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 「당신이라니까」

      작품 출처 : 이원 시집, 『사랑은 탄생하라』, 문학과지성사, 2017.       이원 |「당신이라니까」를 배달하며…         이 시가 실린 시집의 제목을 나지막이 읽어봅니다. ‘사랑은 탄생하라.’ 이 명령문은 참 아름답군요. 엄마의 뱃속에서 천사가 한 아이의 얼굴을 빚을 때까지, 인간적인 작은 몸에서 커다란 고통과 기쁨이 튀어나올 때까지, 뺨이 슬픔으로 번지고 그 슬픔이 무심한 휘파람이 될 때까지 사랑하라고. 꽃이 만개하던 날만이 아니라 떨어지는 꽃잎을 받아먹던 날에도 그 꽃잎을 게워내던 날에도 사랑하라고. 알지 못할 운명이 내게 명령했습니다.     그토록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당신이라니까. 그토록 나를 사랑해준 사람이 당신이라니까. 둘[…]

이원 , 「당신이라니까」
/ 2018-04-26
이시영 , 「2014년 9월19일 어느 세월호 어머니의 트윗을 관심글로 지정함」

      작품 출처 : 이시영 시집, 『하동』, 창비, 2017.       이시영 |「2014년 9월19일 어느 세월호 어머니의 트윗을 관심글로 지정함」을 배달하며…         아이를 잃은 어머니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까요? 이 슬픔의 빙산을 녹이기에는 우리가 지닌 말들이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고통 속에서 침묵해야 할지라도, 신은 내게 능력을 주었다. 내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타인의 고통 곁에서 침묵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시영 , 「2014년 9월19일 어느 세월호 어머니의 트윗을 관심글로 지정함」
/ 2018-04-12
김현, 「◉ 인간」

      작품 출처 : 김현 시집, 『입술을 열면』, 창비, 2018.       김현 |「◉ 인간」를 배달하며…         이 시에 붙은 동그라미 기호들이 당신의 눈동자라면, 당신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이 질문에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건 자유라는 거지!”* 세사르 바예호라면 이렇게 말하겠죠.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이 시를 읽으며 정의해 봅니다. 인간은 자기를 향한 폭력 앞에서도 평화를 그릴 수 있는 존재.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요? 생명력을 주관하는 열세 번째 천사가 죽으면 열네 번째 천사가, 열네 번째 천사가 죽으면 그 다음 천사가 가슴[…]

김현, 「◉ 인간」
/ 2018-03-29
나희덕, 「이따금 봄이 찾아와」

      작품 출처 : 나희덕 시집, 『그녀에게』, 예경, 2015.       나희덕 |「이따금 봄이 찾아와」를 배달하며…         화가로도 유명한 시인 로세티는 자기 작품의 모델이자 동료화가였던 시달을 사랑했어요. 프루스트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의 “지나치게 활발했던 영혼이 과로로 지친 육체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중병에 걸리고 맙니다. 로제티는 죽어가는 시달과 서둘러 결혼을 하죠. 그녀가 숨을 거두자 그는 자신의 삶도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출간하기로 되어있던 시들을 상자에 넣어 그녀와 함께 묻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 사랑 이야기의 끝이 아니에요. 7년 후, 그는 무덤에서 이 시들을 꺼내 출판하기로 결정합니다. “내[…]

나희덕, 「이따금 봄이 찾아와」
/ 2018-03-15
이영광, 「얼굴」

      작품 출처 : 이영광 시집, 『나무는 간다』, 창비, 2013.       이영광 |「얼굴」을 배달하며…         본다는 게 저절로 되는 일 같지만 쉬운 일은 아니죠. 보고 있지만 안 보는 일이 태반이니까요. 인권운동가 리베카 솔닛은 어머니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어머니가 그녀를 알아보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고 합니다. 솔닛은 그 질문이 참 짜증스러웠다고 고백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본다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병에 걸리기 전에도 엄마는 딸을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요. “엄마는 내가 일종의 거울이 되기를 바라셨죠. 엄마가 보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 완벽하고 온전히[…]

이영광, 「얼굴」
/ 2018-02-22
박성우, 「옛일」

      작품 출처 : 박성우 시집, 『자두나무 정류장』, 창비, 2011.       박성우 |「옛일」을 배달하며…         오래전 소중한 이에게서 받은 편지처럼 쓸쓸하고 적막할 때 꺼내보면 힘이 되는 시들이 있습니다. 편지와 시만 그런가요. 품었던 소망도 그런 것 같아요. 이룰 수는 없었으나 그 옛날 내가 그토록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망을 가졌었다는 기억만으로도 오늘을 새롭게 살아 볼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 시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박성우 시인이 문학집배원을 시작하며 첫인사로 이 시를 인용했었거든요. 이젠 옛일이 되었지만 좋은 옛일이라면 자주 떠올리는 게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박성우, 「옛일」
/ 2018-02-01
새로운 문학집배원(시배달)을 소개합니다.

시배달 – 시인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시시하다』,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향하여』, 『문학의 아포토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새로운 문학집배원(시배달)을 소개합니다.
/ 201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