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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718회 : <장르 특집: 지금 만나요> 정보라,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

  • 작성일 2022-08-10
  • 조회수 856
  • 방송일
  • 러닝타임1시간23분
  • 초대작가정보라,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718회 : <장르 특집: 지금 만나요> 정보라,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김봄(소설가)



진행 이영주(시인)



구성작가 권혜영(소설가)



구성작가 최지은(시인)




ㅇ 코너
장르 특집: 지금 만나요










오프닝 : 어슐러 K. 르 귄의 산문집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중에서








〈로고송〉








〈장르 특집: 지금 만나요〉 / 정보라,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


정보라 소설가는 SF와 환상 문학을 쓰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소설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 단편소설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 부문 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장편소설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중단편소설집 『저주토끼』, 『그녀를 만나다』, 『씨앗』, 『왕의 창녀』 등이 있다.
서윤빈 소설가는 단편소설 「루나」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성수나 소설가는 단편소설 「신께서는 아이들을」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Q. DJ 이영주 :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님께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하셨을 때 당시에 하고 계셨던 것, 그리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서윤빈 소설가: 어이없으실 수도 있는데, 사실 저는 이를 닦고 있었어요. 이를 닦고 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서윤빈 작가님 되시나요?’ 하시더라고요. 제가 ‘읍읍읍’ 하고 대답한 기억이 납니다. 대답을 어떻게든 하면서 ‘그래도 좋은 소식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얘기를 들었고요. 운 좋게도 대상 수상 소식이어서 황급히 입안을 헹구고, 정갈하게 자세를 고쳐 앉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내가 된 게 맞나, 잠이 덜 깬 상태로 양치하다가 환청을 들은 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메일까지 받고 나니 실감이 나더라고요. 내가 그렇게도 내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들어줄 사람이 조금은 생겼구나 싶어서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공허하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얘기를 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성수나 소설가: 제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를 잘 안 받는 편이에요. 한창 코로나19가 심할 때여서 ZOOM으로 업무를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심지어 070으로 전화가 와서 ‘이건 당연히 스팸이다’라고 생각해 안 받았죠. 두 시간 후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런 수법이 스팸에 되게 많다고 들어서 안 받다가, 같은 날 같은 번호로 연달아 전화 오는 게 이상한 것 같아 전화를 받았어요. 편집자님께서 저한테 ‘성수나 작가님이세요?’ 하고 연락 주신 건데, 제가 필명을 썼다는 걸 까먹고 아니라고 해버렸어요.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어, 맞아요’하고 계속 전화를 했죠. 전화를 받고선 제가 새 이름이 생겼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저는 수상이 취소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서윤빈 작가님처럼 이메일을 받고서야 ‘확정이구나’ 하고 마음을 놨던 것 같습니다.


Q. 서윤빈, 성수나 소설가님께서 장르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서윤빈 소설가: 제가 테드 창 작가님의 「지옥은 신의 부재」라는 작품을 좋아해요. 지옥은 곧 신이 없는 곳(형벌을 받는 개념이 아닌)이라는 컨셉 아래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소설인데요. 원래부터 그런 사고 실험적인 것, 혹은 알레고리적인 세계관을 좋아했어요. 그런 걸 보다 보니 처음엔 SF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음에도, 하다 보니 SF적 색채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우리 세대와 시대가 점점 과학과 뗄 수 없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성수나 소설가: 저도 어렸을 때부터 SF 영화나 소설을 되게 좋아했는데, 장르문학이 가진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이 청소년기에 일탈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줬던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SF소설을 읽고 있다는 감각 없이 좋아하는 소설이 대부분 그쪽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순문학과 장르문학 사이의 경계가 제 안에서 되게 많이 흐렸어요. 무너질 수 있고, 혼재되어 있고, 넘나드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제가 N.K.제미신이라는 작가와 프랜 와일드라는 작가를 좋아하는데요. N.K.제미신의 긴 소설, 프랜 와일드의 단편을 읽게 됐거든요. 그들의 소설을 읽으며 또 한 번 장르나 순문학을 떠나 되게 좋은 소설이라고 느꼈어요. 좋은 걸 보면 그런 걸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잖아요. 이렇게 좋은 소설을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바램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내가 SF, 공상과학 소설을 쓰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좋아하는 소설을 쓴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같아요.


Q. 정보라 소설가님께서 장편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노미네이트 소식을 접하셨을 때 당시에 하고 계셨던 것, 그리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정보라 소설가: 당시에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집회를 하고 있었고요. 그때가 봄이어서 저녁 7~8시가 되면 갈수록 추워졌어요. 추워하다가 집회 끝나고 봤더니 부재중 전화도 있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와 있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저는 너무 춥고 배고프고 집에 가고 싶었어요.


