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소리] 관성을 벗어나는 탈주선 만들기 with 강상헌 시인
- 작성일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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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강상헌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강상헌 시인 (https://www.instagram.com/pheliaoh)
2018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첫 시집 『유원지 왔니?』를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강상헌 시집『유원지 왔니?』수록 시「문예 비창작」 중에서
00:55 자기소개 & 근황토크
05:30 유령이...유원지 왔니?
10:50 구테 로이테 (안돼 나갈 수 없어)
20:15 시쓰기에 있어서의 '탈주'
25:43 '우리는 웃으며 자리를 파했다'는 실화입니다
30:33 상헌 시인님께 사랑이란?
35:47 맨몸 운동과 와인
40:30 책낭독
43:23 출연소감, 향후계획
[주요내용]
Q. DJ 우다영 : 시집 출간 후 바쁘게 지내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강상헌 시인 : 이번 달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고요. 1월에 북토크 한 번 하고, 12월에 책 나와서 출간 파티를 제가 열었어요. 그걸 하면서 유난 좀 떨고, 한 번에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Q. 첫 시집인 『유원지 왔니?』를 출간하며 느끼신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이 시집이 저의 20대를 결산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20대에 많은 걸 두려워하고 망설이고 주의력 결핍도 심하고 사랑도 많이 하고 친구도 많이 사귄 순간들이 녹아 있고, 그때의 고민이나 번뇌가 많이 담긴 시집이지 않을까 싶고요. 지금의 제가 이 시집 속 화자와 비슷한지 생각했을 때는 조금 멀어져 왔다,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때 하던 고민을 하고 있나 되물어봤을 때 안 하는 것도 같고요. 시간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저와는 거리가 있는 시집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유원지 왔니?』의 표지에서 어떤 느낌을 주고 싶으셨는지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A. 제가 책을 낸 곳이 출판사 ‘봄날의 책’인데요. 여기는 표지에 랩핑이 되어 있어요. 거기에 제목이 쓰여 있는데, 제 시집의 제목이 『유원지 왔니?』 잖아요. 표지에는 유령의 얼굴이 있고요. 유령이 유원지 왔는지 물어보는 거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저렇게 크롭을 요청했어요. 원래 유령의 얼굴은 전체 그림상에서 희미하고 작게 등장하거든요. 출판사에서 작가가 원하는 표지를 고를 수 있게 먼저 주시고요. 컨텍해서 성사가 되면 실을 수 있게 되는데, 저는 다행히도 제가 몇 년 전 미술관에서 근무할 때 전시하셨던 작가님의 작품을 실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어서 골랐어요.
Q. 목차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성하시며 시인님께서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A. 아마 모든 작가들이 그렇겠지만, 직관적인 가독성을 가장 신경 쓴 것 같아요. 원래는 5부 구성이었는데, 친구들에게도 많이 보여주었고요. 공통적인 피드백이 ‘너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시를 앞에 배치하는 게 어떻겠느냐’였어요. 그런 피드백을 수용해서 1부에는 나에 관한, 나의 감정이나 나의 이야기에 가까운 것을 배치했고요. 2부에는 내가 생각하는 대안적이면서도 이상적이고도 고통스러운 가정으로 뻗어나갔고, 3부에서는 제가 읽어왔던 책들을 레퍼런스로 삼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과 대화하는 느낌으로 쓴 시들을 배치했어요. 나에서 가족, 다른 작가, 사회로 넓혀나가는 쪽으로 구성했습니다.
Q. 1부의 첫 시는 「구테 로이테(Gute Leute)」입니다. 독일어로 ‘좋은 사람들’이라는 의미인데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이 시집을 엮기까지 굉장히 많이 굴러다니며 많은 친구를 사귀었어요. 그 친구 중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아주는 친구다 싶었던 무리가 있었거든요. 이 시는 그 친구들에게 전하는 시인데요. 내가 시적으로,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뭔지 직관적으로 제일 잘 알아주는 사람들에게는 나를 온전히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거 아니에요. 여기에서 쓰이는 이상한 말투, 자의적인 단어 사용 같은 것들은 그 친구들을 보며 ‘이렇게 해도 되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사용했어요. 저만의 말투가 범벅된 작품이고, 제게 용기를 준 친구들에게 준 시예요. 그 친구들과 처음 만난 카페의 이름이 구테 로이테예요.
Q. 시집의 제목인 『유원지 왔니?』는 직접 들으신 적 있는 질문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사회복무를 했는데요. 사회복무는 훈련소만 한 달 가고 민간인이 되거든요. 군기가 좀 빠져있어요. 저도 그랬고, 제 친구도 그랬어요. 제 친구 중에 까불이 같은 친구가 있었거든요. 걔 별명이 ‘건모’였어요. 맨날 춤추고 노래 부르고 윗사람들이 와도 까불거려서요. 제가 아니라 걔한테 상사님이 와서 ‘너 유원지 왔어?’라고 매일 하는 거예요. 상사도 얘를 혼내려는 의도는 아니었고요. 저는 그걸 들으면서 그때는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고, 유원지라는 말을 사람 입에서 나오는 걸 처음 들었거든요. 그런 말투로 들리니까 되게 신기한 거예요. 군대라는 곳은 폭력이나 억압의 장소인데, 어차피 한 달 안에 갈 우리를 쉽게 대해주고 농담 따먹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장소 자체는 진지해야 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놀거나 유머러스하기도 한 게 신기했어요. 그 신기함의 집약체로써의 유원지 왔느냐는 질문이 있었고, 그러한 설정들이 바탕이 되어 이 시가 나온 것 같습니다.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작가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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