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우리동네 놀러와] 삼천포로 한 번 빠져 보세요

  • 작성일 2013-05-15

 

 

삼천포로 한 번 빠져 보세요

 

조인영

 

 

  저는 삼천포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삼천포라는 곳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1995년에 삼천포시와 사천읍이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천포는 여전히 삼천포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삼천포 여자고등학교, 삼천포 도서관 등 장소의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사는 지역의 이름은 경상남도 사천시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이 내가 사는 곳을 물으면 늘 삼천포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삼천포가 어디지?’ 혹은 ‘아~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그곳이 실재하는 지역이었나?’ 하는 반응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삼천포를 잘 모르는데도 경남 사천이 아닌 삼천포라고 대답하는 이유는 저의 지난 추억이 깃들어 있는 삼천포를 잊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삼천포에서 깃든 추억의 장소 세 군데를 지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추억의 장소는 경남 사천의 지산마을입니다. 이곳은 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릴 때 살던 동네이자 작은 농촌마을입니다. 그곳은 대나무 숲이 올곧게 자라고 있는 작은 산을 등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밤이 되면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에 집중하면서 적막한 순간을 즐기곤 했었습니다. 우리 집 앞마당에는 우물과 함께 작은 정원이 가꿔져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무궁화, 철쭉, 장미, 무화과나무, 단풍나무 등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아버지는 울창한 향나무의 가지와 잎들을 자르곤 하셨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늘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봤었습니다. 가지와 잎들을 자르면서 그때 아버지가 하셨던 ‘나무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거야.’라는 말과 커다란 가위로 ‘착착’ 자르는 소리는 여전히 귀에 맴돌 정도로 잊히지 않습니다. 일 년에 눈을 보기가 어려운 지역이고 눈썰매장 또한 거리가 멀어서 자주 가지 못했지만 마을 뒷산이 있어 여느 눈썰매장 부럽지 않았습니다. 마을 뒷산은 포대 하나와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바람을 가르며 풀냄새와 함께 스릴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저녁에 친구와 함께 논두렁 옆의 길을 걷다가 밤하늘을 봤는데 별들이 쏟아질 듯이 반짝이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별똥별들이 우리 동네 어느 밭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것 같아서 별을 잡아보겠다고 손을 뻗으며 뛰어다녔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곳을 떠나서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 꿈에 지산마을이 나올 정도로 매우 그립습니다.

 

teen-im-09

  튼튼한 두 다리와 포대 하나만 있으면 여느 눈썰매장 부럽지 않았던 뒷산

 

teen-im-08

  무수히 많은 별똥별이 떨어지던 하늘과 그 별동별을 잡아보겠다며 뛰어다녔던 길

 

teen-im-07

 집에 돌아간다고 인사하니까 손 흔들어주시던 동네 할아버지

 

 두 번째 추억의 장소는 삼천포시립도서관입니다. 삼천포시립도서관은 제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가게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까웠기에 글을 떼기 시작한 무렵부터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고 저에게 놀이터였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서관에는 저만의 지정석이 있습니다. 3층 종합자료실의 빽빽한 책장들 옆의 넓은 유리창 아래입니다. 사실 도서관은 아무리 조용하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오고 가기 때문에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데, 이 자리는 구석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서 집중이 잘 되고 늘 창가 아래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 혼자 도서관에 있는 듯한 기분과 함께 수 만권의 책들이 꽂힌 서재를 가진 기분이 들어서 정말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 앉으면 제가 더 어렸을 때 이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작가라는 꿈을 키워나가던 기억이 나서 저에겐 아주 소중합니다.

 

teen-im-06

 

teen-im-05

 

teen-im-05-1

 

 세 번째 추억의 장소는 삼천포 수협 활어위판장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는 아침 반찬거리로 신선한 생선을 올리기 위해 새벽부터 나갈 준비를 하셨고 저는 그 소리에 깨어나 엄마를 졸라서 함께 활어위판장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졸음이 오는 눈을 비비며 들어선 활어위판장은 역동적이었습니다. 푸드덕거리는 물고기로 인해 튄 물에 짜증이 나기보다는 가까이 다가가 물고기의 생기를 관찰하는 것이 저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활어위판장을 잠깐 소개하자면 거기서는 생선의 위탁판매와 경매, 보관, 생선회 만드는 과정 등 활어위판의 모든 과정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경매 과정을 구경할 수 있고 신선한 회를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근처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적이 있는 삼천포 대교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야경과 바다에 비친 빛들을 바라보노라면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기에 이곳은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teen-im-04

 

teen-im-03

 

teen-im-02

 

teen-im-01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답은 아닙니다. 삼천포의 아름다움은 무궁무진하여 이것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도심의 딱딱한 일상 속에서 나와 삼천포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진 않으십니까? 푸른 물결의 바다와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빼어난 자연경관에 아름답고 정이 많은 삼천포로 제대로 빠져보세요~



   《글틴 웹진》

 