Q. 정보라 소설가님의 장편소설 『저주토끼』와 함께 노미네이트된 박상영 소설가님의 『대도시의 사랑법』 역시 안톤 허 번역가님의 작업으로 번역 출판되었다고 하는데요. 안톤 허 번역가님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A. 정보라 소설가: 안톤 허 선생님이 최종 후보 오른 작품 번역가 중에서 유일하게 백인이 아니었고, 자신이 번역한 언어의 모국어 사용자로도 유일했어요. 그 사실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도서전에 우연히 오셨어요. 우연히 『저주토끼』를 보고, 그 자리에서 불쑥 이 책을 번역하고 싶다고 하셔서 번역하시라고 말씀드렸고요. 안톤 선생님이 집에 가는 길에 책 사진을 찍어 트윗에 ‘이 책을 번역할 허가를 얻었다’고 올리셨는데, 출판사 사장님이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그 트윗을 캡쳐해 제게 ‘이 사람 뭐냐’고, 사기꾼이냐고 오해하셨어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Q. 세 분께서 최근 재미있게 읽으신 SF소설, 혹은 이 여름에 읽으면 좋을 장르문학을 한 권씩 추천해주신다면?

A. 성수나 소설가: 저는 N.K.제미신 작가의 ‘부서진 대지’ 시리즈 총 세 권(『다섯 번째 계절』, 『오벨리스크의 문』, 『석조 하늘』)을 추천합니다. 제가 작년 여름에 한창 더울 때 읽었거든요. 당시에 집 에어컨이 고장 나서 너무 더웠는데도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시리즈 마지막 『석조 하늘』을 읽고 있었는데, 그 책만 보면 지금도 땀이 날 것 같아요. 너무 더운데 책은 읽고 싶고, 정신력으로는 읽을 수가 없어서 제가 그 책을 들고 카페에 가서 다 읽었던 기억이 나요. 여름이라고 하면 그 책이 떠올라서 추천하고 싶고요. 스포일러가 안 되는 선에서 줄거리를 말씀드리면, 대지를 다루는 기운을 가진 새로운 종족이 사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에요. 그 종족의 인물 중 모녀 이야기인데요. 작가가 만든 용어도 많고, 다양한 이야기, 현실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데도 저는 현실과 붙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인종 문제, 차별, 배제를 재미까지 넣어 잘 설명하고 있고, 결국 ‘사람에 대해 쓴’ 거라는 ‘작가의 말’을 읽고 또 한 번 SF나 장르를 다 떠나 층위들이 하나로 모여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길지만,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는 시리즈입니다.
서윤빈 소설가: 정지돈 작가님의 『…스크롤!』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SF라는 장르 하나에 포섭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메타버스가 나온다는 것 하나만으로 SF로 포섭될 수 있는가는 제 생각에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 것 같거든요. 요즘 많이 쓰이고 있기에 더 그렇고요. 미래의 기술과 인간에 대한 소설인가 하면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가상 세계와 가상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가상 세계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 이야기가 나오고요. 정지돈 작가님이 「건축이냐 혁명이냐」 때부터 꾸준히 보여주던 기조인 어떤 시스템주의라고 할까요? 메카니즘주의?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심바이오틱스가 움직이면서 어떤 세계를 정보적으로 그리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시도를 언제나 응원하는 편이에요. 제가 공대생이라 그럴 수도 있어요. 지식적인 서술에 열광하기도 하고요. 그런 세계를 계속 크로스 오버하다 보니 안 그래도 좋아하던 작가님의 책인데, 다양한 소설의 가능성, 새로운 교차점을 보여주신다는 의미에서 근래에 읽었던 인상 깊은 소설 중 하나였습니다.
정보라 소설가: 일단은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추천하고 싶고요. 농담이 아니고, 현재 SF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싶으시면 가장 최근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부터 시작해 거꾸로 올라가시면 될 것 같아요. 한국 SF 작가들의 다양한 내용, 소재로 쓰인 작품을 곶감 빼먹듯 골라 드시고 싶으시면 『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를 추천해요. 로켓 발사 앤솔로지인데요. 누리호 발사하기 직전에 나왔어요. 로켓 발사와 우주 계획에 대해 진지하고 철학적인 얘기부터 정권 바뀌고 로켓 회사 망하는 얘기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들어 있어요. 여름에 읽기 좋은 장르 소설은 이성탄 작가님의 『단 한 명의 조문객』이라는 SF 추리소설을 추천해요. 이성탄 작가님이 법의학 전문가이시거든요. 살인 사건을 CSI처럼 법의학 기술을 사용해 추적하는 이야기인데, 굉장히 깊은 유전 공학 전공을 중심으로 하는 과학 기술이 현실적으로 묘사돼 있어요. 아주 특이한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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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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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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