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귀가
- 작성일 2026-06-01
- 댓글수 3
잃어버린 귀가
정미주
산속을 헤매다
한쪽 귀를 두고 왔다
가지가 없는 앙상한 나무들은
비슷해서 길이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종의 탄생을 기원하는
실험은 계속된다
나도 모르는
심장을 건너뛴 박동1)처럼
남은 귀는 이제 안으로
들어가면 좋을 텐데
멀어져도 열렸다 닫히는
신호를 보내는
기관이 있다고 미신을
계속 믿어도 될까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어도
산속에서 지저귀는
새들이 잠들지 않는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데려다줄게
밤이 깊었지만
맨 발로 열을 식히려는 너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아
혀가 짧아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딱따구리 같기도 하고
앵무새 같기도 한데
너는 어떤 것 같아
나는 목탁을 두드리며
늘 때리기만 하는 사람 같아
눈을 감지 못해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
작은 구멍의
어둠이 옅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
사는 동안 듣기만 하는
다른 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밤이 있어
산을 찾는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듣기만 하는 내이가
그곳에 있다고 말해야지
작은 어류의 아가미가
귀로 바뀐다고 해도
이제는 믿을 수 있다
1) Jacques Audiard 감독,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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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건
2026년 프랑켄슈타인의 부활 !!!
홀린듯이 읽게되네요
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