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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는 l 854화 '최책근' with. 고명재 시인

  • 작성일 2026-08-05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는 l 854화 '최책근' with. 고명재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로 

돌아오신 고명재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고명재 시인 (www.instagram.com/snowypoetry)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다섯 번째 이야기'

00:53 어깨가 커진 오늘의 손님, 고명재 시인

02:15 part 1. 4년 만의 새 시집, 기대는 마음과 환대

09:33 part 2. 밥과 환대, 생활의 감각들

21:46 part 3. 무채색의 슬픔을 뚫고 나오는 다정함

32:07 part 4. 두 번째 시집의 영토, 그리고 다음 발걸음

39:43 마무리 '고명재 시인에게 문장의소리란?'

43:57 끝인사



[주요내용]



Q1. 4년 만에 나온 시집이에요.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오래 걸렸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신 시집일까요?



A. 고명재 시인 : 이번 시집이 4년 만인데요. 사실 빨리 내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좀 더디기도 했고, 편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저는 되게 과작이거든요. 느리고 빨리 쓰지도 못하고. 특히 두 번째 시집은 부담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유행하는 회귀물처럼 삶의 형식을 다시 살아내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좀 똑바로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요. 



주변에 자문을 많이 구했는데, 다들 하는 얘기가 똑같았어요. "특별하거나 굉장한 걸 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하던 대로,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라." 너무 당연한 얘긴데 그게 이상하게 선명하게 박히는 때가 있잖아요. 그 말이 저한테는 쓰기의 위안이 됐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오히려 손에 힘을 뺀 채로 즐겁고 행복하게 쓰게 됐던 것 같아요.



Q2. 작가님의 시집은 몸과 몸이 접촉하는 느낌의 제목들인데요.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이란 제목에 어떤 마음을 담으셨나요?



A. 고명재 시인 : 예전부터 저는 신체 부위 중에 어깨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근데 이제 글을 쓰면서 예전에도 많이 생각을 했는데 인간한테 있는 몇 안 되는 '처마 부위'인 것 같아요.



어깨는 아주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떨어지잖아요. 그런 자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대고 싶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인찬 시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첫 시집 제목의 '키스'도 일종의 개인과 개인의 전면을 이루는 사건일 것이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것도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근데 좀 다른 것은 키스는 좀 강렬한 섬광 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어깨에 기대는 건 어떤 한 시기를 이미 지나간 사람들끼리 나눌 수 있는 연대의 동작인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제목을 생각했어요. 저는 그게 되게 좋거든요.



사람 어깨에 머리를 기대 보면 그 사람 숨소리를 되게 온전하게 느끼게 되잖아요. '어, 얘는 숨을 이렇게 빠르게 쉬는구나' 그걸 경청하고 있을 때 이 사람의 존재감을 되게 강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존재에 충실할 수 있는 순간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Q3. 먹는 일과 만지는 일이 가깝게 붙어 있는 시인님의 시 세계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A. 고명재 시인 : 출발점은 (어느날) 밤에 저를 키워 준 사람들이 엄청 너무 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아, 딱 한 번만 그냥 만나거나 혹은 말을 걸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이 사람들한테 어떤 질문을 할까?' 이런 생각을 처음에 했어요. 그래서 내가 정말 궁금한게 뭔지 첫 문장을 쓰면서 줄줄 묻게 됐는데 자꾸 질문을 할수록 제 스스로가 핵심을 묻고 싶은데 그걸 자꾸 피해 가서, 느리게 어떤 질문에 간신히 당도하는 기분으로 썼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 정체성이나 저를 형성해준 과거들이 생각이 났고 끝에 가서는 진짜 묻고 싶은 말을 결국 묻게 되더라고요. 되게 뜬금없이 제가 묻게 된 게 두 세가지 였어요. 뭐냐면 밥을 먹고 다니는지를 묻게 되더라고요. 죽은 사람들한테.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왜 거기서도 당신들 좋아하는 그 국수 먹고 있냐"고 이런 걸 묻고 그러다가 "내 얼굴 보고 싶냐" 그런 이야기를 결국 하게 되더라고요. 총체적으로 어떤 그리움이 불러 일으키는 질문들을 하고 보니 먹는 일이 계속 나온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모든 존재가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되는 필수적인 행위잖아요. 존재하기에 가장 기본 단위에 있는 무언가를 묻는 일인 것 같고, 그러니까 "밥 먹었어?" 이 질문은 '당신이 계속 건강하게 혹은 어떤 형태로든 이 세계에 존재하기를 소망하는 질문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credit]



ㅇ 연출 | 송지현 소설가

ㅇ 진행 | 황인찬 시인

ㅇ 구성작가 | 최동민 작가

ㅇ 시그널 음악 | 불과사이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영상 | 더브로드 (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 스포티파이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고명재 #어깨에머리를기대던시절 #난다 #문장의소리 #문학광장 #문학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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