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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5월 2주 주장원 발표(1,3,4,5주 작품 없음)

  • 작성자 별똥별2호
  • 작성일 2015-06-30
  • 조회수 266

<회색건물과 내 인생은 공집합입니다>

 

 ‘공집합’이라는 제목만 보고 수학 울렁증이 있는 저로서는 수학 관련 내용이 나올까 싶어 살짝 긴장하고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호호. “백설공주, 대통령, 동물원 사장, 문방구 사장, 권지용의 아내, 선생님, 커피숍 사장, 가수 등등의 꿈에서 멀어져 지금은 회색건물과 다름없이 지루한 삶”을 사는 나의 간극은 무척 크죠? 빼어날 수님이 꿈에서 멀어지는 과정이 좀 더 자세하게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저는 이 글이 시 같아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이지요. 내가 느끼는 지루함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지루함은 당연히 차이가 있지요. 답답하고 두려운 지금의 삶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그 모습 그대로의 지루함만이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만 있으면,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것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요.

 

<젖꽃축제>

 

어떤 단어에 대한 생각에 대한 통념을 넘어서 그걸 깰 만큼의 새로운 비유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진 않죠? 하지만 그런 도전을 한 러블리아님의 용기가 아주 멋지네요. 그런데 ‘벚꽃-젖꽃’의 언어유희로 출발해서, 따뜻한 ‘엄마젖-봄의 달콤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그리 자연스럽지만은 않아요. 아마도 우리가 ‘엄마젖’ 하면 모성애와 관련지어 연상하는데 그게 아닌 연인과의 봄의 풋풋한 사랑이 이어져서인 듯해요. 그래서 “모유 같은 설렘”이 살짝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굳이 모유 이미지에 빗대지 말고 그냥 벚꽃 축제를 이야기해도 좋았을 것 같아요. 그와의 만남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더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그와 나의 감정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벚꽃 축제를 이야기하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글이었을 거 같아요. 굳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않아도요. 우리에게 사랑은 영원히 달콤하고 풋풋하니까요.

 

 

<소낙비>

 AGAIN님이 특별히 기억하는 소낙비, “이 비는 지금 아니면 못 맞는다” 도인 같은 할아버지셨네요. “잠깐 내려서 우리의 뜨거운 마음을 식혀주고 어떠한 일도 자신과 같은 소낙비가 될 것이라는 것”. 선생님과의 갈등, AGAIN님 안의 “후회와 변명, 온갖 감정” 들이 어떤 것인지 조금 더 설명되었다면 할아버님의 말씀이 좀 더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아요. 살짝 아쉬운 글입니다.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잔뜩 기대를 하고 보게 된 드라마가 배경, 등장인물은 화려한데 정작 사건의 전개가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문장이 감상적이면서 조금 설명이 깁니다. “한 방울의 무게를 알 수 없는 한 방울의 빗방울이 내 뺨을 타고 땅을 적실 때” 같은 부분이 그렇지요. 문장이 좀 더 간결해지면 그런 감정이 선명하게 다가올 거 같습니다. 아니 감정이 선명해지면 문장이 더 간결해질 거 같아요.

 

<망고, 소나기, 그리고 소설>

 

“나는 노래하는 듯이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았다. 그들은 체면치레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이런 표현이 좋아요. “죽고 싶을 정도로 외로워질 때쯤 올림픽을 했다.” 투또우님이 떠나온 나라는 어느 나라죠? 가 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이쪽(현지인 무리)도 저쪽(재외 한국인 무리)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방외인(?)의 외로움. 이 외로움을 표현하는 투또우님의 문장은 약간 환상적이네요. 이국적인 감성이 섞여서일까요?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았던 불편함이 새로운 감성을 만들었어요. 이런 감성은 앞으로 투또우님의 작품 세계에서 독특한 빛깔로 자리 잡을 거 같아요. “나의 출처”라는 말 같은 살짝살짝 나오는 어색한 표현은 조금은 다듬어져야 할 거 같아요. 또 ‘벌래’ 아니고 ‘벌레’로 고쳐 주시구요. “그 곳”이 아닌 “여기”에서의 생활도 거기에서의 생활만큼 조금만 더 구체적이었으면 더 선명한 대비가 되었을 거 같아요. 물론 당연히 그 곳의 생활이 더 강렬한 추억이기에 그렇게 서술됐겠지만요. “아무리 익숙해진 것 같아도 나에게는 항상 적응하지 못한 채 경직된 채 살아야만 하는, 다른 곳에서 가져온 일부분이 존재했다. 그것은 생각보다 괴로운 것이고, 그럼에도 참 값진 것이다” 결국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데요. “어린 시절의 이런 추억”이 흐려지기 전에 더 많이 기록하세요. 더 많은 장면으로 남겨두세요. 소설 느낌의 생활글입니다.

