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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맞이, 어떻게들 하고 계세요?

  • 작성일 2024-11-01

[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계절 맞이, 어떻게들 하고 계세요?

   - <악스트>, <릿터>와 함께 여름을 마무리하며


문장서포터즈 주은


 한 계절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무렵에는 각자 나름대로 분주해진다. 새 계절을 맞아 새 옷을 마련하고, 서랍 속에 넣어 둔 옷을 꺼내어 거는 동시에 잘 입던 옷들은 다음 연도를 기약하며 개켜 넣는다. 침구를 계절에 맞는 얇거나 두꺼운 것으로 바꾸기도 하고, 카페나 음식점에서는 철에 맞는 재료로 꾸린 시즌 메뉴를 하나둘 메뉴판에 올린다. 작고 사소한 일상의 변화를 통해 천천히 다가올 계절을 맞이하고 준비하며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는 과정이다. 나의 이번 여름 맞이는 특별히 두 권의 문예지가 함께했다.


 한여름의 <악스트>와 <릿터>



 <악스트>와 <릿터>는 각각 은행나무와 민음사에서 출간하는 격월간 문학잡지다. 올해에는 7월에 출간된 <악스트> 55호와 8월에 출간된 <릿터> 49호와 함께 여름의 절정과 끝을 보내게 되었다. 아예 계절마다 출간되는 계간지의 여름호를 고를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이 두 권의 격월간지를 고른 것은 사실 내가 문예지와 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 읽는 것 좋아하세요? 문학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에는 늘 큰 고민 없이 그렇다고 대답해 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대답하고 난 후에는 마음 한구석에 찝찝함이 남곤 했다. 내 머릿속에서 좋아하는 만큼 내 일상과 가까운지는 스스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자리에서 진득하게 책을 읽어 나가는 시간이 적어진 만큼 책이 가진 힘에 쭉 휩쓸려 몰입하는 경험을 하기 어려워졌다. 흐름이 끊기는 횟수가 늘수록 다시 책장 열기도 쉽지 않은 탓에 요즘에는 한 달에 제대로 읽는 책이 쉽게 손에 꼽힌다. 게다가 나는 편독을 꽤 하는 편이고, 지금껏 문예지를 접할 기회가 있어도 뒤쪽에 실린 단편소설이나 시 면을 훑어보는 게 다였던 터라 진득하게 읽어 볼 첫 문예지는 볼륨이 크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은 산뜻한 것으로 고르고 싶었다. 잡지의 형태를 표방하고 있는 신생 문예지 <악스트>와 <릿터>를 선택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 악스트


 <악스트>는 2015년 7월에 창간된 은행나무의 격월간 문학잡지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유명한 문장에서 <Axt>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Art와 text, 즉 예술과 텍스트를 아우른다는 의미와 함께 독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깨는 도끼라는 의미를 담았다.





 55호의 주제는 ‘선 긋기’다. 커버 사진은 콘셉트에 맞는 홍기웅 작가의 <Rule>에 수록된 ‘테니스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에 반듯하게 그어진 흰색 선과 그 위를 넘나들다가 어느 한 곳에 멈추는 테니스공. 커버스토리가 궁금해져서 목차를 확인한 뒤 가장 먼저 해당 지면을 펼쳐 보았다.


 “천천히 돌아보면 놀이와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어지럽게 교차하는 선들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처럼 여전히 어떤 선을 밟을까 봐, 또 어떤 선을 지켜내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다만, 이제 그 선들은 그때처럼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배타적인 선 긋기의 유일한 규칙이 있다면 그 누구도 계속 선의 안쪽에만 머물 수 없다는 점이다. 내가 긋고 또 긋는다면, 그리고 네가 긋고 또 긋는다면 언젠가는 나도 너도 선의 바깥쪽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 Axt(악스트) 55호(70p, 박지수, cover story)


 사람은 자신이 가진 여러 가지 요소 중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어떤 한 요소를 내세워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이를 통해 혐오가 시작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반듯하기 때문에 공평한 룰이 되는 경기장 속 선과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코 반듯할 수 없는 현실의 수많은 선. 짧은 글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했다.


