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715회 : 1부 이수명 시인 / 2부 이소 평론가

문장의 소리 제715회 : 1부 이수명 시인 / 2부 이소 평론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유희경 시집 『이다음 봄에 우리는』에 수록된 시 「선한 사람 당신」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이수명 시인


    이수명 시인은 1994년 《작가세계》에 시를, 2001년 《시와반시》에 평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마치』, 『물류창고』, 연구서 『김구용과 한국 현대시』, 평론집 『공습의 시대』, 시론집 『횡단』, 『표면의 시학』, 산문집 『나는 칠성슈퍼를 보았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노작문학상, 이상시문학상, 김춘수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시집 『도시가스』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도시가스』 제목을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A. 이수명 시인 : 이게 여덟 번째 시집이고요. 『물류창고』가 일곱 번째, 이게 여덟 번째예요. 두 시집의 제목이 네 글자고, 유사성이 있어요. 유사성 말고도 여덟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이 두 시집은 그 이전 시집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구별되는 점이 뭔가를 『물류창고』 낼 때만 해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지 않아요. 『도시가스』가 나오고 나니 두 권이 어우러지면서 방향이 어떤 것인가, 귀에 들어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고요. 시 짓기가 언제나 어렵잖아요. 그 어렵다는 게 혁신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그 이전 작업보다 새롭게 혁신하기가 쉽지 않고, 혁신이라는 것을 어떤 기획을 하여 진행하는 것도 혁신 같지 않고, 뭔가 자기가 움직이고 있는 방향에 대한 혁신이라는 생각, 방향에 대해 인지하는 건 항상 뒤늦게 오고요. 그래서 혁신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두 권은 ‘물류창고’나 ‘도시가스’라는 게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 거잖아요. 이 두 권의 시집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들이 기존 시 속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 시가 아닌 곳에 있던 것이라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고요. 강렬하다고 하시는 것도 아마 창고나 가스가 강렬해서라기보다, 시의 풍경에서 보기 어려운데 시의 풍경으로 들여왔기 때문에 그것이 주는 갭의 효과인 것 같아요. 전통적인 시적 문맥, 시적 분위기, 시적 프로토콜 같은 것의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을 들여오는 것이 혁신의 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물류창고』를 쓸 때까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는데, 『도시가스』까지 쓰고 나니 시에서 익숙하지 않은 일상이나 시 너머에 있는 것들을 시 안으로 들여오는 혁신을 해보고 싶었던 거구나 하는 깨달음이 온 것 같아요. 이 시집을 엮고, 한 권으로 내면서 그런 생각이 정리된 것 같아요.

 

Q. 시집 『물류창고』와 『도시가스』 사이에 시인님께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이를테면 시를 쓰는 변화 같은 것이요.

A. 두 권의 시집이 이전보다 시 너머의 것들을 들여오는 변화, 혁신했던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물류창고』는 장소의 의미, 『도시가스』는 대상의 의미라는 차이는 있는데, 둘 다 생활의 경계에서 익숙한 것들이죠. ‘도시가스’는 우리의 관리와 통제에 의해 존재하는 대상이잖아요. 가스라고 하는 것은 인간과 만났을 때 관리와 통제의 부분에서만 가능한 것이고요. 가스는 빛이 없고, 형체 없고, 만질 수 없고, 무無에 가까운 어떠한 존재란 말이죠. 무無에 가까운 존재인데, 무한에 가깝기도 하고요. 이걸 우리가 관리와 통제에 의해 대상으로 삼아 접촉하는 부분에서만 가스라고 인지하는 거고요. 그렇기에 그것이 생활의 영역에만 속했던 거죠. 그걸 문학으로 들여오며 관리와 통제의 걸쇠를 약간 들어 올리고, 관리와 통제 이외의 가스가 가질 수 있는 존재를 맞이해보려 문학 안으로 들여와 본 거거든요. 『물류창고』에도 그런 시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이야기할 『도시가스』에서 얘기해보자면 그런 것 같아요. 시라는 것은 항상 전통이 있고, 주로 생각·감각·파악되던 문학적 대상이라던가 아우라도 있고, 그런 것들이 문학의 영역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기존의 것들을 제외한, 완강하게 일상에 있는 것들을 들여온 거예요. 시인이 아닌 사람들은 일상에 속해 있고, 문학과 비문학의 경계가 나누어진 채 생활하고 있는데, 문학의 영역 바깥에서 문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지 않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이루는 것들’을 문학에 들여오면서 관리와 통제로서의 모습이 아닌, 존재 자체를 살짝 열어보는 것을 해보려고 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Q.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해 오셨는데, 출간을 위해 설계하는 편이신가요?

