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기원
- 작성일 200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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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기원
조연호
옥상에서 바람을 만지던 시간, 모두 비슷한 맛의 눈물을 흘린 시간. 길고 맑은 살의 우산을 펴고 바람은 누나의 물 빠진 치마와 놀았다. 포플러가 그린 난곡(難曲)의 악보 덕에 노래들은 하수처리장으로 떠가는 빨간 실지렁이들과 긴 여름을 함께 했다. 햇포도처럼 어젯밤이 무겁게 열리면 달은 자라던 것을 멈추고 다시 씨앗으로 돌아간다. 동생이 줄긋기 연습을 하던 시간, 팔뚝에 붉은 줄을 긋고 조용히 울던 시간. 내가 아는 모든 바람은 자기를 일으켜 세울 먼지 몇 줌을 쥐고 태어났었다. 난 단지 잡았던 끈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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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공포초원의 공포 조연호 1 잠들기 직전 초보 시인은 좋은 가부장의 시에 파묻혀 있었다. 직업으로서의 첫 감정 상태는 고작 코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을 뿐이지만 취미로서는 사나이에 성공했고 큰 활자의 매춘부가 달려 있었다. 이 세계에서 아직 다른 쪽 남자의 크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한다면 두께에 실패한 동굴 속의 빛에게도 친절을 끼워 넣을 수 있으리라. 왼발이 남긴 모래엔 오른발이 담긴 물 자국이 패여 있었다. 이족보행과 보행실조(步行失調)를 반복하는 나날 「예술은 전체가 아니라 각 조각에서 더 유한하고 더 나빠질 수 있는 비자연적 분류 아래의 순수한 정신」 작고 어리석은 모자 가득 이 따위 목신의 가루를 다져넣는 나는 영세생활인이 가난으로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무성함을 비방한다. 왜냐하면 음욕(淫慾)을 도우러 왔다는 것, 그것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는 자는 선한 자를 반복하고 사지 멀쩡 같은 일이 시에서 벌어진다. 고무나 플라스틱 같은 것을 가만히 씹고 있으면 각 나라에서 보내 온 단맛의 역사에게도 조그만 위협이 베풀어졌다. 신일 뿐 그 사생활까지 신은 아닌 작업장마다 시는 스스로를 광합성 하도록 둬도 좋은 물건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거지가 아니어서 교수자(絞首者)를 걸어두기 위한 나무를 빌어 오진 않는다. 그런 숲은 숲을 벌채하는 도구가 되어 곡조를 떼어 둔 무용한 발현악기일 뿐이므로 2 「고요는 생장점이다. 멈춤은 극복처럼 온다.」 이 시가 몰후(歿後)를 찾아다니는 청소부 벌레가 아니라면 세계 전체를 죽은 자 하나에 담는 일과 문학의 고별 능력이 동시적일 수 없다는 것은 이해될 수 없다. 향일성의 노력 위로 초록이 지나가는 식생활이 옛 시의 식탁이었다 하더라도, 오늘 손에 잡힌 한 줌의 색은 암말의 오줌에 고인 노을에 불과하다. 3 오늘 죽기를 결심한 자는 관자놀이 부근에 강을 만들고 그곳을 그리워하여라. 묘음조(妙音鳥)의 울음에는 채굴과 광업을 위한 자리가 몇 칸 비어 있었다, 특히 명복의 능력이 결여된 지하 육체노동의 부위가. 자기가 알지 못한 것을 생명으로 누리는 개체와 자기를 알지 못하는 생명을 누리는 개체 간의 문자적 차이 외에 고인에겐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고인의 영정은 점차 초식동물로 변해갔고 포식자 곁의 사람들은 초원의 공포를 느꼈다, 식물은 절대로 더럽혀지지 않다는 절대적 공포를. 허공엔 큰 활자의 매춘부가 달려 있었다. 천장은 모든 부위를 통틀어 유두의 능력이 도드라져 있었다. 밤하늘의 광해(光害)가 시인을 욕심쟁이로 만들기 때문에 새가 사람에게 붙잡힌다. 