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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날이면

  • 작성일 2026-05-01

  창조적인 날이면,

 

금시아

 

  아마 한 때

  안개이거나 노을이었을지도 모를 

  흉터와 얼룩 가득한 저 몸빛, 

 

  하염없이, 우두커니, 

  저 아래 아득한 호수 언저리를 

  오래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헉헉 기슭을 올라오는 먼 산 그림자와도 

  유독 친근해진다지

 

  그 커다란 몸에서 물풀과 물고기 떼 헤엄치거나 

  다슬기들 흥얼흥얼 기어다니고

  아무리 닦고 문질러도 마른 살갗에서 

  물이끼 향 진동하는 

  창조적인 날이면, 

  새들도 곤충들도 그 몸에 들어 은밀히 

  사랑을 하고 간다지

 

  삐뚤빼뚤한 고대 문자 같거나 

  벌레가 한입 베어 먹고 남긴 것 같은 문양들 

  넝마처럼 피어있는 총성들은 

  애면글면, 오묘하고 신비한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지상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꽃들의 미로라지 

 

  총알 바위*

  전장을 지나는 계절의 모진 배후에도 

  그저 묵연하고 처연한 그 이름, 

 

  시간은 무위, 라고 부른다지



* 강원 춘천 배후령에 있는 총알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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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시아
  •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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