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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우물

  • 작성일 2013-07-01

추천 콘텐츠

문장웹진

휴지기

휴지기 권민경 만원 전철 창문에 짜부된 볼처럼 네게 붙어 있었지 많은 걸 해냈다 남몰래 입안에서 이름 굴리며 힘내고 동명이인투성이 세상 어떤 이름은 유일하다 혀끝으로 능히 바다라도 만들 기세 너 바다에 있는 왕의 무덤을 알아? 정말 대박 아이디어지 뭐니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니 기상이 대단하지만 우린 서로의 목숨이나 잘 지키자 나는 매일 아무 역에서 내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실은 극기를 모름, 겨울 바다를 헤엄칠 줄 모름, 얼음 위를 뒤뚱거림, 매일이, 생활이 미끄러지고 많은 걸 잃었다 칠칠치 못하게 놓고 온 부장품, 비닐우산, 시시각각 죽음으로 향하는 세포들 여전히 나이지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나 생물적으로다가 참 아름답다 아름답다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되레 미쳤었다 말할 수도 있지만 아름답니? 사랑이 밥 먹여 주니? 남의 무덤 앞에서 나눴던 대화, 초록 곰 인형, 소중했던 트레이딩 카드 잡다한 취급을 받으며 가라앉겠지만 유실물 센터 갈 것 없이 우리 각자 건강하길 바라 멀리멀리 멀어져 운 나쁘게 만원 전철에 타도

  • 권민경
  • 2025-07-01

문장웹진

특정기

특정기 권민경 죽지도 않은 각설이처럼 우울기가 다시 찾아와도 그 기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인생을 케이크처럼 똑 잘라 낸 시기 특정 기운 똑같은 암수가 새끼를 낳고 또 낳아도 매번 다른 특색의 자손이 태어나는 것처럼 내가 가진 기운도 그러했다 배에 얼룩무늬가 있는 강아지 누렁둥이 어미가 품어 주지 않아 얼어 죽었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미 죽어 나왔던 걸지도 모른다 문득 발굴되는 과거 새로운 역사의 증거는 어째서 자꾸 발견되는가 왜 확정되질 못하는가 의구스러웠는데 나는 내 가슴을 열고 도떼기시장 같은 유적지를 펼쳐 놓았다 오로지 혼자 발굴해야 한다 노동수용소에 나를 가둔 것은 나인가 아니면 낳아 놓고 얼어 죽게 한 사람들인가 넌 죽지 않았어 나도 알지 알지만 연명한다 글로 먹고산다는 뜻이 아니라 쓰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부족한 도파민을 채우기 위해 파괴적으로 굴거나 슬퍼지고 그나마 쓺이 나를 잘 도왔다 착한 대학원생처럼 내가 뇌가 이상하더라도 참고 내게서 태어나 얼어 죽기 그리하여 지금은 빙하기 유적지 도떼기 5일 장 죄스러운 노동수용소 절멸 같은 단어들을 싹싹 지워 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시기 버스데이 나는 한겨울 홀로 살아남은 강아지 이름을 안다 샛별

  • 권민경
  • 2025-07-01

문장웹진

자연

자연 - 백마 권민경 연인들이 나들이 오던 역 사람들 소요 너머로 십 분만 걸어도 무덤 무덤이 이어졌다 풍수지리가 뛰어나 양반들 묘가 가득 마구잡이로 자랐다 무덤 위를 구르고 십이지 석상에 오르며 나는 조상 조상이 될 예정 아니 영영 후손을 보지 않고 무덤도 갖지 못할 예정 예정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고 나는 우연으로 혹은 유전병으로 그저 굴렀다 죽고 사는 게 다 무엇이냐는 듯 무덤 석상 백마의 가장 은밀한 곳을 굴렀다 백석과 마두에서 한 글자씩 따온 지명 마치 가계도 같다 아무개와 아무개가 접 붙어 아무개를 낳고 아브라함의 자손 아무개가 한 지파의 으뜸이 되는 것처럼 백석과 마두가 접 붙어 백마를 낳은 것처럼 나는 완수와 한옥화의 부산물 아무개의 대표 연인이 스르르 늙어 애니골로 돌아올 동안 무덤을 뭉개고 세월 위에 아파트를 짓는다 이윽고 늙어 간다 단지마다 나무가 우거지고 신도시는 반어법이 되고

  • 권민경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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