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소나기   여자는 긴 코트를 입고 있었다. 검게 찰랑거리는 여자의 짧은 커트머리와 같은 빛의 코트는 흡사 흡혈귀가 걸치고 다닐 것 같은 검고, 기다란 코트였다. 더위가 제법 기지개를 펴고 있는 초여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이었다. 온 몸을 검은 색으로 휘감아 놓은 것 같은 여자의 모습은, 여자의 둥근 얼굴과 하얀 피부와는 대조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장에라도 그 검은 코트를 잡아 벗기고 싶은 충동이 일고 있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무엇인가가 꿈틀꿈틀 올라오는 충동이 느껴졌다. 왜 그런 충동을 느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 충동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명하게 기어오르고 있었다. 점점 또렷해지는, 저 속 깊은[…]

소나기
/ 201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