그러나 올빼미 안에서만 조금씩 집을 엮는 21세기 식물원 처녀들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식물원의 모든 기후가 그들로부터 진보를 시작했으니까 신이여 장애물이 아니라 인간이기를 결심한 애매한 사랑에게로 거인병(巨人病) 여자의 염색체가 엎질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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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미메시스 조연호 개 흉내 꿈의 원주(圓周)를 따라 돌던 해시계가 나에게 세상은 염소가 사과를 줍는 경탄이라고 말한다. 나의 수드라가 도살한 생물을 살리느라 뺨을 치며 나의 브라만이 애달프게 지능을 잃어가는 밤에 진주를 품은 자식을 팔아 인간의 벌판에 흩어놓은 품꾼은 배 아래쪽이 거대한 새떼로 덮여 있었다. ‘높은 능력 아니, 사람 아닌 솜씨를 주십시오’ 길손은 헛되어지는 그녀들을 생각한다. 지평선이 염색되어 가는 것은 쓸모없이 저녁에 내버려두는 우리가 회고에 젖는 첫 점토이자 유일한 손 반죽이기 때문이다. 얕아진다는 착각이 근대의 추락사들과 결별한다. 그대도 엎드려 양서류를 뜯어먹는 잠자리와 같이 꽃대에 앉아 소용돌이에 도는 예쁜 아가씨 피부마다 쓸수록 얕아지는 첫 문신의 글자를 적을 것인가? 이 위험천만은 밤이고자 하는 것엔 늘 뒤쳐졌으니 계절풍도 언제나 포(砲)를 가진 생물로 잔잔히 밤에 쏘아졌다. 그 어떤 올바른 헌금도 나를 천국의 날씨로 만들진 못하네. 개 흉내에서 언제나 사람 역할이던 아이는 오늘도 한 수레 가득 죽을 정도로 지쳐 있는 자기를 싣고 왔다. 하루의 기울기에도 육은 멸하고 그 어떤 어림짐작도 개 흉내를 관대한 신으로 만들진 못하네. 생명 흉내 작은 공간에게로 큰 공간이 다가오는 소리가 큰 공간에게로 작은 공간이 지나치는 소리에 편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여름 안에서 겨울을 고쳐보려고 노력했다. 아름다운 치마폭을 전쟁만큼 많이 가진 여신은 패배한 모두의 얼굴을 성기와 바꿔 달았다. 네가 양말마다 안에 긴 벌레를 넣고 빙빙 키 높이로 돌려대면 완전무장의 여신이 찾아와 갓 자른 월동무 같은 머리를 내밀었다. 이 이상 작은 공간에 더 이상의 작은 공간이 들어갈 수 없기 위해서만 세상은 균질하다는 소리가 그 입에서 쏟아졌다. 신의 이성애 빛, 그 빛깔의 포도들이 자랐다. 조금 쪼개자 안에선 취한 아버지 병사들이 목 없이 쏟아졌다. 세계의 어디선가 매번 양친을 죽이는 여신의 옷자락이 포도밭 가는 길마다 안개처럼 밟혔다. 돌고 있는 네 양말은 죽은 사람과 근연종(近緣種)이었다. 지네의 가운데 몇 토막만 남긴 사람도 당돌하지만 남은 토막만으로 복잡하게 다리를 접어대는 생명도 당돌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고요 흉내 고요를 흉내 내는 멈춰버린 잎이라 해도 관람권을 사야만 만날 수 있던 고향의 짐승처럼 성난 성기를 남녀노소에게 휘두를 수는 없겠지. 그것이 이제 와서는 흉내가 아니라서 슬프다. 밤의 재능이 정전(停電)인 사람은 착한 개가 깨물어둔 근방을 떠나지 않는다. 국망(國亡) 후 내 나라의 가게는 얼굴 모양의 빵을 굽고 눈구멍에 고기를 끼워 그 음식을 원한 하늘이 잔잔히 국격(國格)을 버리도록 종용했다. 많은 사후를 가진 사람도 변신과 이별의 장소로는 귀신의 학교임을 원치 않았다. 잘 물린 자국에는 첨자(添字)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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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의 집타향의 집(幻城) 조연호 대저택의 개 자랑꾼에겐 뗏목이 웃자란다. ‘자네는 이제 항해의 항해, 시체의 시체일세.’ 이 뱃사람은 정복해야 할 저무는 날 덕에 주조되지 않은 인간의 수와 항상 대등했다. 그러므로 그에겐 잠든 자를 훔치러 오는 도적이 없고 숯 그릇과 거리가 줄지 않는다. 무명지(無名指)로 엮인 뗏목이 떠간다. 조용한 오므리는 이 충견은 안내자로서의 뭔가가 그릇되어 있었다. 사람의 벌레가 가뭄의 신에 매달리면 천사는 이것을 거스르기 위해 입이 닿은 과일을 머리에서 떼어 둔다. 부은 발에게 모기장을 덮어 주러 갑니다. 할머니의 파티에서 무딘 칼을 휘두른 남자는 터진 알주머니일 뿐 아니라 저녁 공기의 것이기도 합니다. 