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장미

유월의 장미/ 배현순 그대, 유월의 장미여! 꽃 잎은 여린 단삼 가시는 정절을 세우는 잠들지 않는 은장도 붉다 못해 선홍빛으로 터지는 너울 두르고 새벽을 여는 한송이 장미 정오의 열망을 태우려 질주하고 있다.

유월의 장미
/ 2005-06-01
달맞이꽃

달맞이꽃 낮에는 웃으려는 용기가 없는지아무도 보는이 없는 밤에만분단장 하고 방긋이 웃는 달맞이꽃햇살이 눈이 부셔밤에만 웃으 시는지 찬란한 햇살이 싫어서 인지밤에만  미소짓는 수줍은 달맞이 꽃

달맞이꽃
/ 2005-06-01
종이비행기

                                                               종이비행기       아이는 몸이 아픕니다.  그래서 밖에 나가는 것은 낯설기만 합니다.  아이는 오늘도 밖에 나가지 못하고 창밖만 내다보고 있습니다.  공원에 비둘기 때가 우- 하고 몰려 다닙니다.  아이는 그 비둘기 때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었으면.”   아이는 작게 중얼거립니다.     공원에 행사가 있는 날에는 하늘 높이 폭죽이 쏘아 올려집니다.  아이는 캄캄한 밤하늘로 올려지는 폭죽을 바라봅니다.  “정말 예쁘구나.”    4월이 되었습니다.  공원에 가지가지 예쁜 꽃들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 꽃향기는 아이가 사는 창문으로 날아왔습니다.   “이 향기를 가진 꽃은 아주아주 보드라울꺼야. 그래서 보기만 해도 그것을 알 수 있을 꺼야.”    아이는 한[…]

종이비행기
/ 2005-05-31
공모 마감 6월 30일까지 연기

안녕하세요. ^^* <문장> 공모마당에 참여해 주시는 회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저희 <문장> 사이트는 지난 5월 23일 시범 오픈하여 이제 1주일 남짓 되었습니다. 당초에는 공모 접수 마감을 매월 말일로 하고,당첨자 발표를 익월 10일로 하고자 하였으나,이번 5월에는 응모 접수 기간이 너무 짧아, 부득이 6월 말일까지 연장(통합)하여 본 공모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점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활동을 기대합니다. ^^* 

공모 마감 6월 30일까지 연기
/ 2005-05-31
불꽃에는 배후가 있다

불꽃에는 배후가 있다 오랜 시간 가슴에 담고 있기에는 불편했던 기억들을 비우러 동쪽 바다로 가는 길매운 안개가 가로막는다 거대한 불꽃으로 피어오르는 산순간 아름답다는 생각에 젖는다 검게 타버린 숲은 수십 년이 걸려서야 제 모습을 찾는다는데봄이 올 때마다  새살 바라며 설레는 나의 마음뜨겁게 그을린 적이라도 있었던가 라일락 꽃비를 마지막으로봄은 싱겁게 가버린 줄 알았는데,건조주의보 내린 내 가슴에도몰래 부싯돌 숨겨놓고 갔나 보다 생나무의 곁눈에서 푸른 불꽃이 선다  돌아오는 길방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라디오 뉴스, 끈다      

불꽃에는 배후가 있다
/ 2005-05-31
춤추는 사람들

작은 골목 모퉁이에서춤추는 사람들을 만났다.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알 수 없는 낯빛으로춤추는 사람들을그네들은 싫으나 좋으나춤을 출 수 밖에 없었다.그것이스스로 선택하지 않은그들의 운명.팔 다리 휘휘 저어가며추는 춤이란골목 밖 사람들은이해할 수 없는 몸짓.나는 아무것도 해 줄게 없어서담장 너머로 힐끗힐끗춤추는 사람들만 볼 뿐.

춤추는 사람들
/ 2005-05-30
절벽 산책 11

절벽산책 11   벼랑길에 서 있는 소나무손을 잡으라는 듯죽은 가지 내밀고 있다가지에 매달리는 순간나는 반쯤 시체다  시방 죽음을 붙잡고 있는 거다  툭, 부러지기라도 하면 끝장날 수밖에 없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나는 어이없게도 죽은 가지에 운명을 맡긴다 정작 운명 앞에서는 이처럼 단순해지고 마는 것을 저 아래 세상에서는 왜 그리 숨가쁘게 살아왔을까 봐라나에게도 죽은 가지가 있다벌써 응고된 죽은 감각들이 있다누군가는 그것을 붙잡고 이 길을 오를 것이고 누군가는 그것을 버리고 다른 길을 찾아갈 것이다 벼랑길 중간쯤에 매달린 나는 반쯤 살아있고 반쯤 죽어있다     

절벽 산책 11
/ 2005-05-29
쓰러진 나무

     쓰러진 나무 쓰러진 나무 위에 꽃잎이 내린다얼마나 많은 꽃잎이 내려야 위로가 될까 일어서지 못하는 나무 위에 오월 햇살이 덮힌다얼마나 많은 오월이 와야기억상실증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사람들은숨이 끊어진 나무 둥치에 앉아도시락을 먹는다꽃잎이 멋모르고 밥에 앉는다 쓰러진 나무 곁에서살아있는 나무들은 울면서 꽃잎을 떨군다하얗게 젖은 길 위로 아이가 걸어간다 빨리 꽃잎 다 지고 잎 돋아나서푸른 옷 한벌 지어 입혀야위로가 될까

쓰러진 나무
/ 2005-05-29
사산아

아무렇게나 해도 거리낌 없이회한과희비의 회색길을 가다걷노라면이내 오른편에선 병들고 때묻은나의 손이 내밀어지고그것은 누구를 갈망한다 아무도 그휘황찬란한 의자에 앉지 못했던삼 년 간.나는 눈물흘리며, 외로이,그저 앉는 연습을 하였다 이내 왼편에선건강하니 귀티가 흐으는나의 손이 내밀어 지고걷노라면그것은 오른편을 갈망한다

사산아
/ 2005-05-28
말미잘

       말미잘 생의 기슭으로 걸어오는발걸음 소리에두근거리는 가슴 떨어지겠다촉수를 온 바다에 뻗친 끝에겨우 입에 문 파도 한 자락발버둥치는 고기배춧빛 紙錢 같은 갈파래음력 보름 밤, 식욕 잃은 게들이걸어오는 기척에 놓치고 말겠다가까이 오지 마라고 외쳐도속 울움만 남을 뿐해안선은 더욱 죄어들고그럴수록 아픈 바다에홍역처럼 피는 꽃 

말미잘
/ 200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