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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 작성일 2026-04-01

   판타지

   

권라율

   

   이 성에서는

   누군가를 죽이면

   반드시 그 누군가가 죽는다는

   예언이 있었습니다

   

   돌을 들여다봅니다

   돌에 볼을 대어봅니다

   돌에 발을 그려봅니다

   

   제법 친해 보입니다 

   

   차갑고 단단한 

   입김을 불면서

   

   누군가 돌에 구멍을 냅니다

   들어갈 데가 없어서 

   채워진 채로 흐르는 당신 뺨을 때립니다

   

   나아갑니다

   

   원형경기장에서는 

   실제인 것처럼 부끄러웠습니다

   사자도 투우사도 없었지만요

   제발 홀로그램이기를 중얼거리며

   

   그냥 앞으로 가고 있어요

   진행되는 함성에 둘러싸여서

   

   내가 뒷걸음치며

   악수하면서 벌거벗으며 거리를 

   돌아 나올 때

   

   돌이 돌을 바라봅니다

   

   이 성곽에서는

   무리에서 빠져나온 돌을 부르면

   따라서 돌이 된다고 합니다

   

   네, 예언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성곽 속에서 우는 신도 수긍했습니다

   말하는 그 입 속에서 모래알이 떨어지고 있었으므로 

   

   나는 당신의 붉어진 뺨이 진실이라고 

   일단 생각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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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라율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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