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주간2024〉 : 소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작가와 글틴의 진심
- 작성일 2024-12-01
- 댓글수 0
|
[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
〈문학주간2024〉 : 소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작가와 글틴의 진심
문장서포터즈 채미나

지난 9월 말, 종로에서 문학 주간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문학 주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2016년부터 주관하고 있는 행사로, 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향유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국문학 진흥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9월 28일에 개최된《고선경 시인/김멜라 소설가와 함께하는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 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종로까지 향하였습니다.
글틴은 글과 TEEN이 만나 붙여진 이름으로,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소통을 연결하기 위해 2005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해 오고 있는 국내 유일한 청소년 온라인 문학 플랫폼입니다. 만 13세에서 만 18세라면 누구나 글틴 친구가 되어 글을 나눌 수 있답니다.
저의 첫 문학 지면이 되어 준 ‘글틴’에서 지금은 어떤 글틴러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요즘 글틴러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인과 소설가는 누구인지 얘기를 들어 보고 싶었어요.


문학 주간은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에 누가 보아도 문학 주간을 즐기러 온 듯한 사람들이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저는 마로니에 공원 한가운데서 ‘스핀오프’ 부스를 즐기는 글틴 친구들과 주임님을 발견하였습니다.

글틴 친구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대화에 성실하게 참여해 주었습니다. 친구들을 따라 저도 스핀오프 부스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였어요. 좋은 시 혹은 소설 일부의 구절에 구멍을 내어놓고, 참여자의 마음대로 구멍을 채운 뒤 SNS에 인증하면 인센스를 주는 행사였습니다. 친구들은 마로니에 공원 의자에 앉아 열심히 고민하며 저마다의 빈칸을 채웠습니다. 저 역시 그 열정에 힘입어 빈칸을 채우고 신경림 시인의 시 구절이 적힌 아름다운 인센스를 받았어요.

스핀오프 부스 옆에는 ‘올해의 한국 작고 문인’ 전시 부스도 함께 있었어요. 운문은 김소월 시인, 산문으론 염상섭 작가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두 문인의 활동 기록들과 함께 옆 팻말에 시집과 작품집 소개가 정성스럽게 적혀 있었어요. 혼자 팻말들에 적힌 글들을 읽으면서, 한국문학의 역사가 유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런 문인들이 있기에 지금의 문인들도 있는 것이겠죠? 이런 부스가 있어 사람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유익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듯해 보여 좋았습니다.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 북토크》 진행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친구들과 함께 소극장 지하 대기실로 이동하였어요. 가는 길에 이번 북토크를 위한 책과 엽서가 놓여 있었습니다. 문학 주간을 준비하는 임원진 분들이 얼마나 이 행사에 공들였는지 알 수 있었어요. 대기실에서 친구들은 각자 받은 대본에 줄을 치며 열심히 자신이 나눌 말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진지한 눈빛으로 책들을 다시 톺아보는 글틴 친구들이 멋있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고선경 시인님도 대기실을 찾아 주셨는데요.
채미나 : 시인님, 많이 긴장되시나요?
고선경 시인 : 네, 엄청 떨리는데요? (하하)
대화를 나누고 둘 다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고선경 시인님께서도 열심히 대본을 바라보고 계셨어요.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항상 떨리죠. 저는 각자의 말을 정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글틴 친구들, 선경 시인님을 두고 올라와 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소극장은 푸른 불빛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는데, 저 같은 글틴 졸업생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글틴 친구들도 많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고선경 시인/김멜라 소설가와 함께하는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 북토크》는 설문조사, 리딩클럽, 작품집 발간, 북토크 개최의 네 단계를 거쳐 뽑힌 문학가 두 명을 초대하여 글틴 청소년 대표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편지와 답장을 낭독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 김멜라 소설가의 『제 꿈 꾸세요』가 뽑혔답니다. 작품에 관해 함께 얘기 나누며, 궁금했던 점이나 고민을 선뜻 나누는 글틴러들, 다정하고 깊이 있게 답해 주는 문학가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방청객이었던 저까지 감동하였습니다.
