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

왼눈에 가만히 꽃씨를 뿌려보았던 새벽
언제였나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울었죠
근사하게 물든 선홍색의 잎새
갓 떨어진 촛농의 열병같이
 
몇 번이고 안약을 넣다 엎질러버린 후
마루에 걸린 거울 앞에 섰네요
간밤 귀밑에 놓인 꽃잎은 꿈이었나요
말간 눈망울이 여간 낯설지 않아요
 
내 눈병은 금새 낫는 거라지요
사랑니를 뽑아내듯 흔적도 없어진다고
눈물을 없애는 약이래요
염증이 감쪽같이 없어진다구요
 
괜찮은 거랍니다
괜찮아져요
다시는 아프지 않을 거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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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필

상상력도 시적 비유도 무난하고 좋은 작품입니다. 굳이 부제를 붙이지 않아도 사랑을 앓는 청춘의 날들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