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을 배달하며       이틀에 한 번 정도 밥을 합니다. 압력솥을 쓸 때도 있고 조금 수월하게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을 때도 있습니다. 언제 한번은 쌀을 씻다가 조금 먼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뜨물을 버릴 때마다 얼마간의 쌀알이 함께 쓸려나가는 것인데, 그러니 알이 작지 않고 커다란 쌀 품종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쌀알 한 톨이 참외만 하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밥 한 공기에 쌀 한 톨만 담으면 되니 참 편하겠다 하고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자잘한 밥알을 씹을 때 입속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은 사라지겠지요. 밥을 한 주걱 푸고 다시[…]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 2022-03-24
안상학, 「밤기차」

      안상학 ┃「밤기차」을 배달하며       종종 기차를 이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승강장에 조금 이르게 나가 기차를 기다립니다. 물론 제가 탈 기차는 정시에 도착하거나 몇 분 정도 지연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차는 단 한번도 약속된 시간보다 이르게 온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알면서도 미리 나가 기차를 기다립니다. 승강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풍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차를 타는 사람만 이곳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누군가를 배웅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짐을 들어주고 올라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기차가 출발하기 직전에는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잘 들리지도 않는 당부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 저는 그들이 기차가 떠나고[…]

안상학, 「밤기차」
/ 2022-03-10
이현호, 「첫사랑에 대한 소고」

      이현호 ┃「첫사랑에 대한 소고」을 배달하며       알 수 없는 일을 앞에 두고 사람은 곧잘 눈을 감습니다. 눈을 아무리 크게 떠도 내어다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차라리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어느 문화권이든 바닷가 마을에는 전해지는 미신이 많습니다. 두려움이 많다고 해도 될 테고 믿음이 많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내 마음처럼 생각처럼 바다의 일이 펼쳐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처음인 듯 배를 띄워야 하니까. 이런 점에서 바다와 사랑은 닮았습니다. 나를 띄워보내야 하는 숱한 처음들.   시인 박준   작가 : 이현호 출전 : 『아름다웠던[…]

이현호, 「첫사랑에 대한 소고」
/ 2022-02-24
문장의 소리 제700회 : 〈문장의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문장의 소리 제700회 : 〈문장의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 〈문장의 소리〉 700회를 맞아 보이는 라디오로 제작되었습니다.       ● 오프닝 : – 이영주 & 강지혜의 서간 에세이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답고[…]

문장의 소리 제700회 : 〈문장의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 2022-02-23
문장의 소리 제699회 : 1부 이현호 시인 / 2부 정다연 시인

문장의 소리 제699회 : 1부 이현호 시인 / 2부 정다연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문장의 소리 제699회 : 1부 이현호 시인 / 2부 정다연 시인
/ 2022-02-16
38 [제39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시 ,산문, 아동문학 장원 수상작품 모음 [0] 관리자 2022-02-16 Hit : 32 관리자 2022-02-16 32
김참, 「아득한 거리」

      김참 ┃「아득한 거리」을 배달하며       어느 강변입니다. 둔치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고요. 시의 주인공은 쏟아지는 햇살을 피해 소나무 그늘로 갑니다. 그런데 이 소나무 아래 누가 풍금을 버리고 갔습니다. 누가 이 풍금을 버리고 갔을까 궁금해하면서 물끄러미 서 있습니다. 그러다 무심코 강의 건너편을 바라봅니다. 강 건너편에는 느티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그 나무 그늘 아래에는 어느 한 사람이 내가 있는 이 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건너편의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 사람은 강 건너편의 나를 누구라고 생각할까요. 혹 저 사람은 왜 저기서 나를 바라보는가? 왜 풍금을 버리고 가는가? 하고 의아해하지는 않을까요. 새로운 한[…]

김참, 「아득한 거리」
/ 2022-02-10
문장의 소리 제698회 : 1부 유희경 시인 / 2부 설재인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98회 : 1부 유희경 시인 / 2부 설재인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문장의 소리 제698회 : 1부 유희경 시인 / 2부 설재인 소설가
/ 2022-02-09
이혜미, 「빛멍」

      이혜미 ┃「빛멍」을 배달하며       빛에 멍이 든다는 것. “환한 것에도 상처”를 입는다는 것. 곰곰 생각해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오래 전 선물 받은 그림 한 점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이 그림은 네모난 액자에 고이 들은 것은 아니었고 캔버스도 아니었습니다. 그해 우리는 카페에 앉아 있었지요. 유리창 너머에는 맑게 개인 하늘이 있었고 그 아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는 노트를 펴고 가방에서 펜을 꺼내 눈 앞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풍경을 담은 환한 그림. 이내 그는 노트의 페이지를 주욱 찢어 제게 건냈습니다. 오른쪽 하단에는 그날의 날짜를 함께 적어주었습니다. 저는[…]

이혜미, 「빛멍」
/ 2022-01-27
문장의 소리 제697회 : 1부 강성은 시인·소설가 / 2부 노현수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97회 : 1부 강성은 시인·소설가 / 2부 노현수 소설가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문학광장 누리집과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박소란(시인) 진행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본업인 글쓰기 외에 전문가 못지않은 방대한 지식을[…]

문장의 소리 제697회 : 1부 강성은 시인·소설가 / 2부 노현수 소설가
/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