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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695회 : 1부 심너울 소설가 / 2부 윤경희 평론가

  • 작성일 2022-01-12
  • 조회수 955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9분
  • 초대작가1부 심너울 소설가 / 2부 윤경희 평론가

문장의 소리 제695회 : 1부 심너울 소설가 / 2부 윤경희 평론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작가들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오프닝 : 김애란 소설가의 단편소설 「좋은 이웃」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심너울 소설가


심너울 소설가는 2018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같이, 가치〉 프로그램에 소설 「정적」이 선정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2019년 〈SF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 토리코믹스워드를 수상하였다. 장편소설 『소멸사회』, 소설집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에세이집 『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 등이 있다. 최근 소설집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와 장편소설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비슷한 시기에 두 권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심너울 소설가 : 오늘이 1월 7일인데, 12월 중순부터 책이 두 권이 나왔어요. 처음 책을 내면 되게 우울하거든요. 책 판매는 정말 힘든 일이고, 온라인 서점에서 순위와 세일 포인트가 다 보여서요. 그것들이 변하는 걸 보며 기쁘지는 않아 하는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고요. 일하는 것이라면 최근에는 올해엔 제가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고 있고요. 제가 여태 써보지 못했던 분야여서 공부를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느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Q. 드라마 시나리오에 대해 아주 조금만 말씀해주신다면?

A. 초능력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기획 중이어서 바뀔 수도 있습니다만. 세상은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죠. 우리는 국가의 지배 아래에 질서를 누리며 살아가고요. 그런데 만약 우리가 개인이 초능력이라고 부를 만한 큰 힘을 갖게 된다면, 국가가 폭력을 독점할 수 없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세상이 정말 혼란스러워지겠죠.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혼란을 극복하고, 그 극복의 과정이 좋은 것만은 아닌. 그런 이야기입니다.


Q. 오늘 이야기해 볼 작품은 소설집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입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나오는 ‘트리플 시리즈’ 기획 중 하나인데요. 세 편의 단편을 어떻게 고르게 되셨나요?

A. 2019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이 책을 출간하고 준비할 때는 2021년이었으니 2019, 2020, 2021년에 쓴 소설을 한 편씩 보여드리고, 트리플이라는 게 세 편의 단편소설이 들어가니 볼륨이 작은 소설집이잖아요. 그러면 제가 매해 마다 어떤 변화를 나름대로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골라보았습니다.


Q. 표제작이기도 한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는 꿈을 이루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은데요. 작가님께 ‘꿈만 꾸는 게 더 나았’던 일이 있으셨다면?

A. 딱히 꿈이라는 게 제가 엄청 거창한 걸 이야기하진 않지만, 우리가 항상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이룰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바람도 있겠지만, 몇 년 노력하다 보면 되는 것도 있죠. 저는 제가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업 작가로 지내고 있거든요. 저는 전업 작가가 꿈이었거든요. 제 책이 나오고, 인터뷰를 하고, 신문 기사가 나오고, 그런 것들이 되게 큰 꿈이었는데요. 그런 꿈을 이루고 나면 사실 그 모든 게 별 것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나요? 그런 바람, 기대, 그런 것들이 깨어지는 경험. 허탈해지고 허무해지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언제나 기대했던 것보다 기쁘지 않다는 걸 우리는 발견하게 되죠. 저는 인생 내내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으로 썼던 제목인 것 같아요.


Q.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A. 제 주변에는 사업을 하는 친구도 있고,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는 친구도 있어요. 요즘 스타트업 회사가 정말 많잖아요. 미래를 바꾸어 놓겠다, 장밋빛 전망, 인공지능을 통한 비전을 늘어놓잖아요. 그것의 태반은 기술적으로 실현될 전망이 적은 게 아닐까, 실현 가능성이 중요하다기보다 투자를 끌어오고 돈을 모으고 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게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는 인공지능 기술자 친구가 있어요. 그 회사의 목표가 너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지금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인데, 팀 내의 모든 사람이 그걸 알고 있지만, 창업자는 마케팅을 해야 하고, 정말 자신이 있는 거죠. 팀 내의 모든 사람은 적당히 잘 벌다가 도망쳐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런 내용을 구상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스타트업이나 창업에 대한 멋있고 진취적인 생각을 풀어놓잖아요. 실제로는 대부분 스켐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이 그렇게 망하는 것 같아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윤경희 평론가


윤경희 평론가는 평론과 번역을 하며 문학과 예술 관련 작품 활동을 한다. 지난해 작품집 『분더카머』를 출간하였다.