 대표적인 MBTI, MZ와 같이, 요즘 세대는 성격, 나이 등 수만 가지 기준으로 사람의 유형을 분류하고, 그것에 이름을 붙여 범주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함께 떠오른다. 확실히 요즘의 ‘선 긋기’는 더욱 촘촘하고 일상적인 듯하다. 이번 호의 주제로 ‘선 긋기’가 선정된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면서, 의미 있는 생각을 유도할 수 있으면서도 지금과 꼭 맞아 재치가 엿보이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악스트>의 재미있었던 점은 통통 튀는 구성과 편집이었다. 각 지면의 다채로운 콘셉트를 더 부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가 배치되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색이 독특한 지면을 시작할 때는 독자가 콘셉트를 쉽게 알아차리도록 편집자의 설명이 작게 첨부되어 있었다. 통통 튀는 흐름 속에서 헤매지 않고 함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려는 친절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책은 에디터의 노트, 소설책 리뷰, 인터뷰, 챗(Chat), 이슈, 커버스토리, 에세이, 키워드, 단편소설, 1회분의 장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읽으며 느낀 것은 대부분의 지면이 읽기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Chat은 이번 호의 키워드인 ‘선 긋기’와 관련된 책으로 천쓰홍의 장편소설, <귀신들의 땅>을 선정하여서 관련된 사람들과 함께 책에 대해 비대면 채팅을 나눈 기록이었다. 시인, 무당, 서점원 등 채팅에 참여한 사람들의 직업이 각양각색인 것이 눈에 띄었다. 지면 디자인 또한 실제로 다른 사람의 단체 채팅방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구성되어 대화의 흐름을 느끼며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존재하지만 목소리가 소거되어 들리지 않는, ‘귀신’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소수자에 대한 여러 의견이 인상 깊다. 재미있게 읽어 내려가다 보니 이 지면이 끝날 무렵에는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각각 다른 키워드를 가진 세 편의 에세이도 눈에 띄었다. 양다솔 작가의 Interact, 김태형 조향사의 Parfum, 김연덕 시인의 Object.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 다른 어조의 글로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코너다. 향수, 물질, 물건 등의 소재가 문학과 이어지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선을 긋는 행위는 무언가를 다른 범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떨어져 있는 것을 하나로 잇는 것이 되기도 한다. 구분이 늘 악하지도, 잇는 것이 늘 옳지도 않으므로 어떤 선을 긋는 사람이 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선 긋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수록된 글을 읽으면, 독립된 글들이 머릿속에서 서로 밀접하게 달라붙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열어본 뒤 실감한 <악스트>의 큰 특징은 소설이 중심이 되는 문예지라는 점이다. 맨 앞에서는 공현진 소설가가 두 권의 소설책을 리뷰하며 본격적으로 책을 시작하더니, 뒤쪽에는 소설 코너가 무려 세 개나 됐다. 55호에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짧은 테마 소설 두 편, 단편소설 두 편, 또 연재되는 장편소설의 1회분 다섯 편이 실려 총 아홉 편의 소설이 담겨 있었다.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총 분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두툼한 소설의 양이 참 매력적이었다. 여러 작가의 소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점도 그렇다. 학창 시절 교과서를 받으면 국어책의 소설 부분만 모조리 찾아 읽고, 도서관에 가면 무조건 800번대로 직행했던 나와 비슷한 독서 생활을 했던 독자라면 아마도 <악스트>를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릿터