추천 콘텐츠

문장웹진 모색

자유롭게 길 잃기

[레지던시 일기-협성마리나 G7] 자유롭게 길 잃기 윤슬빛 유난히 길을 잘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난히 길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지요. 아무래도 저는 후자 쪽이라 어딜 가나 비슷비슷해 보이는 길 앞에서 매번 난감해지곤 합니다. 누군가에게 정확한 위치를 설명할 수도 없고 이 방향이 맞는지 저 방향이 맞는지 확신할 수도 없으니까요. 다행히 “모든 길은 다 연결되어 있다!”라는 아버지의 강건한 호언장담을 들으며 자란 터라, ‘언젠가는 도착하겠지’ 하는 대책 없는 낙관으로 매번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간답니다. 언제든 어떻게든 가고자 하는 곳에 다다르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이랄까요. 오도카니 앉아 지난 기억을 되새기며 레지던시 일기를 쓰자니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낯선 부산역 주위를 하염없이 빙빙 돌았던 첫날이 떠오릅니다. 분명 지도에는 길이 있는데, 거의 다 온 게 맞는 것 같은데…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어김없이, 도무지 목적지가 보이질 않았지요. 안내문을 꼼꼼히 읽지 않아 자주 곤란해지는 사람에 대해 써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며 자분자분 오래 걸었습니다. 무작정 헤매고 있는데도 전혀 조급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오롯이 읽고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게 그저 기뻐서 다른 건 아무래도 괜찮았거든요. 일상으로 돌아와 비슷비슷한 하루를 무심코 흘려보내다 보면 문득문득 부산역 10번 출구를 가로질러 걷던 하늘광장이 떠오릅니다. 멀리 내다보이던 희부연 바다와 거세게 불던 바닷바람과 공사장의 소음이 제 안에서 소란스럽게 되살아납니다. 흔들거리는 그 길을 빈번히 걸으며,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과 어디선가 돌아온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이 도시를 잠깐 사랑하러 온 사람들도요. 혼자, 혹은 여럿이 빚어내고 있는 찰나를 슬쩍슬쩍 엿보며 ‘다들 이렇게 흔들리면서 사는 거겠지’ 싶어 괜스레 애틋해지곤 했지요. 일부러 비워둔 시간 사이사이에 모르는 사람들의 표정과 그림자가 천천히 스며들었습니다. 차근차근 쓰다 보니 사람, 사람이란 말을 참 많이 적고 있네요. 문학을 하는 일이 삶을, 사람을 들여다보는 일과 다르지 않아서인가 봅니다.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이 불가해한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살아가는 모두가 무엇을 붙들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지 헤아려보려면 잠깐 멈춰야 한다는 걸 다시금 배운 날들이었습니다. 돌이켜볼수록 참 귀한 3월이었어요. 호된 꽃샘추위에 웅크리고 다니면서도 종종 등 뒤가 뭉근히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더운물이 찰랑찰랑 차오르는 것 같던 오롯한 충만함 덕분이겠죠.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잘 상상할 수 없었는데 별 의미도 없이 느긋하게 사위를 둘러보던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이렇게만 살면 참 좋겠다’ 싶기도 했답니다. 헐겁던 읽기 목록이 다시 빼곡해졌고 흘려 쓴 것과 흘려보낸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채우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쉼표와 마침표를 들여다보고, 물음표와 느낌표의 질감을

  • 윤슬빛
  • 2026-06-01

문장웹진 모색

나미나라공화국의 이야기 요정을 보았니?

[레지던시 일기 – 남이섬 호텔정관루] 나미나라공화국의 이야기 요정을 보았니? 하신하 편집회의까지 마치고 마감을 이미 한번 연기한 장편 동화의 원고를 머릿속에 짊어지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에 올랐다. 배는 물길을 헤치고 유유히 남이섬으로 다가갔다. 나는 저 섬을 거나한 술판이 벌어지는 대학생 MT 장소로, 한여름의 활기와 젊음의 싱그러움이 가득 담긴 노래가 흘러나오는 강변가요제로, 또 유명한 드라마의 한 장면을 찍어 관광객이 북적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원지로 알고 있었다. 이후 남이섬에서 국제 규모의 어린이책 축제가 열린다는 유명세는 익히 들었지만, 직접 참여한 경험은 없었다. 배 안에서 들리는 말들이 서로 다른 걸로 보아 아시아의 다양한 국적으로 짐작되는 낯선 관광객 무리 속으로 조용히 스며 들어갔다. 남이섬에 도착해 배에서 내렸을 때 나는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소인국 안에서 눈을 뜬 거인 걸리버가 된 기분이었다. 언제나 함께하는 물리적인 몸의 무거움에 마감을 넘겼다는 마음의 무게까지 더해져 나는 이미 거인만큼 천근만근이었다. 내가 지낼 숙소인 YUSOF 방의 문을 열자 말레이시아의 그림책 작가 유소프가 그린 코끼리들이 나를 반겼다. 나에겐 2주 안에 원고를 마무리해서 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코끼리보다 더 무거웠기 때문에 벽을 가득 채운 코끼리 그림은 한없이 천진난만하게 다가왔다. 조금 전까지 여행의 즐거움에 들떠 남이섬 안을 훑고 다니는 관광객들의 무리에 속해있었던 터라 레지던시 숙소 근처의 한적함은 다른 시공간에 들어선 듯 낯설었다.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빠져나간 밤에는 침묵과 어둠이 숙소 주위에 깊게 내려앉았다. 남이섬을 산책하는 새벽과 저녁 시간에 나는 거인국에 도착한 작디작은 걸리버가 되었다. 화려한 깃털로 있는 힘껏 자신을 뽐내는 공작과 내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 아는 척을 하며 다가와 내가 가지고 다니는 견과류를 뺏어가는 토끼들. 일정한 동선으로 직원처럼 일하는 듯한 오리와 거위 무리. 뺏어갈 천적이 없는 듯한데도 무언가를 숨기느라 바쁘디바쁜 다람쥐와 청설모, 그리고 마감의 시간 또한 지나가리라며 천천히 흐르는 물과 이 모든 풍경을 내려다보며 감싸주는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나는 작고도 작은 사람이었다. 자연의 한구석을 차지한 작은 걸리버는 조용하고 겸손하게 다른 생명체들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며 돌아다녔다. 식당이나 카페, 도서관이나 미술관에는 최대한 관광객처럼 위장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잠시 머뭇거리고 있으면 어디에선가 지켜보고 있던 남이섬의 직원들이 “작가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반갑게 웃으며 다가온다. 어디를 가든 늘 한 사람쯤은 다가와 혹시 우리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무리 속 위장술이 뛰어난 내가 관광객이 아니라 레지던시 작가라는 것을 남이섬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다. 직원들은 미소를 띠고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는 일정한 사회적 거리를 두고 바라보지만, 내가 신호만 보내면 당장이라도 뛰어오겠다는 서비스

