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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에 오면 이별이 있다-송수권 시선집

  • 작성일 2008-03-26
  • 조회수 1,321

문학의전당

 

 

[이 시집에 대해]

오늘날 젊은 시인들이 잃어버린 것이 있지요. 북의 소월과 남의 영랑이 뿌린 가락의 아름다움 말입니다. 엿가락처럼 달콤하고 능수버들처럼 축축 늘어지기도 하는 가락은 서정시의 본바탕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고흥이 낳은 시인 송수권 한 분의 시에는 여전히, 가락이 살아 있습니다. 술 취한 노파의 어깨춤에 실려 있는 신명난 가락, 소리꾼과 고수와 청중이 웃음 띤 얼굴로 주고받는 정겨운 가락, 그리고 자연이 들려주는 온갖 소리가 살아 있는 시를 읽고 있노라니 찌르르 막걸리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안주는 물론 주꾸미 회지요. 게다가 이번 시집은 쑥대머리처럼 처절한 남도의 풍경과 그 물가의 그 사람들, 그 많은 상처의 기록까지 녹진녹진 녹아 있어 이 후배시인, 아이고 어째, 눈물을 글썽이며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려.

?이승하(시인 ? 중앙대 교수)

 

기러기 떼의 울음을 받으며 장엄한 노을의 성전에 뜨겁게 스며든 시인이 있다. 들끓는 바다를 껴안고 생성과 소멸의 시간을 잉태한 해식 동굴의 고독, 온몸으로 절벽을 핥고 지나간 파도의 흔적들이 여기 있다. 노을에 몸을 던지고 뻘에서 건져 올린 힘이 넘치는 독수리자리 시어들, 짙은 뻘물이 배어 진창이 된 삶마저도 그만의 무르익은 인생의 성찰이 담긴 시선으로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내소사 범종소리처럼 아슴하게, 때로는 제대로 곰삭은 전어 밤젓의 고소한 아릿함으로 혀끝을 자극하는 강렬한 시어들의 성찬, 만 권의 책으로 쌓아올린 채석강 절벽, 격포, 곰소항, 서해의 뻘에서 건저올린 웅혼한 고독의 시어들이 노을이 물든 만다라의 바다에서 매혹적인 빛을 뿜어낸다. 

?문혜진(시인) 

 

[약력]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1975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에『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아도啞陶』『새야새야 파랑새야(동학서사시집)』『우리들의 땅』『자다가도 그대 생각하면 웃는다』『별밤지기』『바람에 지는 아픈 꽃잎처럼』『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언 땅에 조선매화 한 그루 심고』, 시선집에 『지리산 뻐꾹새』『들꽃 세상(토속 꽃)』『여승』『초록의 감옥』『우리나라의 숲과 새들』『시골길 또는 술통』, 산문집에 『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만다라의 바다』『남도의 맛과 멋』『시인 송수권의 풍류맛기행』『아내의 맨발』『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비평집에 『송수권 시 깊이 읽기』 『체험적 시론』(송수권 시인 시창작 실기 안내) 『사랑의 몸시학』『그대, 그리운 날의 시』『상상력의 깊이와 시 읽기의 즐거움』 등이 있다. 문공부예술상, 서라벌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월간김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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