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숙, 「입맞춤-사춘기2」

      김행숙, 「입맞춤-사춘기2」를 배달하며       작품에 등장하는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저는 이 복도를 걸어본 적도 또한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같은 복도가 어떤 복도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별 생각 없이 달려갔다 다시 달려올 수 있는 곳이라면, 이쪽을 저쪽이라 부르고 저쪽을 또 이쪽이라 부를 수 있다면, 웃음과 욕과 맹목이 한데 뒤섞이는 시간이라면, 이 시간이 깃드는 장소라면. 이들은 모두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를 닮았을 것입니다.     이 작품이 수록된 김행숙 시인의 시집 『사춘기』의 뒷표지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무조건 달리고 또 달릴 거야. 다만 멀어지기 위해.[…]

김행숙, 「입맞춤-사춘기2」
/ 2021-07-15
박용래, 「상치꽃 아욱꽃」

      박용래, 「상치꽃 아욱꽃」을 배달하며       얼마 전 처음으로 오이꽃을 보았습니다. 아, 오이도 꽃이 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가 스스로의 무지와 무심에 웃음이 났습니다. 오이꽃은 늘 오이꽃처럼 피어왔던 것이니까요. 상치꽃이 ‘상치 대궁만큼’ 웃고 아욱꽃이 ‘아욱 대궁만큼’ 웃듯이 우리도 우리가 웃을 수 있을 만큼 웃고 사는 듯합니다.       다만 이 시를 쓴 박용래 시인은 사람으로 태어나 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울었던 이였습니다. 생전 시인과 가까웠던 소설가 이문구 선생이 울지 않던 그를 본 것이 두 번밖에 되지 않았다고 회고할 만큼. 그는 갸륵한 것과 소박한 것과 조촐한 것과[…]

박용래, 「상치꽃 아욱꽃」
/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