 <릿터>는 2016년 8월부터 민음사에서 발간하고 있는 격월간 문학잡지다. <Littor>라는 제목은 ‘문학’이라는 뜻의 ‘literature’와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tor’를 결합한 단어로, ‘문학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49호를 배송 받아 보고 처음 떠오른 것은 ‘예쁘다’라는 감탄이었다. <릿터>의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번 호의 커버스토리인 ‘잠의 힘’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단순하게 표현된 잠든 여성의 그림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양질의 내용만큼이나 사람을 끌어들이는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해진 요즘, 사람들이 <릿터>에 입문하는 경로에는 이러한 매력적인 디자인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의 힘’이라는 커버스토리도 나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침대, 방, 잠, 꿈과 같은 단어들은 다른 단어들보다 나와의 거리가 무척 가깝게 느껴지고, 그래서 유독 애착을 느끼게 된다. ‘난 자는 게 재능이라 못 자본 적이 없어.’와 같은 말로 종종 너스레를 부릴 정도로. 읽기 전부터 이 책을 관통하는 정서나 온도가 나의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릿터>의 커버스토리는 각각 근래의 이슈를 다루면서도 일상적이고 개인적이다. 누구든 우연히 자신의 주파수를 건드리는 주제를 가진 호를 만난다면 즐겁고 들뜬 마음으로 표지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밤에 잘 자나요? 꿈도 안 꾸고 푹 자나요? 아니면 꿈속에서 열심히 깨어 있나요? 혹은 꿈으로 진입하기를 실패하고, 잠들지 못하고 깨어 있나요? 평온하게 깨어 있나요, 마음이 소란스러워 깨어 있나요? 그런 걸 멀리서 묻는다. 우리가 닿아 있지 않더라도 닿아 있는 것처럼. 우리가 꿈에서 걸어도 현실에서 걷는 것처럼 다리에 힘을 주고 걷듯이.”

- Littor(릿터) 49호(3p, 김화진, editor’s note)


 <릿터> 49호는 에디터의 노트, 커버스토리, 에세이, 인터뷰, 단편소설, 시, 리뷰, 만화,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펼쳐 보게 되는 작은 속지에 적힌 에디터의 노트에서는 편집자의 입장에서 이번 호의 커버스토리가 등장한 이유와 의도를 설명하며 각 면에 담긴 이야기들을 짧게 조명한다.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각각 독립된 이야기를 ‘잠’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관통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나에게는 이 코너가 책의 흐름을 잃지 않고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이정표였다.



 시작하며 10명의 소설가와 시인이 자신만의 ‘자기 전에 읽는 책’을 소개한다. 습관이기도 하고, 잠자리에서까지 읽을 정도로 흥미롭기도 하고,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잔잔해서 잠을 자기 위해 읽곤 하는 여러 책 소개를 읽으며 나의 잠자리 책도 떠올리게 됐다. 잠자리에서 책을 읽지 않은 지는 아주 오래되었지만, 어릴 적 자기 전에는 꼭 이불을 덮고 누워 엄마와 함께 책을 읽었던 반가운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지금까지도 책을 사랑하는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 분명한 기억이다. 처음 <릿터>를 펼친 곳은 조용한 카페였는데, 이 부분을 읽고 나서는 일부러 덮었다. 자기 전에 침대에서 읽고 싶었다. <릿터>를 다 읽을 때까지, 매일 자기 전 책 읽는 시간이 생겼다.



 커버스토리에서는 ‘잠을 부르는 시도들’, ‘영화, 소설에서 다뤄지는 잠과 꿈의 의미’, ‘레비나스 철학에 근거한 주체로서의 나라는 존재와 잠’, ‘꿈과 기호의 의미’, ‘잠 못 드는 사람들’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여러 방향에서 ‘잠의 힘’에 대해 파헤쳤다. 내가 모든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잠’이라는 소재에 관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뻗어 나가는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웠다.


 “잠자리에 몸을 눕힐 때 존재자는 하나의 장소에 제한된다. 장소는 여기서 의식 주체의 바탕이요 조건이다. 잠자리에 드는 것은 의식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고, 의식이 휴식을 취함은 의식이 자신의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잠은 주체 성립을 위한 존재론적 조건이다. ‘주체가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고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뜻한다. ~우리는 잠을 통해 자기에게 돌아오며, 잠을 통해 여기에 자리 잡음으로 현재 순간도 자기의 것으로 소유한다.”