큰 입의 복사술사와 짧은 손가락의 인형술사에겐 생것을 벗겨 돌과 기왓장 위에 찧은 것, 참으로 성긴 한 푼의 항해를 가르칩니다. 십자성호의 냄새 뒤를 따르는 개장수처럼 개여, 언젠가는 네게도 무명(無名)의 물이 탄생할 것이다. 대홍수가 일어나자 점토판 도서관의 책은 다시 흙으로 돌아갔다. 흙은 물고기의 옷을 입고 구술(口述)의 바다로 입문되었다. 점토의 프리즘이, 하늘의 붉은 머리가 도착한 곳에선 네 개의 곧은 다리와 한 개의 맑은 등이 뻗어 나왔다. 예찬 뒤에 거지를 감추면 내게도 코골이 하는 자의 모양대로 도적이 자라리라. 미래의 것에서 일하는 이 기계는 벌려 말린 생선이 되어 별에서 별로 흩어져 가고. 우리는 한 계절 동안 색이 비틀린 자리. 물을 마시러 온 악기처럼, 떠오른 손의 높이로 계절을 나눈다. 물에게도 사람의 두 눈이 파였다고 생각해도 좋다. 우리 모두는 타향의 집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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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청의 환성(幻城)쾌청의 환성(幻城) 조연호 나는 아침 해를 내팽개친 병거(兵車), 호리병의 노래에 보답한 새를 먹는다. 이로써 잘 씻은 계단은 젊은 독침 아래 있으리라. 많은 것이 여름 성곽을 괴롭혔다. 벌레의 울음도 제대로 벽돌을 조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리(黍離)의 나를 생각하면 육체 속에 자라는 한 가닥 벌레에 가슴이 찡해진다. 아마도 숲의 흑백은 크게 지고 있을 것이다. 검은 푯말을 쥐고 숲이 각자의 멧새에 찔려 간다. 물과 같이 불에 올라간 집들아, 몰락을 알고 싶다면 인간을 모사하라! 내 안엔 가축의 육정을 거스른 피아노가 자라고 이로써 잘 그어진 상처는 잘 구워진 어미 양 안에 있으리라. 아무리 몸집이 작아도 거인은 늘 있었다. 교우(敎友)의 시들은 이 점을 자주 개탄한다. 그리고 나이가 분명치 않은 아이를 삐죽삐죽 낳았다. 암사슴과 성기를 바꾼 채. 그들 아버지는 복 받은 사람이니 씨는 뿌리에 목 졸리지 않고는 살아날 수 없다. 음경 목걸이를 한 대천사가 구름을 뿌린다. 독을 품은 천남성 숲에서 염소는 게으른 음악을 씹고 하지만 어디론가 가기엔 이승의 염소는 너무 커져 있었다. 그때도 지혜를 따지기 위해 사람들의 뱃속엔 촛불이 켜져 있었다. 나의 성(城)은 할머니를 성애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로 인해 발자국을 타고 직진한다. 언젠가 우리들은 할머니의 자욱한 방을 찢어질 듯 들이마시고 물려받은 이바지의 옷감을 죄며 스스로에게 물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꿰어져 놀고 있을 때, 그때 자라도록 허락한 것은 누구라고 생각해? 오, 금생(今生)에 홀린 사람의 마음이 뱀처럼 찢어져 흩어지누나. 궁핍한 별이, 반짝이는 밤의 숯이 배꼽을 후비러 온다. 너무 많은 쾌청이 자신 외의 금붙이를 통해 광명을 설명하는 것과 유사한 광학으로 창을 깨뜨린다. 우리가 우리로부터 구해질 수 없을 만큼의 무게로 성숙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달력의 날들이 자각몽에 묻힌다. 던져진 바다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깊이를 인간의 이름으로 제방 삼은 일은 드물었으리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몇 등분이든 상관 않는 그녀들의 조각이 쾌청의 순애보이기를 다만 나는 바란다. 성 밖의 낮은 개가 뜯어먹어서 저문다. 이를 태양과 달이 큰 짐승으로 떨어져 뿔이 상한다고 말할 것인가? 밀물이 돌처럼, 돌이 열매처럼, 열매가 썰물처럼 잡귀마다 하루가 맺힌다. 화롱(花籠) 속의 밤이 다리 사이에 검은 지푸라기를 모으고 있었다. 이로써 문지기 여자는 신의 요리로 변해 있었다. 그 맛은 부러웠다. 이 여인은 나와 같이 버림받았는데도 털에 감싸인 한밤의 무서운 보물이 있으니까 아직 공경 받는다. 음울한 사과는 남은 하루의 절반을 벌레에게 떠맡기고 생명책 아래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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뀀의 장(章)뀀의 장(章) 조연호 인간이 느려진 바람 속은 풍요하고 무지한 것이었다. 