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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보 씨의 일

  • 작성일 2026-04-01

   심상보 씨의 일


   권라율

   

   진해가 보이지 않는다 곧 출발 시간, 시계가 심상보 씨를 남의 일처럼 본다 일단 내려서 저녁 식당을 찾는다 진해가 없다 없다 저만치 금빛으로 반짝이는 진해를 향해 손을 흔든다 뛴다 뛰다가 뒤에서 누군가 바닥에 떨어진 이름을 주워 준다 점점 똑똑해지는 진해를 보며 심상보 씨는 다시 표를 끊는다

   진해요? 진해는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어요

   귀에서 재깍재깍, 시계는 아까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달리고 있다 어떤 진해가 진짜 진해일까 심상보 씨는 중얼거린다 북경이나 태평양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진해는 열심히 가고 있다

   심상보 씨는 오늘도 진해를 본다 어쩐지 진해는 남몰래 피를 흘리고 있을 것 같다 버찌를 짓이기며 여기저기 벚꽃 팡파르가 울리다가 차표가 풍경을 놓친다 진해를 믿기로 한다 네 생각이 난다 마산에서 내려야 할 것 같은 기분, 한번 닫힌 문은 열리지 않는다 요청된 문을 박차고 싶다 자리에서 일어서지 좀 마세요, 산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바닷물이 끓어 넘치다가 태양이 꺼졌다가 켜졌다가 눈발이 내렸다가 그쳤다가

   저 멀리 보이는 항구를

   내려요, 안내방송에 허둥지둥 심상보 씨, 한낮은 덥고 지나가는 개 한 마리 없다 소변을 누고 나오니 덜덜거리며 출발을 기다리는 배기통

   진해, 진해 

   매초마다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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