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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 작성일 2017-10-01

민트

김은지


심장이 커졌다
바위를 이식한 것 같아
운동화를 이식한 것 같아
토끼를 이식한 것 같아


꽃잎 한 장을 올려 주었지만
서쪽 창가에 널어 보았지만
왜일까
줄어들지 않는다


고양이가 숨는 덤불에
문틀을 만들고
재활용품을 내놓는 소리에
올리브유를 뿌린다
별에는 빨간 펜으로 오답 처리를 하고


팍, 팍, 팍
트랙을 파낼 듯이 달린다
1.2배속으로 재생되는 하루


그러니까 왜일까
커튼을 치고
현관문을 점검하고
심장을 가로로 뉘어 주었는데


아니어도 괜찮아
그리고 그건 좋은 거야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그건 좋은 거야


심장이 나를 데리고 간다
팍. 팍. 팍
더위를 버티지 못하게 한다
두 개의 삶을 일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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