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문장의 소리 제715회 : 1부 이수명 시인 / 2부 이소 평론가

  • 작성일 2022-07-20
  • 조회수 1,074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20분
  • 초대작가1부 이수명 시인 / 2부 이소 평론가

문장의 소리 제715회 : 1부 이수명 시인 / 2부 이소 평론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3분 광고 :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책 혹은 작가를 광고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은 3분.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유희경 시집 『이다음 봄에 우리는』에 수록된 시 「선한 사람 당신」 중에서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이수명 시인


이수명 시인은 1994년 《작가세계》에 시를, 2001년 《시와반시》에 평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마치』, 『물류창고』, 연구서 『김구용과 한국 현대시』, 평론집 『공습의 시대』, 시론집 『횡단』, 『표면의 시학』, 산문집 『나는 칠성슈퍼를 보았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노작문학상, 이상시문학상, 김춘수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시집 『도시가스』를 출간하였다.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도시가스』 제목을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A. 이수명 시인 : 이게 여덟 번째 시집이고요. 『물류창고』가 일곱 번째, 이게 여덟 번째예요. 두 시집의 제목이 네 글자고, 유사성이 있어요. 유사성 말고도 여덟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이 두 시집은 그 이전 시집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구별되는 점이 뭔가를 『물류창고』 낼 때만 해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지 않아요. 『도시가스』가 나오고 나니 두 권이 어우러지면서 방향이 어떤 것인가, 귀에 들어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고요. 시 짓기가 언제나 어렵잖아요. 그 어렵다는 게 혁신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그 이전 작업보다 새롭게 혁신하기가 쉽지 않고, 혁신이라는 것을 어떤 기획을 하여 진행하는 것도 혁신 같지 않고, 뭔가 자기가 움직이고 있는 방향에 대한 혁신이라는 생각, 방향에 대해 인지하는 건 항상 뒤늦게 오고요. 그래서 혁신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두 권은 ‘물류창고’나 ‘도시가스’라는 게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 거잖아요. 이 두 권의 시집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들이 기존 시 속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 시가 아닌 곳에 있던 것이라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고요. 강렬하다고 하시는 것도 아마 창고나 가스가 강렬해서라기보다, 시의 풍경에서 보기 어려운데 시의 풍경으로 들여왔기 때문에 그것이 주는 갭의 효과인 것 같아요. 전통적인 시적 문맥, 시적 분위기, 시적 프로토콜 같은 것의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을 들여오는 것이 혁신의 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물류창고』를 쓸 때까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는데, 『도시가스』까지 쓰고 나니 시에서 익숙하지 않은 일상이나 시 너머에 있는 것들을 시 안으로 들여오는 혁신을 해보고 싶었던 거구나 하는 깨달음이 온 것 같아요. 이 시집을 엮고, 한 권으로 내면서 그런 생각이 정리된 것 같아요.


Q. 시집 『물류창고』와 『도시가스』 사이에 시인님께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이를테면 시를 쓰는 변화 같은 것이요.

A. 두 권의 시집이 이전보다 시 너머의 것들을 들여오는 변화, 혁신했던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물류창고』는 장소의 의미, 『도시가스』는 대상의 의미라는 차이는 있는데, 둘 다 생활의 경계에서 익숙한 것들이죠. ‘도시가스’는 우리의 관리와 통제에 의해 존재하는 대상이잖아요. 가스라고 하는 것은 인간과 만났을 때 관리와 통제의 부분에서만 가능한 것이고요. 가스는 빛이 없고, 형체 없고, 만질 수 없고, 무無에 가까운 어떠한 존재란 말이죠. 무無에 가까운 존재인데, 무한에 가깝기도 하고요. 이걸 우리가 관리와 통제에 의해 대상으로 삼아 접촉하는 부분에서만 가스라고 인지하는 거고요. 그렇기에 그것이 생활의 영역에만 속했던 거죠. 그걸 문학으로 들여오며 관리와 통제의 걸쇠를 약간 들어 올리고, 관리와 통제 이외의 가스가 가질 수 있는 존재를 맞이해보려 문학 안으로 들여와 본 거거든요. 『물류창고』에도 그런 시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이야기할 『도시가스』에서 얘기해보자면 그런 것 같아요. 시라는 것은 항상 전통이 있고, 주로 생각·감각·파악되던 문학적 대상이라던가 아우라도 있고, 그런 것들이 문학의 영역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기존의 것들을 제외한, 완강하게 일상에 있는 것들을 들여온 거예요. 시인이 아닌 사람들은 일상에 속해 있고, 문학과 비문학의 경계가 나누어진 채 생활하고 있는데, 문학의 영역 바깥에서 문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지 않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이루는 것들’을 문학에 들여오면서 관리와 통제로서의 모습이 아닌, 존재 자체를 살짝 열어보는 것을 해보려고 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Q.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해 오셨는데, 출간을 위해 설계하는 편이신가요?