귀신 들린 자를 사들인 자로 다시 세상에 등장하는 나에게 처마의 함석을 고요히 흔드는 귀틀은 인간과 쌀벌레의 사랑을 나눴다. 바람이 불면 벌레에게도 동정(童貞)이 생긴다. 젖이 없는 것으로 태어나 선악관과 생사관을 알 속에 넣어 두던 고작의 일이 문제적 인간과도 죽은 인간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쓰레기는 명절이길 기다렸다. 코를 잡고 열 바퀴를 돈 후 태양은 우리를 남겨 두고 혼자서 퇴행해 갔다. 빼놓은 반지 안쪽을 향해 길어져야 했던 숲을 뼈의 방향으로 삼던 사람 곁에서 멀리 뿔들이 무너질 수 없는 것을 들이받고 있었다. 주사위의 가장 아름다운 대목에서 첫 번째 물집을 빌려왔다. 그래도 인간으로 조금씩 자라 너를 엄마라 부른다. 청결도를 높인 촛불로 오래 파헤쳐진 두덩이 어떤 구부림으로도 겹치지 못할 수많은 별들의 냄새에 즐거워지고 있다. 너를 뿜을 수 있었기에 산모는 맨발을 치켜들 수 있었다. 죽은 것이 사람으로인지 동물로인지 알 수 없다는 자기 생각에 태어남은 취한다. 몸에 달려 있는 여러 개와 기나긴 말싸움을 하며 나의 향토는 살 밖을 진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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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것에 관하여검은 밤 뒤의 흰 밤 조연호 침대에 누워 창밖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소리에 의지해 생각한다. 나는 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또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고 있지 않은 모습으로 올 것이다. 이곳에 지금처럼 이렇듯 누워 울타리에 관한 책을 쥐고 울타리를 생각하며 오고 있는 나를 생각하듯이, 언젠가는 나도 책을 쥐고 침대에 누워 오후의 빛살 아래 아이들의 소음에 섞여 오고 있는 나와 가고 있는 나를 생각하는 나를 내가 가만히 생각해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것이고, 또 그때의 내가 지금처럼 장미가 흐르는 계절에 관한 책을 쥐고 언젠가 내가 울타리를 생각하며 침대에 누운 채 가고 있는 나를 생각하듯이, 내가 생각하는 것을 오고 있는 내가 또 생각할 때, 오고 있는 나와 가고 있는 나를 생각하는 나를 내가 가만히 생각해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생각하기 위해 잠시 책을 멈추는 나를 생각할 것이다. 결국 타인이라는 페니스를 얻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것이다. 나, 당신 그리고 다음 작가들과 함께 너를 떠난 나에게 나를 떠난 너의 무게를 재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갓난애의 약한 울음소리 같은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종이 위에 적으며 너는 어떤 변신으로 네 얼굴을 닦아 주고프냐? 두 조각난 계절은 변장을 하고 금명일(今明日)에게 눈구멍을 뚫는다. 하지만 이것은 눈을 흉내 낸 것에 불과합니다. 한쪽 눈에 너무 많은 빛들이 감겨 있군요. 단지 여러 이야기들일 뿐이고, 단지 그것을 한꺼번에 듣기를 원할 뿐입니다. 여동생은 아픈 자기 눈을 보면서 잠들었다. 찍힌 한 점에도 기울기가 있는 건 여동생의 이부자리에서 너무 늦게 핏기를 지운 계절 탓이다. 너무 기울어서 쏟아질 게 아주 없는 구름이 피부 아래를 흐른다면 그땐 차라리 심장에게 성기를 꽂을 것이다. 봐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잠들기 전의 물결에게로 이대로 감긴 채 영원히 목도리처럼 긴 피가 흐른다. 금박 페인트 통 위에 앉아 몰래 낳은 몇 개의 알조차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그녀들의 방법처럼 이것은 나의 동물군(群) 길 잃은 아이들은 남의 엄마를 향해 외쳤어 : 진정? 