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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의 발견... ^^

  • 작성일 2005-12-14
  • 조회수 394

지난 주에는 결례를 했군요...

주인장 되시는 한강님께 인사를 뒤늦게 남깁니다...

아껴둔 얘기가 있어서 그랬어요...

오늘 그 얘길 살포시 해보구 싶네요... 후훗 ^^

 

"검은 사슴"이 출간되구 나서...

일요일 오전에 방영되는 독서관련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적이 있을 거예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지영서 아나운서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해요...

그날 무슨 얘기가 오고갔는지는 제가 거의 기억을 못합니다...

다만 그날 한강님의 독특했던 분위기만을 담아두고 있죠...

항상 진지한 시선이 부끄러운 듯 아래를 향하구 계시더군요...

그 날을 제가 왜 그렇게두 잘 기억하구 있는지 아세요...

그때 제가 제 인생의 결정적인 한고비를 넘기구 있었기 때문이었죠...

살 날을 며칠 남겨놓지 않구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답니다...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제 기억에 담았듯이...

거의 마지막 순간에 기억에 담아갈 사람이 또 한사람 늘어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꿈을 꾸듯 드러누워서 텔레비젼을 지켜보구 있었죠...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말이예요...

 

지금 생각해봐두 제가 다시 살아난 건 기적이랍니다...

어떻게 다시 살아나게 되었는지는 저두 모르구요...

의사들두 그 까닭을 모르겠다구 하더군요...

다만 기억나는 건...

하나의 꿈을 꾸었다는 것 밖에는요...

사막에서...

다섯 개의 피라미드를 지나서...

저는 에덴동산의 뱀이 되었죠...

그리구 다시금 선악과로 변했답니다...

사실 저는 교회와는 무관한 사람인데두 말이예요...

하여간 그 꿈을 꾸고 난 다음에 마음이 무지무지 편해지더군요...

그리구나선 몸도 다시 좋아지더군요...

거짓말 아니예요... 믿어주셔요...

제가 구라쟁인지 아닌지는 최창근님에게 확인하시구요...

 

 

 

 

장석주 시인의 "애인"이란 시가 있어요...

이동원의 노래로 꽤나 잘 알려진 시죠...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다시 살아돌아와서 일까요...

제가 "애인"이 누구인지를 찾아냈다는 거 아니겠어요... 후훗 ^^

시는 자기독백을 하구 있더라구요...

애인이란 바로 '나 자신'이란 걸 알아냈죠...

사람에게 죽음이 다가오면...

그때가서야 비로소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게 되나 봅니다...

 

 

 

 

내가 지금
문 밖에서 누워있는 나를 위해 울고 있어요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내가 지금
나를 두고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어요

 

내 꿈은
처음 만난 남자인 나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내가 '나'와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나는 고운 바람결 
나는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나는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내 애인은 바로 바로 '나'였더라구요...

내가 만난 그 모든 사람들의 기억 또한 나였더라구요...

사람들이 내게 보내준 기억들이 나의 전부였더라구요... 후훗 ^^

 

그래서인지...

날마다 날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가 제 애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너'를 만나는 일은...

바로 '내'가 '나'를 만나는 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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