Q. DJ 최진영 : 윤경희 평론가님과 나눠볼 이야기는 ‘채식’과 ‘빈티지 옷’입니다. 어떻게 채식과 빈티지 옷에 빠지게 되셨나요?

A. 윤경희 평론가 : 채식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유학 생활을 했었는데요. 유학 기간에 혼자 살면서 돈을 아껴야 하고, 작은 방에서 공부하고 잠도 자고 밥도 먹으면서 요리를 하는 게 안 좋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고기를 사서 스테이크로 구워 먹는다고 하면 기름이 집안에 묻고, 냄새가 잘 빠지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귀찮다는 생각 때문에 안 먹게 되었어요. 귀찮음이 실효가 있더라고요. 자연스레 편한 계란이나 치즈 정도로만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안 먹게 되었어요. 소극적으로.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1인 가구 생활자로서 그런 생활을 해오다가 어느 날 어떤 계기를 통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그런 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90년대 말에 발견되었다는데, 저는 그것을 2010년대 초중반에나 알게 되었으니 십몇 년을 몰랐던 셈이죠. 이전까지는 막연하게 바다란 평화롭고 때로는 폭풍이 몰아치고, 우리가 알거나 모르는 해양생물이 사는 아름다운 미지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그렇게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인간이 만들어낸 부산물인 쓰레기가 모여들었다는 점에서 우선은 시각적으로 충격을 받았고요. 특히 바다에서 사는 거북이 사진을 보고 그때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람이 살다가 보면 인간의 폭력, 잔혹함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이 있고, 그런 것을 목도하면서 냉소할 수도 있지만, 과거의 폭력이 현재도 생생하게 감각되는 순간이 있을 수 있잖아요. 나에게 직접적으로 가해진 것과 무관하게,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는 다르게,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면 이런 고통이 실재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겪었고,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그것이 인간의 잘못이라는 것을 확연하게 인식하고 나면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거북이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칭칭 감겨 있는 사진, 바닷가 섬에 사는 알바트로스 새들의 뱃속에도 그런 것이 들어 있는 사진, 그런 것들을 보면서 동물이 다른 동물이나 식물을 먹으며 유기체로써 삶을 영위해야 하는데 소화가 안 되는 것을 모르고 뱃속에 넣고 살다가 죽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연히 들었고, 그때부터 내가 여태 모르고 지냈던 무지에의 폭력을 나 혼자만이라도 끝내야 한다는 다짐을 했어요. 그때부터 찾아보다가 채식에 닿게 된 것 같아요.


Q.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도 많으시다고 들었는데요. 이런 변화가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A. 식물 기반 식생활을 선택하는 이유 중 여러 계기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 그것이 동물권에 대한 인식, 동물이 식용으로 사육되며 어떤 비참한 환경에 처해 있는지보다 인간이 기르지 않는 야생 상태의 동물의 뱃속에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기에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굉장히 많이 갖게 되었어요. 단순히 동물의 신체를 먹지 않는 것을 넘어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업체를 압박해 친환경적 소재를 개발하라고 한다거나, 포장재를 줄이고, 인간과 다른 동식물과 무생물과 지구 자체가 좀 더 지속 가능하고 공존 가능한 생을 같이 살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해내기에 어려움이 크더라고요. 플라스틱을 개인적으로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이 들어 욕실, 주방 같은 일상에서 금방 소비하게 되는 세재 등을 고형 비누로 바꾸게 되면서 우선 자리 차지가 줄어 훨씬 깔끔해졌어요. 시각적으로 좀 더 쾌적해졌고, 제 생각에는 더 잘 닦이는 것 같아요.

Q. 채식을 선택한 후 변한 세 가지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 일단 1인 가구 생활자나 가정에서 주 가사 담당자라면 아실 수 있겠지만, 동물성 식재료는 지방분이 많이 들어가 도마나 칼 등 도구를 쓸 일이 많은데요. 설거지의 양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단순하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채식을 하다 보니 감각적으로 색감에 민감해지고, 그게 제 생활을 좀 더 쾌락적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육식은 요리하다 보면 색감이 비슷한 것 같은데, 야채는 빨갛거나 노란색, 보라색, 초록색, 여러 색감이 많다 보니 현란한 색감이 있는 음식을 마주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세 번째는 칼로리가 적다 보니 엄청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저처럼 먹는 걸 좋아하시는 분께는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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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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