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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부분

  • 작성일 2024-09-01
  • 조회수 541

   아주 작은 부분

 

구현우

 

   선반에는 한 바구니 귤이 있고 그러나 이는 단지 정물이다. 지금은 겨울이 아니므로. 무감하게 본다.

 

   보리차를 마신다 목을 축이는 정도로. 한 모금만 혀 밑에 머금고 가만있으면 어쩐지 오늘은 더 이상 말을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사인용 식탁에 일인분이 되지 않는 샐러드를 둔다. 나는 네가 있을 적에도 한 사람 몫을 하지 못했고 혼자 남아서도 하나밖에 안 되는 마음을 소분하곤 한다.

 

   점심을 거른 이유는 그저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동안 네가 나눠준 것에 대해 곱씹었다. 정오의 나른함 같은 것을. 나는 그것을 여태 아껴 먹고 있다.

 

   아몬드 세 알을 입에 넣고 이후에 할일을 생각했다. 열두 시가 되면 오늘이 끝난다는 것을 나는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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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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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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