진정? 혼잣말을 거울에 문질러 마모시키면서 연애들은 밤새 모든 물음을 다 갈아 버렸다. 하지만 나는 나의 이별과 싸우지 않는 개 봐라, 세계가 어떻게 지져지고 있는지. 발길질처럼 너는 이별에 아주 인색한 사람과 만나러 다니고 늘 단답형으로 혼자 외롭게 기저귀를 만진다. 처음 듣는 합창의 후렴구가 지우개로부터 들려왔다. 氏는 지워진 글자와 자신을 분별할 수도 혼동할 수도 없었다. 저녁은 이미 잴 수 없는 크기가 된 바람에게 ‘말은 이로부터 올 것이다’라는 말을 들려주고 있었다. 죽은 사람을 풀리지 않는 방정식에 묶어 두는 일의 섭섭함이 이어졌다. 그가 짓밟은 것은 초인이었고 그것은 인간의 괴물에 불과했다. 氏는 “편지 속의 ‘시(詩)는 신앙가(信仰歌)의 거울에 비쳐진 시간의 변심에 불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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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밤 뒤의 흰 밤검은 밤 뒤의 흰 밤 조연호 # 자살 기도 후 아무튼 사과를 깎아 주려는 부모님의 태도와 같이 인간과 밀은 잠깐 지나는 비에 기대어 반성을 했다. 비는 상냥함과 과분함 사이사이에 검고 희게 펼쳐져 있었다. 낮은 층에 사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층(下層)의 아이들에게 나는 공군기지였고 비행기였던 아이들은 팔을 벌리고 내 등 위를 달렸다. 동료 같았던 기나긴 이륙 뭐랄까 이제는 신발 끈을 목에 감는 기분으로 아주 천천히 어두워지는 시간에 바늘의 정각을 맞춘다. 이사철에만 꿈꾸는 완벽한 집과 멈추지 않는 걸레질은 오랫동안 도돌이표를 나눴다. 세상의 모든 악몽을 그녀들로 편애하는 날 유언 집행인은 또 한 번 죗값의 동화를 읽는다. 결별은 반성의 위치가 될 수 있을까? 아직도 어색한, 사색의 이러한 싸움들. 장례식장의 피아노를 결혼식장의 피아노로 옮기기 위해 나쁜 의미로 누구든 네 개의 발을 가지고 태어났다. 저녁이 왔다. 저녁이 네 발로 우리에게 온 것은 저녁의 불운이다. ? 검은 밤 뒤의 흰 밤 음악실에서 뺨을 맞고 영원할 것처럼 누르고 있었던 가장 긴 C 북서풍의 맛 기껏 밤의 맛으로 흉수들은 특히 내게 다정히 혀를 내밀었다. 말라 가는 침 위에 이제는 내가 당신을 잊고 있다는 바다만이 고요히 남아 있습니다. 천칭자리에 무게가 같지 않은 두 무릎을 대 보는 날 ‘당신은 긍지 없는 나야’ 이런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침대는 아름다운 밤이라고 생각한 네 개의 다리 밑에 자꾸 마음을 숨기고 긍지 없는 길에 부스러기 엄마들을 떨어뜨려 주었다. 그걸 줍기 위해 무죄한 소년이 네 발로 땅에 쏟아지고 있었다. 조용히 소독되는 기적 머리 먹힌 사마귀의 계절 기도가 충치처럼 흔들리고 있으니 메아리로 돌아오는 내 고백에게 포충망을 걸고 모기약을 뿌릴 테다. ♭ 아니면 밤을 태우고 촛농으로 귀를 빡빡 씻을 테다. 항상 구름을 떠나보내는 건 집사 생활기 속 어디로도 돌지 않는 풍향계 따위 검게 탄 한밤의 심지가 하염없이 하루 위로 돌아오는 것 따위 북서풍의 맛 기껏 밤의 맛으로 천창(天窓)에 깊이가 다른 손가락을 묻는다. 버려진 양수책상과 편수책상의 손잡이를 저녁은 처량히도 비틀었다. 몹시도 바깥은 해로워서 온몸에 미리 상처를 발라야 했지, 살 틈에서 들려오는 노래보다 더 넓은 폭의 건반을 이루려고 대개는 사라진 것들이 그런 식으로 그립다. 검은건반의 맛 기껏 흰건반이 뒤집힌 맛으로 까마귀와 창밖이 밤새 되새긴 새로운 후회는 계절이 자기들에게 짖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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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종하는 사람들착종하는 사람들 조연호 죽은 새의 턱뼈는 서글프게 웃고 있었다. 아름다운 수상도시는 모래 틈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영원히 확인하고 싶지 않은 하나의 사실처럼 언 손이 녹는다. 아무도 자기가 죽을 물웅덩이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그 물의 냄새쯤은 안다. 