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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온 책, 타향에서 온 사람

  • 작성일 2024-08-01
  • 조회수 1,397

[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타향에서 온 책, 타향에서 온 사람


문장서포터즈 팅팅


   "이 근처에 중국인이 하는 중문 책방이 있던데, 너 아니?"

   밖에서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가 현관에서 우산을 닦으면서 말씀을 꺼내셨다. 휴가차 한국에 놀러 오신 어머니는 마지막 날 저녁 내가 사는 동네를 혼자 산책하시다가 '시절'이라는 책방을 발견하셨다. 어머니 덕분에 한국에서 유학한 지 6년이 넘은 나는 서울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중문 책방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다음날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어머니를 보내고 나서, 나는 곧바로 그 중문 책방으로 향했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는 좀처럼 그칠 생각이 없는 듯했다. 떠나기 전, 공항의 높은 유리벽 너머로 수없이 많은 빗방울이 비행기가 이륙하는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머니로부터 '엄마 이제 비행기 탔어 우리 딸, 혼자지만 스스로 자기를 잘 챙길 수 있도록 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집에 도착한 후, 어머니가 알려준 책방을 찾아갔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줄곧 내리던 비가 마침내 나를 따라 쫓아오지 않았다.





   사실 책방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탓인지 휴대폰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아 어머니가 알려준 방향을 되짚어 보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집을 떠나 걸어온 지 약 30분, 왜 어머니가 내비게이션 없이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글로 쓰인 다양한 간판이 가득한 거리에서 이 책방의 간판만이 자신의 얼굴에 한글보다 더 큰 한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拾光中文書店’,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어머니에게 확실히 이 책방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책방의 정문은 도로를 바로 마주하고 있었다. 먹구름 때문에 흐려 보이는 거리와 따스한 노란색 불빛으로 뒤덮인 책방이 얇은 유리문 하나로 분리되어 있었다. 찾기 쉽지 않았던 시절 책방은 내비게이션의 데이터 세계에서는 미처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책방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활짝 열려 있었다. 마치 나만의 9와 4분의 3승강장을 찾은 기분이었다.





   시절 책방은 고려대 근처, 서울 동대문구 제기로 10(현재는 휴대폰 지도에 등록되어 있다)에 위치하고 있다. 책방 주인 락천은 고려대의 중국인 유학생이었다. 책방으로 운영되기 전 건물엔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시절 종종 커피를 사러 자주 오던 곳이었지만, 나중에 이곳에서 책방을 차리게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제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학창 시절 동안 알게 된 친구들이 하나둘씩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락천은 여전히 서울에 취업하여 머무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가 지금 일하는 본 업무는 근무 시간이 자유로워서 일 외의 모든 에너지를 이 책방 운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중국어 책을 봤을 때의 반가운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해요. 그땐 유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국 생활에 적응을 잘 못했어요. 하지만 모국어로 책을 읽는 것은 이 낯선 나라에서 나의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방인들에게 이런 마음은 통용될 것이에요. 모국어로 된 책 읽기가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중문 책방이 안정제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에서 오프라인으로 중국어 종이책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는 많지 않다. 이것은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중국인들의 공통된 인식인 것 같다. 특히, 중국 내에서 새로 나온 책들은 교보문고 같은 큰 서점에 가도 커다란 책장 사이에서 한두 줄 정도밖에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보통 국제 택배를 선택하지만 이 과정은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도 매우 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결국 전자책으로 발을 돌리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락천은 손끝으로 직접 책을 만지면 마치 고향의 결을 느끼는 것 같아 종이책이 더 좋다고 말했다.

   “가격 책정에 대해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중국어 책은 가격이 비싸고 선택지도 많지 않잖아요. 저는 손님들이 가격 걱정할 필요가 없길 원해요. 그래서 여기 있는 모든 책들은 출판사 정가에 천 원만 더하기로 했죠. 똑같이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모두 부담 없이 좋아하는 책을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책방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준비하기 시작한 건 2023년 초쯤이었어요. 주변에서 도와주겠다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다들 말렸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누가 뭐라든 오픈 준비에만 신경 쓰기 시작했어요. 장소를 찾고, 서점 경영 자격을 신청하고, 책 도매 경로를 찾아보고, 그다음엔 인테리어······ 그리고 올해 4월 초에 시절 책방이 문을 열었어요.”

   락천에게 외국인으로서 타지에 중국어 책방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참고할 만한 정보와 사례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방이 어디까지 갈 지 알 길이 없다. 모든 것은 락천 스스로 천천히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속담이 있다. ‘시작이 반이다.’ 그의 인생에서 중문 책방 ‘시절’은 이미 시작했다.