  • 하신하
  • 2026-06-01

문장웹진 모색

당신 이야기의 유령 콘셉트는 낙관적인 것이지요? 유령이란 존재 자체가 사후세계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 아니오? 그러니 낙관적이지요.

[레지던시 일기-서울프린스호텔] 당신 이야기의 유령 콘셉트는 낙관적인 것이지요? 유령이란 존재 자체가 사후세계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 아니오? 그러니 낙관적이지요.1) 서윤빈 우선 하나 고백하면서 시작하겠다. 나는 여태 진실한 에세이를 써 본 적이 없다. 일곱 권의 책을 냈으니 적어도 일곱 번은 에세이 내지는 에세이격에 해당하는 작가의 말을 썼다는 뜻인데, 그중에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지 않은 것은 단 한 편도 없었다. 아주 현실적으로 보이는 몇 편의 글에서도 나는 아무도 알지 못할 거짓말을 섞어 넣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쓸 수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별로 인기가 없는 사람이고, 인기가 없다는 건 내가 별로 흥미롭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일 테니까.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건 작가로서 죄를 범하는 일처럼 느껴졌으니까. 문제는 이 글에서는 거짓말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원고 청탁 내용 자체가 호텔 프린스 ‘소설가의 방’ 사업에 선정된 작가의 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소설가의 방’이 10년이 넘는 연식을 가진 장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하반기에 각각 6명의 작가가 머물렀다고 치면 대충 추산해 봐도 여태 120명 이상의 소설가가 호텔 프린스에 머물렀다는 결론이 나온다. 만약 무언가를 꾸며내어 쓴다면 그들 중 누군가는 분명 알아차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어깨가 딱딱하게 굳으면서 글이 턱 막혔다. 망상과 기현상 없는 글은 어떻게 쓰는 거였더라? 일단은 내가 벌인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일들을 떠올려 보자. 틀렸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유튜브 영상을 몇 편 찍은 것, 장편 소설 원고를 쓴 것, 가능한 조식을 챙겨 먹으려고 애쓴 것 정도가 전부였다. 남들 다 한다는 산책도 거의 하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명동에 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없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시트를 갈아주는 새하얀 침대의 느낌이 꽤 각별하기는 했으나… 그거야말로 120여 명의 작가가 다 아는 지루한 이야기겠지. 하지만 그게 꼭 내 잘못이기만 할까? 지금 객실에 관해 생각하면 객실의 공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먼지 냄새와 함께 감돌던 어떤 끈적한 기운. 그 기운은 내 몸에 부드러이 달라붙어 나를 잠으로 이끌곤 했다. 혹시 그 기운이 수많은 작가가 거쳐 간 흔적이었던 건 아닐까? 얼핏 깨끗해 보이는 객실의 벽지와 침대 시트에 사실 앞서 머물렀던 작가들의 땀과 한숨, 권태가 지층처럼 쌓여 있었던 것이다. 작가 레지던시답게 ‘소설가의 방’ 중 한 객실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 귀신 역시 축적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귀신은 한밤중에 슬쩍 나타나 소설가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렇게 속삭이겠지. — 특별한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아. 너도 알잖아. 물론 내 방에는 귀신이 나오지 않았으니 귀신이 정말로 어떤 스타일인지 나는 잘 모른다. 내가 오해했다면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하지만 나도 서

  • 서윤빈
  • 2026-06-01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세요.
  • 욕설, 비방, 혐오 표현 및 과도한 홍보성 내용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운영 정책에 위반되는 댓글은 사전 안내 없이 숨김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