A. 자동차나 휴대전화 만드는 건 설계를 정확하게 해서 설계에 맞게 제품이 실현되는 방식으로 제작될 것 같은데요. 작품은 설계할 수 없잖아요. 설계대로 되지도 않고, 되더라도 이상하고요. 그렇습니다. 『도시가스』는 사실 『물류창고』를 맺음하고 바로 나온 게 아니에요. 『물류창고』를 맺은 뒤 사 년간 그냥 다양한 시를 썼어요. 비, 빌딩, 옥상, 카페를 쓴 것도 있고요. 쓰다가 『물류창고』를 낸 뒤 삼 년쯤이 지나서 「도시가스」가 나타난 거예요. 『도시가스』 시집을 엮기 일 년, 일 년 반쯤 전에 나타난 셈이죠. 옥상, 빌딩, 카페를 쓰듯 쓴 거예요. 쓰다 보니 한두 편, 편수가 많아졌어요. 제 생각에 한 권 시집의 운명이라고 하는 건 어떤 설계와 팻말에 의해 출발하는 게 아니라, 편수가 쌓이면서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어떤 긴 그림자 같은 역할을 하는 오브제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도시가스」였던 것 같고요. 그게 삼 년쯤 다 돼서야 나타난 거죠. 한 이년 간은 다른 시들이 있었고, 그게 몇 편 모이지 않았던 데다, 다른 작품들과의 연계나 위치 면에서 길게 음영을 드리울 수 있을 만큼 넓고, 크고, 생활의 영역에 밀접해 있는 역설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존재가 「도시가스」였던 것 같고요. 설계 같은 것보다, 쓰다 보면 어떤 우연의 긴 그림자가 시집 전체를 드리우는 듯한 그런 오브제가 등장하는 것 같아요. 우연의 오브제가 등장하고, 그것이 맨 앞으로 나가서 제목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Q. 시를 쓸 때 하는 워밍업이 있나요?

A. 저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앉아서 씁니다. 그냥 지금 써야 해, 원고든, 써야 하는 타입이든 그런 생각으로 책상에 앉아서 그냥 합니다. 그게 늘 잘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어쨌든 그냥 앉아서 하는 거죠. 예전에는 커피도 갖다 놓고, 그런 적 있는데, 어쨌든 그냥 앉아서 바로 시작합니다.









〈3분 광고〉
양안다 시인이 최백규 시인의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광고.








2부 〈당신의 첫〉/ 이소 평론가


이소 평론가는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평론 「남성 성장소설을 넘어서: ‘위안부’ 피해자를 재현한다는 것」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이소 평론가 : 제가 등단하고 활동한 지 2년 6개월 정도 됐더라고요. 30개월 정도가 된 거죠. 제가 이 질문을 받고 여태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봤는데, 딱 서른 편 정도 됐거든요. 토론문 빼고, 지면에 발표한 글이 서른 편이어서 한 달에 한 편 정도 쓴 셈인데, 사실 계간지 시스템이란 게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는 거잖아요. 쓸 때는 정신 없이 쓰고, 안 쓸 때도 다음 뭔가를 위해 공부해야 하고 해서 고삼 이후로 이렇게 알차게 시간을 보낸 적 없이 2년 6개월을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Q. 신문사로부터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그리고 기분은 어떠셨나요?