특히 ’글틴이 작가에게‘, ’작가가 글틴에게‘ 코너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의미, 이지유
-김멜라 작가에게
저는 저의 삶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고 살지 않았습니다. 그저 태어났으니 밥을 먹고 활동을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해 왔습니다. 작가님의 「나뭇잎이 마르고」의 체의 모습을 보고 나는 18년 동안 어떠한 삶을 산 것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체는 장애가 있는 아이였고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범한 삶을 살며 사랑하는 여자와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평범한 삶‘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모두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데 나 하나쯤은 특별해도 되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평범한 일상‘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또한 ‘사랑’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작가님은 뭐라고 답하실지 궁금합니다. 작가님께서 사랑하는 것은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사랑을 지키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사랑하는 사랑을 지키는 방법은 진실되게 행동하며, 언제나 진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심을 고백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고요. 그래서 작가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랑을 지키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지유 글틴러의 편지 낭독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나뭇잎이 마르고」를 읽으며 체의 솔직한 면모에 경이로워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동시에 체처럼, 지유 글틴러처럼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궁금해졌는데요. 질문이 끝나고, 김멜라 소설가는 선뜻 미소를 띠다가 진지하게 답장을 읽어 나갔습니다.
김멜라 작가가 이지유 학생에게 (일부 발췌)
제가 생각하는 평범한 일상이란 그날 느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같은 반 학생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으며, 함께 사는 반려동물이나 길가에 핀 작은 꽃일 수도 있겠지요. 무엇이라도 자기의 느낌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정의 또한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쌓아 가는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중략) 부디 두려움 속에서도 지유 님의 진심과 사랑을 잘 표현하시기를 바랄게요.
김멜라 소설가의 편지는 글틴러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변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친구의 정의와 평범함 속 특별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글틴러들은 저보다 어린데, 저보다 깊은 통찰을 하는 듯하여 신기하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문장 웹진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보통의 어른보다 더 비범할지도 모릅니다. (하하)
끝나고 성황리에 행사를 마친 글틴 친구들과 소감 나누었습니다. 친구들은 잔뜩 긴장이 풀린 얼굴로 웃으며 인터뷰에 응해 주었어요.
|
채미나 |
자기소개와 함께 간단한 소감 먼저 여쭙고 싶어요. |
|
배찬빈 글틴 |
열아홉 살 배찬빈입니다. 오늘 글틴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작가님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로웠고,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
|
이지유 글틴 |
이지유라고 하고요, 사실 이 프로젝트가 이렇게 큰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커서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하하) 작가님들과 직접 만나 뵙기도 하고, 또 같은 책을 읽거나 다른 작품을 읽은 사람들과 만나 작품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새로웠습니다. |
|
박경원 글틴 |
저는 열일곱 살 박경원이고요, 평소에 시와 소설을 좋아하는데 그 분야에 정점을 찍은 분들과 얘기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글틴 자주 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
|
오연석 글틴 |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2학년 오연석입니다. 오늘 정말 좋은 일이었습니다. 제가 뭐라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지···. (일동 웃음) 감회가 새로운데, 앞으로도 이런 추억들이 제 인생에서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좋은 하루였고, 앞으로 기억될 하루가 될 듯합니다. |
|
채미나 |
다들 말씀들을 너무 잘하셔서 놀랐어요. (웃음) 처음에 글틴을 어떻게 아셨는지? 또 활동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듣고 싶어요. |
|
배찬빈 글틴 |
처음에는 제가 원래 일본어로 글을 쓰는데, 변덕으로 한국어로 글을 써 보았다가 그냥 쟁여 두기 아까운 거예요. (하하) 소설 어디 올릴 데 없나, 찾아보다가 글틴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걸 계기로 한두 번 올렸다가 까먹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최근 문자가 와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
채미나 |
알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네요. (웃음) |
|
이지유 글틴 |
저는 원래 글을 쓰는 것을 진로로 정한 것은 아니에요. 연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연출할 때 글을 써 보는 것이 좋다는 얘기도 들었고, 제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여서 백일장이나 대학 관련 대회들을 알아보다가 ‘문장청소년상’을 알게 되었어요. 그 계기로 글틴을 알게 되었는데, 작가님들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메모장에 끄적인 것들을 올릴까 고민하였는데 마침 사이트에서 문자가 와서 (일동 웃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
박경원 글틴 |
