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

      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를 배달하며       "네가 황급히 떨어뜨린 슬리퍼 한 짝"을 주웠네. 네가 흘린 신발을 가슴에 껴안고, 나는 네가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그리 급히 달려가는지 떠올려본다네. 너의 낡은 신발 한 짝에는 고된 노동의 시간이 붉은 흙덩이처럼 달라붙어 있어. 그래도 신발은 늘 말없이 신비롭고 낯선 지도를 품고 있었다네. 나는 무한히 신발을 주우러 다니는 신발장수, "원인을 찾으러 오지 않고 원인을 만들러 온 자". 내가 모으는 것은 신발만이 아니야. 나는 재미난 샛길들과 새로운 시간들을 모으고 있지. 나는 매일 똑같은 노래만 들려주는 시계탑에 폭탄을 던지고 새로운 시간의 리듬을 발명할[…]

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
/ 2020-04-30
김미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중에서

      김미월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배달하며       그러네요. 지구 멸망 열네 시간 전이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지구 최후의 날을 맞겠다던 대학 교양수업 작문 과제 때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네요. 그때 맘에 두었던 사람이 공이었으니까요.     열네 시간 후면 지구가 멸하는데 이 두 사람은 공원벤치에서 황도 원터치 캔 하나로 웃고 있습니다. 지구가 곧 멸망해도 웃을 일은 있다는 거겠지요. 스피노자의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인데 이걸 김미월의 문장으로 다시 읽으면 새롭게 따뜻해집니다. 제목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네요. 설령 그것이 열네 시간 후에 온다 하더라도 아직은.   소설가 구효서  […]

김미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중에서
/ 2020-02-27
이문재, 「봄날」

      이문재 | 「봄날」을 배달하며…       "봄이 하느님의 눈에 띄고자 한다면 나무나 들판 같은 데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봄의 기운은 인간의 내부로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봄은, 말하자면 시간 속에서가 아니라 영원 속에서, 그리고 신의 임재 가운데서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던가. 오는 봄의 소리가 영원이 되도록 나도 온몸으로 벙그는 저 목련을 급브레이크로 삼아 보자. 봄이 빠져나가 버린 뒤에야 보이는 것이 봄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일이 슬프기도 하지만 괜찮다. '부아앙' 소리가 사나운 기계음이 아니라 봄나팔 소리가 되도록, 책가방 대신 철가방에 든 봄을 배달할 줄 아는 눈이 있으니까.[…]

이문재, 「봄날」
/ 2020-02-20
이주란,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중에서

      이주란 │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를 배달하며       일기식으로 된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수제비 반죽 떼어 넣듯 뚜걱뚜걱 던지는 문장이 참 좋구나 좋아, 하고 중얼거립니다. 길면서 길지 않은,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은, 내용도 연결된 끈 없이,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게 어딘가 연결되는.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랄까 태도 같은 것도 이제는 썩 부러워집니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하다가, 생각만이라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 하다가, 에이 뭐 그냥 이런 소설 읽게 된 걸로 고마워하자 하고 말았네요. 개화역 공중화장실에서 똥 싸는 장면이 곧장 이어지는데 지면이 적어 소개하지 못해 정말 안타깝네요.[…]

이주란,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중에서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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