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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 작성일 2026-04-01

   여름 방학


성유림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가

   개구리알을 주워 왔던 날

   기억나?


   미끈하고 축축한 알들을 양손에 가득 담고

   개굴개굴

   울음에 발맞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는 눈알을 손에 쥐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지


   높아진 수면 위로 돌을 던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마을을 빨갛게 물들이는 경보음


   옆 동네에 사는 미진 누나가 물에 빠졌대

   손을 뻗고 있는 물속의 검은 풀을 보았다


   투명한 것들은 매일 관찰해 봐도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다만 그것들은 미동도 없이 호흡하고 있어


   물속에 손을 넣으면 

   손가락 틈으로 파고드는 눈알들


   수십 개의 눈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것들이 영원히 개구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까만 머리를 타고

   까만 꼬리를 타고

   기어코 흐르는 눈동자에 가까워지게 하고


   다시 수십 개의 눈과 눈이 마주쳤을 때

   손바닥은 미끄러지는 촉감을 기억하고 있다


   개구리알 같은 빗방울들이

   창가에 다닥다닥 붙었다 터지는 장마


   개굴개굴

   사이렌 소리가 아파트 복도에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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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 판다곰젤리
    감동했어요

    미진 누나를 위한 아이들의 제의에 화답하듯 사건의 축소와 사라짐을 상징하는 개구리알(미끄러지는 촉감 등으로 사건의 사라짐을 표현)들이 우수수 하늘에서 떨어진다. 시적 은유도 구성도 메시지도 너무나 좋은 시.

    • 2026-04-13 22:37:29
    판다곰젤리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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