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맹물 샤워

  • 작성일 2026-05-01

  맹물 샤워


사강은


  우리가 수감 중일 때

  교도관이 말했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여길 나갈 수 없을 거야


  그때마다 너는 내 귀 막으며


  흘려들어


  말과 경고가 묽어질 수 있을까

  법과 체계가 적셔질 수 있을까


  나는 가려워서 등을 긁었다


  아침 체조 시간 운동장

  너는 모래에 침 뱉어 진흙 만들고

  먼지바람으로 충혈된 내 눈에 발랐지

  바른 것 위로 모든 불어 넣을 수 있지

  후 하면 숨결로 새 생명도 탄생시키지


  너의 가장 더러운 것이 나의 가장 깨끗한 것보다

  깨끗하고 빛나


  더럽고 진득한 내 눈에서

  맑고 묽은 것 태어나 뚝뚝 흐를 때

  너는 받아다가 쑥쑥 잘도 키워냈지


  정오 자율 종교 시간

  너의 기도 한 바가지 퍼담아 내 귀에 뿌리면

  모래 한 줌 우수수 떨어지고

  내 등 뒤로 지옥불 데워지고

  너 혼자 키워낸 것들 하나둘 던져버리고

  등줄기에 땀 흘러 냄새가 나니까


  나는 얼른 씻으러 가야 해서


  어떻게 내가 널 저주할 수 있겠어

  내가 죽인 인간들 전부 천국에 살려뒀는데

  어떻게 네가 날 구원할 수 있겠어

  나만 두고 가석방될 텐데


  심심한 너의 구형은 맹탕 같아서


  이윽고 천사가 벽을 뚫고

  널 데리러 왔잖아

  물거품처럼 넌 사라졌잖아


  탈옥수 찾던 교도관 눈에 물 튀겨서 눈물 흘렸잖아

  난 혼자 씻을 시간 없잖아


  너 혼자 천국 갈 때

추천 콘텐츠

문장웹진

찬물 세례

찬물 세례 사강은 출소 날이 되자 문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밖은 너무 밝았다 어릴 때 분명 빨강으로 칠했던 태양의 흰 줄기 때문에 눈을 감았다 나는 씻지 않아 냄새가 났다 경적을 울리는 하얀 카니발 한 대 욱여넣어 주는 두부 한 모 세게 쥔 채 건네는 자판기 종이컵 커피 한 잔 울면서 얼른 가려 주는 마스크와 낄낄대며 흩뿌리는 밀가루 눈을 뜨면 주위에 온통 흰 것들이었다 하나의 흰 것이 한 사람씩 데려가고 있었다 나 혼자 검게 남아 냄새 풍기고 있을 때 흰 줄기 사이로 한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어디서 본 적이 있지만 전혀 모르는 어딘가 나와 닮았지만 아예 다른 어쩐지 먼 친척 같기도 한 그가 다가와 오백 밀리리터 생수 한 병을 건넸다 나는 그걸 마시기보다 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냄새나고 가렵고 더럽고 엉망인 것들이 기어다녀서 까맣게 씻긴 적 없는 어깨만 겨우 적셨을 때 그는 친절히 뚜껑까지 따서 한 병을 더 쏟고 쏟고 쏟아지고 쏟아지는 젖지 않고 흘러내리는 여전히 같은 몸 일곱 병째 뚜껑을 열던 손을 붙들고 소용없다고 말하자 그는 태연히 더러우니까 씻어야 하고 물을 쓰면 된다고 희지 않고 투명하게 엎어주고 그는 돌아섰다 흰 속으로 희게 몇 년 만에 돌아온 집 현관문 앞에는 이 리터 생수 여섯 묶음이 놓여 있었다 그제야 나는 목이 말랐고 내 몸에서는 여전히 냄새가 났다

  • 사강은
  • 2026-05-01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1건

  • 판다곰젤리
    공감합니다

    윤 모 씨가 이걸 읽었다면 교정교화가 되었을 텐데...

    • 2026-05-10 20:57:13
    판다곰젤리
    공감합니다
    0 / 1500
    • 0 /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