학교에서 소설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모여서 습작을 해 보자고 다짐했었어요. 그 소설을 어디 올릴 데가 없나, 찾아보다가 글틴을 알게 되었습니다. 계속 벼르고 있지만 언젠가 올리고 싶고요, 행사는 저도 문자가 와서 알게 된 케이스입니다. (웃음) |
|
오연석 글틴 |
저 또한 문자고요. (일동 웃음) 저는 인터넷에서 끄적인 글을 올리다가 어느 순간 찾게 되었어요. 피드백도 해 주신다고 해서 한번 올려 보았다가, 깜빡 잊었어요. 그러다가 문자를 받고 나서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
|
채미나 |
받은 피드백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꼭 자신의 글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
|
배찬빈 글틴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글을 많이 쓰고, 잘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글 같다는 말이었어요. 저의 노력을 알아주는 듯해서 감동이었어요. |
|
채미나 |
지금 소설 피드백해 주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
|
김도예 주임님 |
박서련 작가님과 김병운 작가님이 격월로 하고 계세요. |
|
채미나 |
글틴이 각자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
|
배찬빈 글틴 |
사실 그렇게 거창하진 않고요. (하하) 그냥, 인터넷에 글 올리는 사이트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행사에 참여하고 나니까 한 번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
|
이지유 글틴 |
예전에 글틴 처음 들어갔을 때, 검색을 해 보니까 코로나 때문에 구체적 활동을 할 수 없어 온라인으로 사람들이 글을 올리면, 그것을 작가들이 피드백해 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저한테는 그냥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북토크까지 참여하고 나니까 내 생각보다 더 멋진 곳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청소년들을 위한 사이트다 보니까 마음속에만 글을 담아 두는 것이 아니라 배울 수 있을 때 배워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
박경원 글틴 |
제가 쓴 글을 누군가 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글틴 자체가 청소년 대상이기도 하고, 저같이 글을 마음에 묻어 두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니까요. 피드백을 받는다는 건 전혀 몰랐는데, 오늘 밤에 한 번 도전해 보아야겠어요! |
|
오연석 글틴 |
글틴이라는 공간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아쉬운 점은 조금 더 접근성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점? 그러면 더 많은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을 듯해요. 스마트폰을 많이 쓰니까,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조금 더 좋은 UI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
채미나 |
마지막으로, 이제 곧 성인이 될 텐데 이다음에 커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질문드리고 싶어요. |
|
배찬빈 |
갑자기 질문의 난이도가 다섯 배 정도 오른 것 같은데요? (일동 웃음)음···. 일단 본인의 주관을 가지고 대상을 판단하고, 그 주관에 의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주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
이지유 글틴 |
제 꿈은 공연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에, 문학과 비슷하게 혹은 연장선을 가져서 제가 쓴 글로 공연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거나 사회의 인식을 깨주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
박경원 글틴 |
저는 모두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제가 지금 장애학이라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고, 퀴어나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오연석 글틴 |
저는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해서, 가정을 꾸리고 책임을 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원대한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인터뷰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 플랫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학에 관심이 있지만, 선뜻 교류하기 어려운 학생들,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글틴’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청소년들의 고민은 때론 사회에서 (모두가 겪었기에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로 치부되는 경향이 아직 남아있는 듯한데, 이번 행사와 인터뷰 모두 청소년들의 삶과 사랑, 문학에 관한 고민이 생각보다 깊고 또 소중한 것이라는 걸 모두에게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유년 시절 글틴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저의 감정과 고민을 많이 해소하고, 해결할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울 것도 없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또 얼마나 지겨워져 가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널 사랑한다고 말하고, 너도 나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 나는 종종 잘 모르겠단 거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찾아보았지만, 오래된 것 중에 확실한 것은 없잖아. 그래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내 것들에게 내어 주기로 했다. 너는 나의 문학이야, 라고.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
♬
너는 어느 얼굴 없는 소설가의 문학 첫 문장
아니 그거론 부족한데
너는 어느 이름 없는 소설가의 마지막 문장
안 돼 이것도 부족한데
···
계속 읽고 싶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계속 읽고 싶어, 헤져 찢어질 때까지
···
···
_박소은, 너는 나의 문학 온스테이지 영상 인트로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 영상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삶은 어쩌면 문학의 스핀오프, 문학은 어쩌면 삶의 스핀오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글틴이 궁금하다면?