 

 제가 먼저 하고 싶은 말은 해가 갈수록 구체성에서 멀어지는 글이 더 많이 발표되어서 아쉽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서이겠지요. 부끄럽고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자신을 드러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것처럼 한 발자국 나아가서 ‘나’를 더 드러내야 내 감정도 더 선명해지고, 카타르시스도 더 느낄 수 있고, 더 발전된 사고와도 만날 수 있답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저는 모든 글을 편견 없이 열심히 읽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5월2주 주장원은 투또우님의 ‘망고, 소나기, 그리고 소설’과 AGAIN님의 ‘소낙비’입니다. 두 글 모두 몇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투또우님의 글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방외인의 모습에 대해서 잘 표현했고, AGAIN님은 ‘소낙비’와 할아버지의 추억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더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는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별똥별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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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2월 월장원 발표(작품 없음)와 추천 책

2월 월장원은 없습니다.  평만 올립니다. <하굣길> 버스 타고 가는 하굣길, 그것도 어둠이 내리고, 짙은 안개마저 드리워져 있는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한 맞봄님의 단상입니다. 맞봄님의 글이 아니었으면 저는 2월평도 못 쓴 채 자책하며 여러분과의 이별을 맞이했을 거 같습니다.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 편의 시를 감상하는 듯 했습니다. 덧붙여서 아쉬운 점 몇 가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집에 오래 있지 못하는 이 나이에 가끔은 감사하지만’ 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합니다. 비문이지요. 자칫하면 이 나이 때문에 감사하다고 오독도 가능한 문장이거든요. ‘낯선 감상이 일상일 듯하다’는 표현도 바꿔서 ‘일상의 풍경도 낯설게 다가올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쓰면 어떨까요. ‘안개 앞의 나무’라는 표현은 안개 속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나무들인 거죠. ‘구부정한 등에 주목받기 두려워하는 우리 무대’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려면 앞뒤에 더 많은 설명이 보충되어야 같아요. 물론 학교 다니느라, 학원 다니느라 바쁜 상황, 학생이기에 아직은 무엇이 되었다 라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꿈꾸는 중인 시간이라는 것은 더 말하지 않아도 짐작 가지만요. 이 글은 산문시로 갔으면 더 적합했을 것 같습니다. 시적인 문장이라서 짤막합니다.  (이 글을 써 놓은 게 맞봄님이 글을 지우시기 전이네요. 평을 했기에 그냥 올립니다.) 2월에는 이 작품만 올라왔네요. 시로 가야할 글이라서 생활글 월장원으로는 뽑지 않겠습니다. (아, 시 게시판을 찾아보니 맞봄님이 시를 쓰셨는데, 제가 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맞봄님, 계속 시를 쓰세요. 문장이 시입니다. <추천 책> 서경식, 정주하 외,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 반비출판사 원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과연 원전의 상처를 극복한 것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우리에게 준 물음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 별똥별2호
  • 2016-03-15
생활글 1월 월장원 발표 - 없습니다.(작품 없음)

1월. 좀 쓸쓸한 1월이네요. 한 번도 작품이 안 올라온 달이 없었는데...1월엔 아무 작품도 올라오지 않았어요. 무슨 이유인지 저도 의기소침해 지네요. 마치 친한 친구에게 절교 선언 비슷한 말을 들은 거 같은 쓸쓸함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울고만 있을 제가 아닙니다. 대신에 좋은 글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 중의 한 부분입니다. 얼마 전 신영복 선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여러분도 ‘처음처럼’이라는 글씨체 아시죠? 그 글씨의 주인공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20년 20개월 동안이나 감옥생활을 하셨습니다. 감옥에서 나오신 이후 여러 책을 집필하시고, 조용히 제자도 키우셨습니다. 제자를 키웠다기보다 그 분을 존경하는 몇몇 분들이 곁을 지켰다는 표현이 옳아요. 저도 저희집에서 거의 2시간 거리지만 용기 내어조문을 드리러 갔었는데요. 거기서 남편 지인과 제 지인 여럿을 만났습니다.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우리는 이렇듯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 같이 어울리고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여 키우는 ‘부당한 증오’는 비단 여름 잠자리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없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를 두고 성급한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의 도덕성의 문제로 받아들여 그 인성을 탓하려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온다온다 하던 비 한 줄금 내리고 나면 노염도 더는 버티지 못할 줄 알고 있으며, 머지않아 조석(아침저녁)의 추량(가을의 서늘함)은 우리들끼리 서로 키워 왔던 불행한 증오를 서서히 거두어 가고, 그 상처의 자리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가슴’을 깨닫게 해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92-93쪽

  • 별똥별2호
  • 2016-02-17
생활글 12월 월장원 발표

 투또우님의 <7번째 눈사람>과  늘볕님의 <꼬맹이의 친구>입니다. 저번에 한번 언급했던 대로 두 글 모두 마음 속을 툭 건드리고 갑니다.  축하드립니다. <7번째 눈사람>은 문장이 참 좋습니다. "영원히 느린 사람, 영원한 이방인" 어쩌면 우리는 다른 면에서 투또우님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늘볕님의 <꼬맹이의 친구>는 약간의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자신(=나)에 대한 탐구를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2월 추천하는 책> 전태일 평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전태일의 글. 과연 이 글이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졸업한 사람의 글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는 이때 같이 읽어봤으면 합니다. 저는 글 쓰는 자리에 늘 있고 싶습니다. 늘 무언가를 잊지 않는 사람, 기억하는 사람, 증언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5년 또 여러분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우린 함께 삶을 나누는 사이 맞지요^^

  • 별똥별2호
  •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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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또우

    오타///충동적으로 써서 비문도 많네요ㅠ

    • 2015-07-02 20:10:10
    투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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