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84회 : 1부 김언 시인 / 2부 김은지 시인

문장의 소리 제684회 : 1부 김언 시인 / 2부 김은지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박소란(시인)

진행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김언 시인



    김언 시인은 1998년 《시와사상》 신인상 수상과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평론집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미당문학상,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시집 『백지에게』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최근 시집 『백지에게』를 출간하셨는데요. 같은 제목의 시가 수록되어 있기도 한데, 『백지에게』를 제목으로 택한 이유가 있으시다면?

A. 김언 시인 : 백지에서 출발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백지에게’라는 동명의 시가 있기도 합니다마는, 이전에 출간한 『한 문장』이라는 시집이 언어 실험에 치중했다면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시 속에 짧은 이야기를 집어넣고자 한 시집이었던 것 같아요. 『백지에게』에서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맞물린 것 같고요. 한 시절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썼던 것에 대해 저부터 우선 지겨워졌고, 새로 써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 백지에서부터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제를 『백지에게』로 정했는데 출판사 측에서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그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Q. 『백지에게』에 수록된 「괴로운 자」라는 시를 비롯해 시집 전반에서 괴로움에 대한 이미지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시인님께 괴로움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사는 게 편안하고 행복하다기보다는 힘들고 괴롭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탓인 것 같아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괴롭고 힘들다거나 슬프다는 감정을 껴안고 살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에게 있는 부정적 감정, 힘든 감정, 마이너스에 해당하는 감정들을 괴롭다는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니 단순하고, 표현하기에도 어렵다는 생각이요. 한마디로 해명할 수 없는 말인데 말이죠. 괴롭다는 말과 더불어 마음, 내면, 감정 상태를 이야기해줄 또 다른 말들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는 게 제 시의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신기한 건 괴롭다고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괴로움과 관련된 다른 말들을 찾아 이야기하게 되고, 한참 뒤에는 괴롭지 않게 되는 것 같다는 겁니다. 괴롭다는 말로 시작해서 결국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이동이 시가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괴로움과 더불어 불안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었어요. 시인님의 시에서 불안은 어떤 의미인가요?

A. 늘 불안합니다. 사는 것도, 타고난 기질도 모두 불안하죠. 죽음에 대한 공포와도 맞물려 있는 것 같아요. 언제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것. 이런 공포는 근본적인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런 상태에서 하고자 했던 일을 해야 하고요. 깊이 생각하다 보면 불안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늘 불안을 껴안고 있는 삶이라고 이야기하면 될까요. 다만 이런 감정이 타인에게 민폐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시집 『백지에게』에 수록된 시 「영원」을 포함하여 시간의 흐름이 뒤흔들린 듯한 묘사가 많이 보였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A. 한 사람이 경험하고 상상한 시간을 펼치면 그 자체로 영원 혹은 영원에 근접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펼친 시간을 다시 한 점에 가까운 시간으로 모으게 되면 펼쳐졌던 시간이 응축되며 뒤죽박죽이 될 것 같고, 그렇게 응축된 것을 다시 펼치면 가지런하게 나열되었던 처음 그 시간이 더 뒤죽박죽으로 섞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보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순서나 인과관계의 문제라는 것들이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고, 별 차이 없어 보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던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이 뒤틀린 듯한 시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Q. 『백지에게』를 읽으면서 첫 시집 『숨쉬는 무덤』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듯한 죽음에 대한 사고가 엿보였습니다. 시인님께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요?

A. 빗겨 나고 싶지만 빗겨날 수 없는 문제 같아요. 누구나 죽잖아요. 누구도 죽음에 대한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을 텐데요. 어찌할 수 없기에 많은 말들이 계속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되고 제어되는 문제라면 군말들이 따라붙지 않을 텐데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지점에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에서 죽음에 대해 많이 다루는 것 같습니다. 죽음이 많은 걸 발명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김은지 시인


    김은지 시인은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수상과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등이 있다.

Q. DJ 최진영 : 김은지 시인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동네 책방 투어’입니다. 어떻게 동네 책방 투어에 빠지게 되셨나요?

A. 김은지 시인 : 2016년인가 2017년에 영어 회화 모임에서 친구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께서 이너프 북스라는 독립 서점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책이 되게 조금 있어서 제가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동네 책방 투어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그 서점이 지금은 문을 닫았어요.

 

Q. 책을 좋아하는 이유와 책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책이 00이면 책방은 00라는 식으로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A. 책이 원두라면 책방은 에스프레소 머신 같아요. 제가 기계를 잘 모르지만, 세상에 엄청 많은 종류의 기계가 있잖아요. 에스프레소 머신이 원두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책을 어떤 책방에서 사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니 그런 비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서 모임을 하게 되기도 하고, 인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사장님의 큐레이션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머신 없이 커피를 내려 드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Q. 시간과 감정에 따라 선택하는 책방 투어 코스가 다르신가요? 가장 좋아하는 책방 투어 코스도 소개해주실 수 있다면?

A. 저는 어딘가 갈 일이 생기면 터미널이나 공항보다 책방을 더 먼저 찾아보는 습관이 있어요. 멀미가 심하고 체력이 굉장히 안 좋아서 여행도 싫어하고, 그래서 사실은 동네 책방에 자주 가거든요. 그렇다 보니 노원에 있는 코스를 소개할 수밖에 없어요. 우선 태릉입구역 지구불시착이라는 책방을 추천해요. 역에서 가깝고, 바로 뒤에 개울가가 있어 산책하기도 좋거든요. 일러스트 베이스로 된 그림책으로 충전을 하시고 전주식당이나 제일콩집에서 식사를 하시는 걸 추천해요. 그리고 책인감이라는 서점으로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인감은 직장 생활을 오래 하신 사장님께서 직장인분들의 힐링이나 자기계발에 도움 될 책을 많이 구비해 두셨거든요. 책인감과 지구불시착이 서로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둘 다 가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 그 사이에 경춘선 숲길이 있어 도보로 다니기에도 참 좋아요.

 

Q. 점원으로서 책방지기를 해본 소감은 어떠셨나요?

A. 제가 가게를 한 게 아니라 점원이었기 때문에 마냥 좋았어요. 책방 문을 열고서 닫는 시간까지 있다는 게 하루종일 책들이 어떻게 독자님들을 기다리는지 보는 경험이어서요. 독자님들을 실제로 보면 너무 다양하고 좋더라고요. 로망에 가까운 일이었어요.

 

Q. 시인이 되는 데 책방 투어가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학창시절에도 늘 책방에 가 있었고, 외국에서도 똑같이 책방을 가서 책장 앞에 서 있는 게 제 삶에서는 중요했어요. 그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684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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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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