문학광장 글틴 바로가기 → https://munjang.or.kr/teen/
추천 콘텐츠
문장웹진 모색
서울국제작가축제 탐방 : 쓰는 사람들[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서울국제작가축제 탐방 : 쓰는 사람들 문장서포터즈 채미나 지난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진행하는 서울국제작가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종로를 빙글빙글 도는 버스를 타고, 종로 6가1)가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인 채로 서국제가 열리는 장소까지 선선한 바람 맞으며 걸어갔어요. 서울국제작가축제는 국내 독자들의 문학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한국 문학과 세계문학이 쌍방향 교류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는데요. 올해는 이라는 주제로 축제가 열리게 되었어요. 입구서부터 서울국제작가축제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어서, 길 잃지 않고 걸음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터벅터벅 입장했답니다. 들어가자마자 날짜별, 시간별 프로그램 타임 테이블이 친절하게 적혀 있는 것이 보였어요. 언제, 몇 시에 프로그램이 열리는지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장 먼저 발걸음한 공간은 1층 미디어 전시관이었습니다. 불 꺼진 전시관에서 을 주제로 한 10분 남짓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어요. 같은 영상을 영사기를 통해 세 면의 벽에 쏘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파동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영상은 한글의 자음들이 파도치듯이 움직이는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나오다가, 국제작가축제에 참여한 작가님들의 작품 속 아름다운 구절들이 천천히 페이드 인/아웃 되는 방식으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바로 입자와 파동의 관계가 문학의 지향점과 닮아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입자와 파동의 관계는 거대한 바다를 마주한 작은 나비와 같이 낯선 도전 혹은 작은 시작이 거대한 변화를 추동하는 나비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모순된 것의 공존, 낯선 도전, 나비효과 등을 아우르는 것이 어쩌면 문학의 지향점이겠죠. 문학은 지역/국가/민족/인종/젠더/세대 등 다양한 층위에서 발발하는 다양한 이슈나 문제의식을 표현하는 동시에 시공간을 초월하여 예술적 가치를 담아냅니다.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모순적 대립 항을 아우르며 관계성을 사유하게 하고, 새로운 물길을 내는 문학의 입자성과 파동성을 함께 체험하는 장으로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미디어 전시는 아주 탁월하다고 볼 수 있겠죠. 보는 내내 작은 언어들이 일렁이면서 아름다운 여러 구절을 만들어내는 듯했어요.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왜 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습니다. 3층의 프로그램 전시장으로 이동했어요.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는 주제별로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었어요.