A. 자동차나 휴대전화 만드는 건 설계를 정확하게 해서 설계에 맞게 제품이 실현되는 방식으로 제작될 것 같은데요. 작품은 설계할 수 없잖아요. 설계대로 되지도 않고, 되더라도 이상하고요. 그렇습니다. 『도시가스』는 사실 『물류창고』를 맺음하고 바로 나온 게 아니에요. 『물류창고』를 맺은 뒤 사 년간 그냥 다양한 시를 썼어요. 비, 빌딩, 옥상, 카페를 쓴 것도 있고요. 쓰다가 『물류창고』를 낸 뒤 삼 년쯤이 지나서 「도시가스」가 나타난 거예요. 『도시가스』 시집을 엮기 일 년, 일 년 반쯤 전에 나타난 셈이죠. 옥상, 빌딩, 카페를 쓰듯 쓴 거예요. 쓰다 보니 한두 편, 편수가 많아졌어요. 제 생각에 한 권 시집의 운명이라고 하는 건 어떤 설계와 팻말에 의해 출발하는 게 아니라, 편수가 쌓이면서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어떤 긴 그림자 같은 역할을 하는 오브제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도시가스」였던 것 같고요. 그게 삼 년쯤 다 돼서야 나타난 거죠. 한 이년 간은 다른 시들이 있었고, 그게 몇 편 모이지 않았던 데다, 다른 작품들과의 연계나 위치 면에서 길게 음영을 드리울 수 있을 만큼 넓고, 크고, 생활의 영역에 밀접해 있는 역설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존재가 「도시가스」였던 것 같고요. 설계 같은 것보다, 쓰다 보면 어떤 우연의 긴 그림자가 시집 전체를 드리우는 듯한 그런 오브제가 등장하는 것 같아요. 우연의 오브제가 등장하고, 그것이 맨 앞으로 나가서 제목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Q. 시를 쓸 때 하는 워밍업이 있나요?

A. 저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앉아서 씁니다. 그냥 지금 써야 해, 원고든, 써야 하는 타입이든 그런 생각으로 책상에 앉아서 그냥 합니다. 그게 늘 잘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어쨌든 그냥 앉아서 하는 거죠. 예전에는 커피도 갖다 놓고, 그런 적 있는데, 어쨌든 그냥 앉아서 바로 시작합니다.



 


 


 

〈3분 광고〉
양안다 시인이 최백규 시인의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광고.

 


 


 

2부 〈당신의 첫〉/ 이소 평론가


    이소 평론가는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평론 「남성 성장소설을 넘어서: ‘위안부’ 피해자를 재현한다는 것」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이소 평론가 : 제가 등단하고 활동한 지 2년 6개월 정도 됐더라고요. 30개월 정도가 된 거죠. 제가 이 질문을 받고 여태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봤는데, 딱 서른 편 정도 됐거든요. 토론문 빼고, 지면에 발표한 글이 서른 편이어서 한 달에 한 편 정도 쓴 셈인데, 사실 계간지 시스템이란 게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는 거잖아요. 쓸 때는 정신 없이 쓰고, 안 쓸 때도 다음 뭔가를 위해 공부해야 하고 해서 고삼 이후로 이렇게 알차게 시간을 보낸 적 없이 2년 6개월을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Q. 신문사로부터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그리고 기분은 어떠셨나요?

A. 그때는 제가 집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었어요.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 ‘이소 선생님이시죠?’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소’가 필명인 데다가 《경향신문》에만 보냈기 때문에 ‘아, 됐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기자님은 말씀을 계속하시잖아요. 제가 기다리고 있다가 ‘네’라고 대답했거든요. 그분이 당황하시면서 리액션 할 시간을 주셨는데, 그때도 저는 가만히 있었어요. 나중에 인터뷰차 만났을 때 이상하게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리액션이 좋고, 울기도 하시는데, 평론으로 등단한 사람들은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끝난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오히려 덤덤했어요.

 

Q. 당선 소식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리셨나요?

A.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김형중 평론가께 말씀드렸어요. 전화 제일 먼저 드렸고, 좋아하시더라고요.

 

Q. ‘이소’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제가 예전에 김숨 작가님의 단편을 읽었는데,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나는 아버지에게 받은 이름을 버리고, 바꾸고 싶어서 등단한 것 같다’는 식의 문장이 있었어요. 저는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인 데다 부모님께 불만은 없는데, 살면서 선택 안 하고 밀려서 살곤 하잖아요. 고삼 때 전공선택하는 것도 그렇고요. 문학을 공부하면서는 내가 선택한 새로운 영역이니까 다른 장소에서 쓰는 다른 성격의 이름을 가지고 다른 성격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어떤 모임에 가면 설정한 성격을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요. 다른 장소라고 해서 그렇게 짓기는 했습니다만, 본명으로도 한 군데 보냈어요. 거기는 최종심에서 떨어졌어요. 거기에서 됐으면 본명으로 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문장의 소리 제715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

 

 

※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