A. 그때는 제가 집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었어요.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 ‘이소 선생님이시죠?’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소’가 필명인 데다가 《경향신문》에만 보냈기 때문에 ‘아, 됐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기자님은 말씀을 계속하시잖아요. 제가 기다리고 있다가 ‘네’라고 대답했거든요. 그분이 당황하시면서 리액션 할 시간을 주셨는데, 그때도 저는 가만히 있었어요. 나중에 인터뷰차 만났을 때 이상하게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리액션이 좋고, 울기도 하시는데, 평론으로 등단한 사람들은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끝난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오히려 덤덤했어요.

Q. 당선 소식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알리셨나요?

A.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김형중 평론가께 말씀드렸어요. 전화 제일 먼저 드렸고, 좋아하시더라고요.

Q. ‘이소’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제가 예전에 김숨 작가님의 단편을 읽었는데,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나는 아버지에게 받은 이름을 버리고, 바꾸고 싶어서 등단한 것 같다’는 식의 문장이 있었어요. 저는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인 데다 부모님께 불만은 없는데, 살면서 선택 안 하고 밀려서 살곤 하잖아요. 고삼 때 전공선택하는 것도 그렇고요. 문학을 공부하면서는 내가 선택한 새로운 영역이니까 다른 장소에서 쓰는 다른 성격의 이름을 가지고 다른 성격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어떤 모임에 가면 설정한 성격을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요. 다른 장소라고 해서 그렇게 짓기는 했습니다만, 본명으로도 한 군데 보냈어요. 거기는 최종심에서 떨어졌어요. 거기에서 됐으면 본명으로 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문장의 소리 제715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