- 채미나
- 2024-11-01
문장웹진 모색
요즘 SNS에서는 시가 유행이라고?[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요즘 SNS에서는 시가 유행이라고? - 문학예술 융합 인터뷰 : 포엠맥 편 문장서포터즈 채미나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잃을 게 없어요. 너무 겁먹지 마세요. 요즘 핫한 SNS인 인스타그램에서는 시가 유행이자 젊은 세대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를 계속해서 읽던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시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한 하나의 흐름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소규모 문학 매거진 포엠맥(@poemmag)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안녕하세요! 우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먼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포엠매거진이고,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현대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소개할 것은 없습니다. 포엠맥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스무 살 때부터 시를 엄청 좋아했어요. 꾸준히 읽고, 혼자 쓰다가 독립 출판도 하고요. 시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꼈던 것과는 별개로 전공은 패션 디자인을 선택했는데, 졸업하고 회사도 다녔지만 미련이 남더라고요. 시를 주제로 해서 콘텐츠화하고 싶다, 시의 매력을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하자마자 바로 포엠맥 계정(@poemmag)을 만들었어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저는 전에도 유튜버처럼 콘텐츠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그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혼자서도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카피라이팅, 큐레이션 등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원래부터 콘텐츠 제작 쪽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아니면 글을 쓰시다가 자연스럽게 넘어오신 걸까요? 처음에는 100% 쓰는 쪽에 더 가까웠어요. 스물부터 스물여덟까지 세 권의 시집을 독립 출판했어요. 처음의 꿈은 시인이었어요.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시인을 병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전업 시인은 힘드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저는 쓰는 쪽보다 사람들을 혹하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더 적합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글 쓰는 것만큼 디자인과 마케팅을 좋아하거든요.(하하) 시에 전념하면 두 가지를 놓치게 되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총합해 본 것이 바로 포엠맥이에요. 저만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져서 더 애착을 갖게 되어요. 포엠맥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포엠맥을 운영하는 매일매일이 기뻐요.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도 즐겁고, 업로드 하였을 때 사람들이 반응을 남겨 주는 걸 보는 일도 즐거워요. 매 순간 행복하지만, 최근에는
- 채미나
- 2024-10-01
문장웹진 모색
문학과 예술의 경계, 그 사이로 ‘그냥’ 뛰어들기[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문학과 예술의 경계, 그 사이로 ‘그냥’ 뛰어들기 : 강혜빈 시인 편 문장서포터즈 채미나 시도, 사진도, 강의도, 타로도 결국 타인에게 힘을 불어넣는 일이잖아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강혜빈 시인 강혜빈 시인. 사진가 ‘파란피paranpee’. 뉴 노멀이 될 양손잡이. 빛과 컬러를 중심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발명하고 있다.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미래는 허밍을 한다』, 『밤의 팔레트』가 있으며 사진 산문집 『어느 날 갑자기 다정하게』 외 다수를 펴냈다. 최근 새로운 자아가 추가되어, 타로마스터 ‘강이도’로 활동 중이다. 문학의 탈경계 현상이란 무엇인가? 문자로만 이뤄진 글에서 벗어나, 다른 예술의 형식이나 본질을 섞어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탈경계 현상은 문단을 더욱 융합적인 예술의 장으로 데려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학을 향유하고 싶으나 작품 이해 혹은 흥미 느끼기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에 필자는 ‘탈경계’의 한가운데에서 문학과 사진을 횡단하며 자기 세계를 자유로이 펼치고 있는 한 시인을 만나 보았다. 안녕하세요, 혜빈 님! 반갑습니다. 혜빈 님은 현재 시인으로도 ‘파란피’(사진가)로도 활동하고 계시죠. 두 가지 일을 함께하면서 느꼈던 기쁜 점이나 고충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강혜빈, 그리고 파란피입니다. 저를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쎄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가장 기쁜 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거. 그리고 지금처럼 누군가가 저를 궁금해 한다는 거요. 벌써 짜릿해요. 내가 왜 궁금하지? 나에 대해 뭘 알고 싶지? 하고요. (웃음) 그동안 제 행보를 독특하게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시인과 사진가의 겹쳐진 얼굴로 살아가다 보니 입체적인 아이덴티티가 생기더라고요. 작업을 하면서 색이나 빛을 섞는 행위와도 비슷하다 느끼고요. 아무래도 텍스트나 이미지를 함께 다루다 보니, 시를 쓸 때도 사진을 찍듯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돼요. 사진을 할 때도 짧은 텍스트를 함께 배치하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두 장르를 섞는 작업이 제겐
- 채미나
- 2024-08-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