았고요. 거기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제 안에도 저 석양처럼 다채롭고 아름다운 빛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면서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장소였어요.

 

Q. 단편소설을 장편소설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애초에 시작할 때부터 장편으로 기획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요가 강사 일과 창작을 병행해오다 보니 장편을 시작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이야기를 단편으로만 맺어보니 오히려 단편을 쓰고 나서 좀 더 확장해서 쓸 수 있겠다는 의지가 더 생겼어요. 쓰고 싶다는 의지, 쓸 수 있겠다는 의지. 그래서 재작년에 일을 그만두고 헝가리 레지던스에 가서 쓰고 왔습니다. 갔을 때 팬데믹이 심해져 숙소에 있을 시간이 늘어서 오히려 집필에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은 두 가지 이야기로 진행되는데요. 이런 구성을 취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아무래도 소설을 쓸 때는 어떻게 해야 진실에 가장 가까이 가 닿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잖아요. 인간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까지 드러내기 위해서 서간문 형식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너무 사적인 경험이나 사유, 묘사만 흘러나올 것 같더라고요. 원래 개인적으로 3인칭 시점의 소설을 즐겨 쓰지는 않았는데요. 요가를 계속 수련해 오는 동안 저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시선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객관적으로 바라본 저, 혹은 인간의 내면을 표현해보고 싶고, 개인적인 것과 객관적인 시선을 두 가지 구조로 번갈아 진행해 오히려 공감되도록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메이’가 인도에서 만나게 되는 여행작가 ‘케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요. ‘케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면?

A. 저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케이’였어요. ‘케이’는 제가 2~30대 내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던 카프카의 『성』이라는 소설에서 따온 인물이거든요. 그 소설을 읽을 때마다 저는 항상 ‘케이’가 도대체 누구일지,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날지, 어디에서 왔을지, 정확히 뭐 하는 사람일지, 목적은 무엇인지 모르겠고, 되게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었고, 제가 비록 카프카의 『성』과 같은 소설을 쓸 수 없지만, 비슷하게 미스터리한 인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게 된 캐릭터가 ‘케이’였거든요. 제 소설 속 ‘케이’는 상황이나 현실이 어찌 되었건 제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는 사람이고, ‘케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메이’가 계속 소설을 써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자신에게 ‘케이’ 같은 존재가 있다면, 그게 독자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독자분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뭘 하고 살아가는지 모르지만, 그분들이 어디선가 제 소설을 읽어줄 거란 믿음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믿음이 없다면 소설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제게는 ‘케이’의 존재가 소중하게 남은 것 같습니다.

 

Q. 소설 속에는 인도의 상황과 여러 신이 등장하는데요. 인도라는 곳이 작가님께 중요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 다른 나라를 여행하거나 방문할 때는 이국적이고, 새롭고, 기분 좋고, 다양하다는 정도의 경험이나 생각만 할 뿐이었어요. 인도는 모든 면에서 달랐고, 삶과 인간, 계급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고민과 사유에 해답이 없는 거예요. 아무리 인도에 방문하고 고민해도 답이 없다 보니 사유를 항상 멈출 수가 없었고, 저는 답이 없는 것이나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소설로 쓰고 싶어져서, 인도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문학적 화두로 많이 다가온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은 제가 삶이나 인간에 대해 알게 되어서 쓰는 건 아닌 것 같고, 여전히 너무 모르기 때문에 알고 싶어서 소설로 계속 써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것들을 사람들과 고민해보고, 사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소설을 쓰는 것 같아요.

 

 

 

2부 <문소 음감회>/ 정현우 시인, 조창규 시인

    조창규 시인은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최진영 : 〈문소 음감회〉를 운영해 주시는 분들 중 정현우 시인께 사연을 요청하신 이유가 있으시다면?

A. 조창규 시인: 제가 요즘 마음에 여유가 많이 없습니다. 예전에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친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아무래도 가장 친한 사이가 정현우 시인이라서 부탁하기가 가장 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사연 신청서를 시인님의 목소리로 들어볼까 하는데요.

A. 조창규 시인: 안녕하세요. 음감회 음유시인 여러분. 저는 시와 노래를 사랑하는 조창규라고 합니다.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들고,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등 여러 가지 글쓰기 일들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시를 쓰다가 접고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만들다 접고 박사 논문을 쓰고. 매번 다른 분야의 글에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느라 종종 아플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꼭 감기몸살 겪고서야 환절기를 잘 보낼 수 있는 것처럼요. 아직 어느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의 몸과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고 분주해지는 것 같습니다. 때로 쉬는 날인데도 마음껏 쉬지 못하는데, 그건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저를 쉽게 놓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감회가 잠시나마 마음에 여유를 찾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제 시로 노래를 만들어 불러주신다는 것은 대단히 놀랍고도 고마운 일입니다. 그건 누군가에게 귀한 사랑을 받는 감정과도 비슷한 것이니까요. 많이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정현우 시인의 미성과 섬세한 감정, 깊은 표현력으로 재탄생될 저의 이야기가 저뿐만 아니라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매번 다른 분야의 글에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느라 종종 아플 때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럴 때마다 하게 되는 조창규 시인님만의 힐링 방법이 있으시다면?

A. 조창규 시인: 예전에는 제가 해외여행을 많이 갔었거든요. 해외여행을 나가게 되면 그곳의 사람들은 아무도 저의 존재를 모르잖아요. 그러다 보니 해외의 낯선 곳에 가게 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시와 노래, 박사 논문을 잊어버리고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나가게 되어 최근엔 과한 쇼핑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마음에 여유가 채워지지 않더라고요.

 

Q. 조창규 시인님께서 예상하시는 정현우 시인님의 신곡은 어떤 느낌일까요?

A. 조창규 시인: 정현우 시인의 예전 노래들은 굉장히 많이 들어봤는데요. 사실 정현우 시인과 일상적으로 대화하면 목소리가 밝고 쾌활하고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노래를 부르게 되면, 만약 정현우 시인과 일상적으로 대화하지 않은 사람이 듣는다면, 굉장히 슬픈 사람이라고 생각할 만큼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예상하는 정현우 시인의 신곡은 만약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면 눈송이가 휘날리며 배경음악이 깔리고, 지체 높은 양반 도련님이 그 집안과 원수 관계인 집안의 딸을 사랑해서 밤에 몰래 도망치는 그런 느낌이 떠오르네요.

 

Q. 본인의 사연이 노래로 탄생했는데, 어떠셨나요?

A. 조창규 시인: 정현우 시인은 목소리에 신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어떻게 보면 가수에게는 영혼을 훔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것인데요. 귀신이 되게 슬픈 것 같아요. 사랑하다가 죽었는지, 원한에 의해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한이 있는 귀신의 목소리가 굉장히 슬프게 들리는데, 그걸 정현우 시인이 신기 있게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문장의 소리 68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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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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