봉해진 입이 되기 위해 죽은 새는 이곳이 짠맛으로 가득 차는 걸 바닥부터 모두 지켜봤다. 검은 옥수수를 쥔 아이들아, 우리는 외로운 사람이었고 오래된 사람이었다. 우리보다 더 오래된 사람들을 물 밑에서 꺼내기 위해 너희들이 태어났다. 이리저리 눕는 밀밭 가까이 오늘은 악몽을 쥐며 잎들이 어둠과 관련되는 날. 몸 어디도 흐를 곳이 없기에 식물은 자기가 잠근 문 뒤에서 검은 뿌리와 함께 춤을 춘다. 이것은 단지 난청이 되기를 원하는 바람인가. 새는 놀라워진다, 자신을 움직이는 모래와 사구(砂丘)로 착각하면서. 집시들은 어느 날 빈터에 몰려와 천막을 치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문득 천막을 접고 사라진다. 그건 내가 본 어느 발병(發病)과도 같았고 어쩌면 마지막 단계의 진화처럼 보이기도 했다. 매달린 드라이플라워와 길고 긴 지느러미를 더듬으며 부서지기 쉬운 뼈 이야기를 나눴다. 척추에 달라붙은 많은 가시처럼, 역석 위의 그림 문자처럼, 꼭 이 방에서만 꾸는 기묘한 달력의 꿈. 태양은 저렇게 망각곡선을 닮아 끝이 희미해지는데 바람에게로 떠나는 그리운 집들은 없었다. 집시의 원뜻은 ‘날아다니는 새’다. 네가 살아온 모든 나날과 완벽하게 똑같은 질문을 내게 한다면 나는 날아다니는 새처럼 여러 대답을 하겠다. 순수히 병명(病名)으로만 이루어진 대답을 하겠다. 피가 섞이는 최초의 방식에 대해. 신의 독서방식에 대해. 사랑하면 안 되는 구름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름에 대해. 정원사는 사라지지 않는 별자리를 향해 가위질 한다. 이 계절에 발작 간격과 열매의 속도는 동등해지고 나는 침 흘리는 사람이 글씨 쓰는 것과 삐뚤삐뚤 쓴 ‘엄마’ 위에 떨어지는 침을 보았다. 만보기(萬步機)를 찬 사람이 공원을 한 번 왕복할 때, 물구나무 선 아이들에게서 모든 구름이 다 빠져나올 때, 죽은 새는 날아가는 새를 늘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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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의 나날키신의 나날 조연호 쉴 겸 페인트가 마르지 않은 벤치에 앉았다가 할머니는 붉은 색이 되어 돌아왔다 우리 할머니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씨발 주여 소리치고 중요한 건 똥도 먹었다는 것 갈대꽃 다 피었고 양말에 담긴 듯한 기분이 들 때 하염없이 듣던 모스크바 청중들의 박수 소리 키신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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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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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야외철저한 야외 조연호 물고기는 유리병처럼 물을 얼마쯤 쏟았다. 내 고향에선 비를 맞고 남의 배를 만져주는 게 풍습. 덧문을 꽉 닫고 내 체온이 낯설게 부풀 때까지 잠을 잤다. 머리맡의 그림자는 한 번은 위작이었고 한 번은 진품. 새를 볼 수 없는 계절도 있었다. 엄마는 양말을 신고 잠들고 간판들이 반짝이는 골목길에 돌처럼 앉아 구기자차를 먹었다. 태양에서 구름이 한 방울씩 빠져나올 때, 검은 엄마를 가진 애들에게 욕을 하던 곳. 그 애들이 맞을 땐 나이답지 않은 한숨 한 번, 비 오는 날엔 그걸 또 한 번. 가로등이 빙글빙글 수족관 물고기의 시린 등을 치료할 때, 손발이 얼음장인 엄마가 더운물과 찬물을 번갈아 마셨다. 허공은 날개 터는 소리로 채워지기 좋은 곳이야, 그곳에서 검게 칠해 본 적 없는 얼굴을 조금씩 아끼며 나눠 그리자. 검은 애들이 흰 엄마와 검은 아빠를 자랑할 때, 나는 새끼 새처럼 빽빽거리며 이 방 저 방을 열어보고 부엌에 앉아 오물오물 생쌀을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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