   책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락천은 판매할 도서의 선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시절은 중문 책방이라고 해서 중국 작가의 문학 작품만 파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간의 지적 재산은 공유되는 것이며 반드시 한 민족이나 국가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에 따라 시절에는 중국의 고전과 최신 베스트셀러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그리고 서양 문학 등 다양한 국적의 저자가 쓴 작품의 중국어 번역본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발행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다고 알려줬다. 책방 SNS 댓글에 관련 책을 요구하는 글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책을 주문할 때 개인적인 취향을 갖고 선택하지만, 책방의 고객들의 목소리도 어느 정도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제 취향에 맞는 책을 구입하면 그 책들을 통해 조금씩 손님들이 모이게 돼요. 그렇게 모인 손님들은 또 저에게 책을 추천하기 시작해요. 자기 취향만으로 책을 고르기엔 범위가 좁은데, 다른 사람들이 골라 준 책을 보면 제 독서 취향도 점점 풍부해져요. 타향 생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책방과 독자 사이는 사실 모두 상호 작용하는 관계인 것 같아요.”





   시절 책방의 전체 공간은 그리 크지 않다. 중국 속담에 '참새는 비록 작아도 오장 육부는 다 갖추고 있다'는 말이 있다. 시절 책방은 이처럼 오장 육부를 두루 갖춘 참새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참새 책방은 내부의 거의 절반을 책꽂이와 판매할 책을 놓는 데 사용했고, 나머지 공간은 구석에 위치한 계산대와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독서 공간에는 기증받은 중고책을 넣을 수 있는 자리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문을 연 지 두 달 남짓 됐지만 중고책들은 이미 준비된 공간을 완전히 채우고 있었다. 

   락천의 '중고책 유통 계획’에 따르면 이곳에 중고책을 기증하는 사람은 책방에 있는 다른 중고책 중 관심 있는 책을 골라 가져갈 수 있다. 귀국이 예정된 유학생 혹은 이사를 자주 가는 사람들에게 공들여 구해 온 중국어 종이책들은 때론 '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곧 떠나갈 이방인의 '짐’이 어느 날 새로 온 이방인에게는 ‘위로’가 되어 다시 책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시절 책방에 앉아 있으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니하오(안녕하세요)'와 '씨에씨에(감사합니다)'다. 고향에서는 숨 쉬듯이 듣고 말하던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길을 걷다 가끔 듣는 말이 되어버렸다. 때문에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고향의 동네 책방에 다니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다. 소중하고 익숙한 것은 언제나 나를 떠난 뒤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책방을 찾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가끔 고려대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는 한국인 학생들이나 지나가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어와 구경하기도 한다. 

   사실 한국에는 중국인 유학생뿐 아니라 이미 귀화한 화교, 그리고 한국인과 가정을 꾸린 결혼이주자도 많다. 락천처럼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있다. 이들 같은 이방인들은 타지에서 생활하며 힘든 일을 많이 겪지만 이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와 상대를 발견한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이럴 때 나에게 중국어 책을 읽는 것은 어둠 속에서 모닥불 앞에 홀로 앉아 몸을 녹이는 것과 같다. 우리가 계속 모닥불 옆에서만 살아갈 수는 없지만, 몸을 조금이라도 녹여야 언젠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모닥불 앞에 외롭게 혼자 앉아 있는 것보다는 만나서 함께 앉아 불멍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옆에 앉은 그들은 계속 남아 머무를 수도 있고 잠시 머물다가 떠나갈 수도 있지만, 시절에 있는 동안은 우리는 함께 모국어로 대화할 수도 모국어로 책을 읽을 수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어쩌면 우리가 여기서 찾는 것은 고향뿐 아니라 모국어로 이루어진 연대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마쳤을 때 서울은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최근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나는 또 중문 책방을 이야기했다. 나는 엄마가 있을 때 내리던 비보다 7월의 비가 더 따뜻하다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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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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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건

  • 감동했어요

    “집을 떠나 걸어온 지 약 30분, 왜 어머니가 내비게이션 없이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글로 쓰인 다양한 간판이 가득한 거리에서 이 책방의 간판만이 자신의 얼굴에 한글보다 더 큰 한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拾光中文書店’,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어머니에게 확실히 이 책방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글 덕분에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중문책방 시절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중문책방을 연 책방 주인 락천의 마음과, 타향에서 모국어 간판을 한눈에 알아본 팅팅 어머니의 마음과, 이들의 마음을 모두 모아 글로 쓴 팅팅의 마음이 한데 모여서 제 마음에도 깊게 와닿습니다. 저도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24-08-11 12:24:30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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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윤혁
    감동했어요

    글이 너무 간결하고 좋네요. 참새가 비록 작아도 오장육부는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름다워요

    • 2024-08-07 10:10:40
    장윤혁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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