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작품 출처 :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230-234쪽, 흐름출판, 2016년.       폴 칼라니티 │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배달하며…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이는 절망을 할 것이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할 것입니다. 폴 칼라니티는 글을 썼습니다. 그는 서른여섯 살의 신경외과 의사였습니다. 길었던 수련과정을 끝내고 곧 교수 임용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약속의 땅’이 눈앞에 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폐에서 시작된 암이 온몸에 퍼져있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이 책의 첫 장면은 그가 자신의[…]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 2017-07-27
권여선, 「사랑을 믿다」 중에서

      작품 출처 : 권여선 등 저 , 『사랑을 믿다 2008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38-41쪽, 문학사상, 2008년.       권여선 │ 「사랑을 믿다」를 배달하며…          오래 전 힘든 일을 겪고 있던 친구에게 이 소설이 실린 책을 슬며시 쥐어준 적이 있습니다. 소설이 위로가 되리라고 믿어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소설을 읽는 그 짧은 동안이라도 고통스런 내면이 아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를, 잠시 숨을 고르기를 바라서였어요. ‘동네에 단골 술집에 생겼다는 건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지만 청춘에 대해서는 만종과 같다.’ 이런 문장 앞에서는 누구라도 멈칫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살다보면[…]

권여선, 「사랑을 믿다」 중에서
/ 2017-07-13
이언 매큐언, 「체실 비치에서」 중에서

      작품 출처 : 이언 매큐언, 『체실 비치에서』, 195-198쪽, 문학동네, 2008년.       이언 매큐언 │ 「체실 비치에서」를 배달하며…          젊은 날, 어이없는 이유로 사랑을 놓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은 그 때를 잊지 못합니다. 자책과 후회에 평생이 바쳐집니다. 그 뼈아픈 감정은, 당시의 파국이 적극적인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는 데에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때 그들은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 다만 ‘아무 것도 안 했을 뿐’이니까요.    ‘한사람의 인생 전체가 그렇게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말이다’    이 문장을[…]

이언 매큐언, 「체실 비치에서」 중에서
/ 2017-06-29
손보미, 「담요」 중에서

      작품 출처 : 손보미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23-26쪽, 문학동네, 2013년.       손보미 │ 「담요」를 배달하며…           ‘애착담요’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안정감을 얻기 위해 늘 손에 들고 다니는 담요를 뜻하지요. 전문가들은 그렇게 행동하는 아이의 불안감을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라는 작은 존재와 저 넓은 세계 사이에 얇은 담요 한 장 정도는 있어도 되는 게 아닐까,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손보미의 소설 ‘담요’는 누구의 인생에도 그 한 장의 천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타인을 위해 내 것을 덮어주는 순간이 오리라는 것도 결국 믿게[…]

손보미, 「담요」 중에서
/ 2017-06-15
김연수, 「깊은 밤, 기린의 말」 중에서

      작품 출처 : 김연수 외 소설집, 『깊은 밤, 기린의 말』, 48-51쪽, 문학의문학, 2011년.       김연수 │ 「깊은 밤, 기린의 말」을 배달하며…          쌍둥이가 있는 집에 막내 동생이 태어납니다. 태호는 눈이 예쁜 소년입니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에도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태호에게 매달린 엄마는 지치고 힘들어 보입니다. “그냥 그렇게, 태호와 둘이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 태호가 없다면 내겐 1초도 영원이나 마찬가지야” 쌍둥이 딸들에게 그렇게 털어놓는 엄마의 마음도, 그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마음도 어쩐지[…]

김연수, 「깊은 밤, 기린의 말」 중에서
/ 2017-06-01
이승우, 「신중한 사람」 중에서

      작품 출처 : 이승우 소설집, 『신중한 사람』, 74-77쪽, 문학과지성사, 2014.       이승우 │ 「신중한 사람」을 배달하며…          ‘신중하다’라는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매우 조심스럽다, 라고 되어 있네요. 매우 조심스러운 사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널 것 같은 사람. 소설 속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신중한 자는)현상을 유지하지 않으려할 때 생길 수 있는 시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상을 받아들이고, 그 때문에 때때로 비겁해진다 (…) 신중했으므로 그는 완전하고 완벽한 자기 세계에 대한 꿈을 유보하는 편을 택했다’     이 소설의 인물, Y는 누구보다 신중한 사람입니다. 그는 전원주택을[…]

이승우, 「신중한 사람」 중에서
/ 2017-05-18
윤고은, 「1인용 식탁」 중에서

      작품 출처 : 윤고은 소설집, 『1인용 식탁』, 9-11쪽, 문학과지성사, 2010년.       윤고은 │ 「1인용 식탁」을 배달하며…          ‘혼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혼자 먹는 밥. 인터넷에서 ‘혼밥하기 좋은 식당 리스트’나 ‘혼밥 레벨 테스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제가 보았던 혼밥 레벨 테스트는 모두 9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레벨1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레벨2는 푸드코트에서, 레벨3은 패스트 푸드점에서 혼자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최상위레벨로 올라가려면 고깃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더군요.     윤고은 작가의 단편 <1인용 식탁>은 당당한 혼밥족으로[…]

윤고은, 「1인용 식탁」 중에서
/ 2017-05-04
김숨, 「한 명」 중에서

                                              작품 출처 : 김숨, 『한 명』, 219-221쪽, 현대문학, 2016년.           김숨 │ 「한 명」을 배달하며…           누구나 한 명입니다. 한 명일뿐이고, 한 명이어야 합니다. 한 명은 각각 자유롭고 동등한 단독자입니다. 하나의 세계입니다. 여기 무엇인가를 기억하는 단 한 명이 남아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하나의 세계가 그 한 명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이니까요. 이 소설은 오래 전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숨기고 살아가는 한[…]

김숨, 「한 명」 중에서
/ 2017-04-20
조해진, 「사물과의 작별」 중에서

                                              작품 출처 : 조해진 소설집, 『빛의 호위』, 80-82쪽, 창비, 2017년.           조해진 │ 「사물과의 작별」을 배달하며…           시작은 1971년의 늦은 봄밤이었습니다. 태영음반사 주인의 딸이었던 ‘고모’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음반사의 단골이던 대학생 서군이 그녀에게 원고 뭉치를 맡기고 사라집니다. 고모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잘못 전달하였고, 얼마 후 그 남학생은 일본 유학생 간첩 조직의 일원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두 일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해진, 「사물과의 작별」 중에서
/ 2017-04-06
편혜영, 「통조림 공장」 중에서

                                              작품 출처 : 편혜영 소설집, 『저녁의 구애』, 228-230쪽, 문학과지성사, 2011년.           편혜영 │ 「통조림 공장」을 배달하며…           통조림을 만드는 회사의 공장장이 실종되었습니다. 평범하고 멀쩡해 보이던 직장인이자 가장, 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꽁치나 고등어, 깻잎 통조림을 따서 식사를 하고 복숭아나 귤 통조림을 따서 후식으로 먹는 세계, 통조림 공장의 시스템은 자동화되어 있고, 통조림에 밀봉하지 못할 물건은 없습니다. 작업자의 실수로 통조림 안에 무엇인가를 빠뜨린다 해도[…]

편혜영, 「통조림 공장」 중에서
/ 2017-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