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아
- 작성자 이도화
- 작성일 2025-05-07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492
거뭇한 새벽에 비오니
꾸역 꾸역 기어온 지렁이
푸르게 변한 이 햇살 밑에서
어찌 살아돌아갈터이니
아까 기던 힘 다 바쳐
가까이 있을 화분찾는 지렁아
마침내 힘잃어 철푸덕 드리누운
지렁아
딱딱하게 굳어버린 네 피부가
어쩌면 내게 가장 필요한가보다
지렁아
추천 콘텐츠
따뜻한 물줄기 들이붓는 샤워기 밑에하얀 연기가 자욱한 저 뿌연 거울은한 남자의 검은색만 흐릿하게 비추고다채롭던 색깔은 연기 속에 덥힌다졸졸 흐르는 물이 정수리에 닿고서물소리 듣던 귀로살며시 뜨던 눈으로살살 숨 쉬던 코로줄줄 흘러 들어가고머릿속 꽁꽁 얼었던 생각들을물로 가득히 메워 녹인다마침내 물을 끄고 거울 속에다시 선명한 내가 다가오면수건으로 물을 닦아내고이내 까마득히 잊고서일상으로 돌아간다
- 이도화
- 2025-10-03
일렬로 줄지은 건물들이 뭐 기다리는지 위에 저무는 노을빛들이 차례대로 비슷한 건물 사이에 제 짝에게 간다 아직 닿아본 적이 없는 입술들처럼 곧 저물 햇빛들이 건물 옥상 끄트머리에 뒷목 슬그머니 손으로 감싸 받쳐 입 맞춘다 강하게 부드럽게 맞닿아있는 그들의 조화가 처음의 것일 수가 없다 왜일까 건물 위 저 햇빛들이 무엇 하나 다짐한 듯 무심해 보여도 절대 건물을 놓아주지 않았다 서로 처음 마주 보던 그때 한번 떠올리던 건물들의 다음 아침엔 볼 수 있을 거라며 이제 그만 놓아주는 작별키스다
- 이도화
- 2025-09-28
아직은 붉은빛이우리 감싸 옥죄어파란빛 기다리는우리 발 굳어 있다스치듯 도로 활보하는 자동차만이 무서워서일까알록달록 저 아이들도얌전히 숨죽일 때,회색 새우등 노인 하나붉은빛 뚫으려터벅터벅느릿한 발걸음 내던진다아이들 숨 죽은 눈빛일 때앞만 보는 노인 그저 터벅터벅장밋빛 도화지들쑥날쑥 찢어가마침내 건너편 도로에 갔다우리 서로 부끄러운 눈크게 뜨고 속삭인다아마 새파란 운이노인 손 끌고붉은색 걷어줬다아직도 붉은빛이불쑥 앞에 가로막아우리 다시 얼어버렸다
- 이도화
- 2025-09-2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이도화 님께서 올려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짧은 형식 안에서 지렁이라는 작고 무력한 존재를 그려 보고자 하는 시도로 읽혔는데요. 시의 전반적인 흐름이 단조롭고 이미지 구성이 평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 "햇살", "화분" 등의 시어도 익숙한 범주 안에 머물고 있지요. "지렁이"는 단순한 관찰 대상에 그치지 않고 화자의 구체적 감정이나 상황과 연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 연은 인상적이지만 그 결말에 도달하기까지의 감정 흐름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화자가 "지렁이"를 어떤 (고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고 그 시각에 맞춰 언어를 조정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