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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은 어떤 소리일까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7-16
  • 조회수 748

이번 여름에는 유난히 두통이 자주 온다. 아마도,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서일 것이다. 하늘을 보면, 여름의 맑은 햇빛보다, 어두운 먹구름이 껴있고, 땡볕이라 불리는 태양 빛의 더위보다, 습기 찬 공기의 더위가 살을 만지는 듯했다. 이를 보고 있으면, 윤이안 작가의 소설 <온난한 날들>의 대사 한 줄이 떠오른다. 

"이 정도면 이제 아열대성 기후라고 해야 되지 않아요?" 

이 소설의 짧은 문장이 올여름, 혹은 올봄의 기후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위 소설을 알게 된 작년까지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열여덟이 된 2025년도의 여름을 보면, 위 문장과 현 상황이 일치되는 것 같다. 단순, 농담으로 치부되던 말들이 당연하다시피 현실이 되는 것 같다.


2025년도 6월이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초여름의 더위가 내 살에 닿기를 거부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습기를 잔뜩 먹은 공기가 내 살에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다.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 숨쉬기가 어려워졌고, 일방적으로 더운 것이 아닌 불쾌하다고 느낄 정도로 뜨거웠다.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관계, 특히 동생과의 관계에서 짜증이 많아졌다. 방송에서는 "불쾌지수가 높아져"라는 말로 현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 원인이 자연이라고, 기후 변화라고 이야기했다. 

"그래, 날씨 때문에 그런 거야."

 "이사 해서 그런 거야." 

이런 말들로 변화에서 오는 짜증을 합리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계속 날씨 탓을 할 수는 없었다. 나 역시 날씨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자, 하나의 생명체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지내던 7월 16일 밤, 가족들과 밤 산책을 끝내고, 잠을 자려고 했다. 아직 이곳으로 이사 온 지 2주밖에 안 돼서 그런지 잠에 들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계속 뒤척이고, 어둠 속에서 휴대폰만 보다가 잠들기를 반복했다. 아마, 새로운 곳이라 불안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어젯밤은 한 가지의 소음이 계속 내 귀를 맴돌았다. 

"개굴개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였다. 그들은 뭐가 그리 좋아서, 비가 오는 날에 이렇게 울어 대는 것일까? 자신들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는 걸까? 개구리들의 관점에서 사람들은 천적일 것인데 말이다. 그런 개구리들처럼 나 역시,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수면의 천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바람은 비바람처럼 강하게 불었고, 빗소리 역시 강하게 떨어져서 그런지, 집 안은 시원했다. 그래서 그럴까?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잠을 잡아먹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단순 소음이 아닌, 그들의 소통 방식이라 생각했다. 인간의 언어로는 알아듣지 못하는, 동물들 사이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일상적인 대화와 응급한 대화가 그들 사이에 섞여 있는 듯했다.

 "비 많이 오니까, 조심해."

 "이곳은 곧 있으면, 물이 불어나니까, 빨리 대피 하십시오." 

"도와주세요."

와 같은 말들이 인간과 다른 동물, 그리고 개구리라는 한 종족에게 알리는 듯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기분과 위협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누워서 들어만 주었다. 짜증 내지 않고 바람에 살갗을 스치며 잠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오전 7시였다. 평소보다 오래 잤다. 특히 여름 들어서는 제일 늦게 일어난 것 같다. 아마도, 비가 와서 시원하게 잤기 때문일 것이다. 그 덕분에 몸은 개운했지만, 머리는 아팠고, 아침 시간의 루틴은 깨졌다. 정신없이 아침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동생이 한마디를 했다. "오늘은 짹짹이가 이 시간에 울지 않네." 그렇다. 매일 같은 시간 울었던 동네 잡새가 오늘은 울지 않았다. 어제 내리던 비를 피해 다른 곳으로 날아간 것 같지만, 잡아먹혔거나, 얼어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비슷한 하루에서 존재 하나가 지워졌다. 뜨거운 수증기는 하늘에서 물이 되어 내리지만, 공기는 차가웠다.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내 하루에도, 기후에도.


 며칠 전 이런 말을 들었다. "이제는 장마가 아니고, 장마철이라고 하네." 그렇다. 우리가 지금 지내고 있는 2025의 여름에는 장마는 없고, 장마철이 있다. 그 속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불쾌지수는 일상이 되어 갔다. 생물은 많은 진화를 통해,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인간도 그렇고, 동물들도 그렇고. 우리는 지금도 바뀌어 가는 자연 속에서, 끝없이 진화하고, 퇴화하고 있다. 이는 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개구리가 어제저녁에 운 걸까? 변화가 무섭지만, 변화해야 하는 살아가고, 살아가야 할 생명들의 의지이자, 책임이었을까? 이런 생각들이 생긴다.


누구의 잘못으로 끝낼 생각은 없다. 단지, 한 초등학생의 형이자, 살아가야 할 사람으로서, 묘한 책임감이 생긴다. 물론 나는 환경적 변화에서 자유로운 존재도 아닌 인간이자, 이 변화를 만든 한 인간이다. 그럼에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다른 생멍들과 함께 책임지며,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단순한 농담이었던 상상을 다시 현실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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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수필은 올 1월 이후 오랜만에 올리네요^^; 어제 생각한 단상에서 여기까지 뻗었네요.ㅎㅎ 아무튼 다시 글 써야겠어요.^^

    • 2025-07-16 16:11:28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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