※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추천 콘텐츠

문장의 소리 제781회 : 2부 김유나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781회 : 2부 김유나 소설가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3분 책방광고 : 전국 방방곡곡 특별한 책방을 홍보합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유나 소설가는 2020년 《창비》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이름 없는 마음」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3분 책방광고 : 제주도 한림읍 옹포리에 위치한 서점 ‘달리책방’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김유나 소설가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김유나 소설가 : 요새 주로 집에서 지내고요. 중편을 쓰고 있고, 단편을 같이 쓰고 있고요. 둘 다 마감이 12월에 있어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A. 이사를 빨리해야 해서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오기로 한 날이었어요. 고무장갑 끼고 대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휴대전화가 울렸어요. 거실만 다 끝내고 전화 다시 걸어야겠다 싶었는데, 전화를 걸려고 봤더니 ‘010’으로 번호가 시작하더라고요. 부동산이겠거니 싶어 전화를 다시 걸었는데 창비였어요.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다들 기뻐해 주셨어요. 저보다 더 많이 기뻐해 주셨고요. 아버지가 50부 정도 사고 싶다고 하셔서 사서 보내드렸는데, 사 드릴 때는 어디에다 드리나 싶었거든요. 저희 동네가 정육점 하나, 약국도 하나, 다 하나씩 있는 동네예요. 정육점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가을호 계간지가 있더라고요. 동네 상가에 제 사진과 모든 신상을 돌리셔서 ‘저게 왜 저기에 있지? 저분은 나를 왜 알아보시지?’ 싶었어요. 그게 인상 깊었어요. Q.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부모님을 소환했던 때가 있어요. 개별적으로도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제가 주의가 너무 산만하다고. 어린 저도 예상하긴 했었어요. 큰일 났다는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가 선생님 만나고 나오시더니 냉면을 사 주시면서 환하게 웃으셨어요. 너 책이 재미있냐? 이렇게 물으셨어요. 좋다고 했고, 어린 저는 너무 의외였는데요. 알고 보니 선생님이 ‘유나가 산만하고 학업 성취도가 낮은데, 청소를 잘하고 책을 잘 읽는다, 디테일한 것까지 기억을 잘한다’고 말씀하셨던 거였어요. 아버지는 다른 건 쏙 빼놓고 좋은 것만 기억하신 거였고요. 그때부터 내가 책을 좀 좋아하나? 하는 생각에 계속 읽고, 썼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8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 관리자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손유미 시인은 2014년 《창비》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최근 첫 시집 『탕의 영혼들』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황유원 시인의 시집 『하얀 사슴 연못』에 수록된 시 「백지상태」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손유미 시인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탕의 영혼들』은 손유미 시인님의 첫 시집입니다. 출간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손유미 시인 : 제가 시집이 나온 지 8개월 정도 되었어요. 연초에 시집을 묶고 있었기에 연말인 지금 이 질문을 받으며 연초를 다시 떠올려보니 되게 옛날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 궁금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교정지가 거듭 올 때마다 신기하다는 마음에서 ‘이게 맞나?’ 하는, 의문의 마음으로 변해갔고요. 책을 받아 보니 막상 기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Q. 손유미 시인님께서 직접 시집 『탕의 영혼들』을 소개해주신다면? A. 시집 『탕의 영혼들』은 시로 통과하는 세신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시집입니다. ‘세신 과정’이라 함은 제가 시 중에도 적은 대목인데, ‘피로와 권태, 관절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포함해 어떤 시간이나 언어로 닦아내기, 상처와 조우하거나 지나치는 과정을 담은 시집이기를 바랍니다. Q. 「탕의 영혼들」이 표제작이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시집을 내는 모든 과정에서 제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목을 정하기도 어려웠어요. 무슨 제목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제목들도 문장형의 연약하거나 아련한 제목이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오랜 시간 걸려 나온 첫 책인데 제목까지 연약하면 제가 연약한 사람처럼 비춰질 것 같아 싫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추천사를 맡아주신 안태운 시인님께서 두루 살펴보신 뒤 ‘탕의 영혼들’이 알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듣고 보니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그린 영혼을 아우를 수도 있고, 언어로 하는 세신 과정으로 시집 한 권을 통과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탕의 영혼들』의 표지를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표지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제목을 정하는 것도, 나중에 알았는데 시인들은 시집에 대한 인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가 온탕 같은 표지를 받아보게 됐어요. 마지막에 편집부에서 ‘표지에 들어갈 오리 몇 마리 하시겠느냐’고 질문해 주셨는데, 편집자님께서는 0마리거나 한 마리 정도를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저

  • 관리자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3분 책방광고 : 전국 방방곡곡 특별한 책방을 홍보합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화 시인은 202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3분 책방광고 : 제주도 한림읍 금능에 위치한 서점 ‘아베끄’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이정화 시인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이정화 시인 : 최근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홀가분한 상태이고요. 자주 헬스장에 나가 몸을 챙기고, 쉼을 즐기고 있어요.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A. 회사에서 퇴근하는 버스였고요. 버스 불이 다 꺼졌길래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예요. 개인 번호로 오길래 뭔가 당선 전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조용히 전화를 받았는데, 이전부터 상상하기로는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엄청나게 신나고 소리를 지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퇴근 버스 안이다 보니 조용히 창밖을 보면서 넘어갔습니다.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동기들에게 가장 먼저 말했는데요. 제가 전부터 등단했다는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처음엔 다들 안 믿더라고요. 우는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더니 친구들이 저희 동네에 왔고, 그날 술을 많이 마셨어요. 부모님 주무시고 계실 때 막 깨워서 등단했다고 말했고, 환호하다가 기분 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Q.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원래 작가라는 걸 꿈으로 생각하게 된 건 초등학교 때부터였어요. 그냥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혼자 작사도 해보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써보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 글을 배우다 보니 선생님께서 시를 써보길 권유해 주시더라고요.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때 선생님께서 좋은 시를 많이 보여주셔서 다른 것보다 시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8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애플 팟캐스트 접속하기

  • 관리자
  • 2023-12-20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