- Littor(릿터) 49호(29p, 강영안, Cover Story: 잠의 힘)


 레비나스 존재론과 잠을 다룬 글 중 ‘잠이라는 장소’에 대한 부분을 특히 집중해서 읽었다. 잠드는 장소와 공간, 그리고 잠자리에 누워 잠에 들기까지의 시간, 잠자는 시간 자체가 나에게 가지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종종 이런 주제로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늘 그 이유로 “그때가 내가 가장 나다워지는 때인 것 같아.”라고 말하곤 했기 때문에 잠으로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주체가 된다는 주장이 무척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단편소설과 시 코너에서는 독특한 내지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릿터>는 일반적인 문예지나 잡지보다 조금 작지만, 일반 단행본보다는 큰 크기다. 그런데 소설과 시 코너에서는 색을 이용해서 지면의 가장자리와 텍스트가 들어갈 부분을 구분하고, 가장자리에는 제목과 작가명 타이포그래피만을 삽입한 채 공간을 비워 두었다. 가장자리를 제외한, 텍스트가 담긴 지면은 펼쳐진 책의 중앙에 있었고, 일반적인 소설책이나 시집의 크기와 비슷했다. 찾아보니 <릿터>의 디자인 콘셉트는 ‘책 속의 책’이라고 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정말 소설책, 시집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에디터의 노트에서 읽었던, 편집자의 눈이 머물렀던 장면과 구절에 함께 머무르며 반가워하며 읽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릿터>의 편집자 6인이 ‘잠’에 대해 털어놓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실렸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소재일수록, 각자의 언어로 서로 다른 생각을 듣는 것이 더욱 재미있기 마련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이 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사람들의 잠의 모습을 그리며, 나의 ‘잠’은 어떤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또 하나의 방식


 <악스트>와 <릿터>를 읽는 동안 여름도 천천히 지나갔다. 처음으로 직접 선택하여 끝까지 읽어 본 문예지 두 권은 좋은 인상을 남겼다. 간단한 범주화가 만연한 지금 떠올리는 ‘선 긋기’,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의 ‘잠의 힘’. 읽기 딱 좋은 날 찾아온 두 책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공통되는 큰 장점은 문예지에 실린 글의 장르와 각 글이 다루는 분야, 글을 작성하는 집필진이 다양하다는 것. 그리고 그런 다양한 글들을 연결해 주는 소재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 책이 힘 있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하나의 소재에 대해 서로 다른 장르 형식의 글을 읽는 것이 예상보다 더 재미있었고, 같은 장르 내에서도 다양한 사람의 글을 수록하여 여러 방향의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평소 읽지 않는 형식의 글을 담은 코너도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읽힌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각 콘셉트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의 역할도 크다.


 다양하게 읽지 않고, 자주 읽지 않는다는 생각에 혼자 따끔따끔 찔리던 나에게는 한 계절을 다양한 글과 함께 지나 보냈다는 사실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눈에 들어오는 주제를 다루는 문예지를 시즌마다 한 권씩 골라 읽다 보면, 유독 다음 호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문예지를 발견할 것이고, 그걸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러면 바뀌는 옷과 새로 나온 가게의 메뉴로 계절을 실감하듯, 집에 배송된 문예지 신간을 보고서 ‘아, 여름이 왔구나.’, ‘아, 곧 겨울이 끝나겠구나.’ 하며 다가오고 멀어지는 계절을 알아채게 되지 않을까? 천천히 한 장 한 장 지면을 읽어 나가며 함께 계절을 지나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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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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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5-12-01
푸른 소리가 울리는 교실

[문장서포터즈] 푸른 소리가 울리는 교실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방문기 문장서포터즈 2기 카페라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하루에도 수십 편씩 올라오는 청소년 작품, 백일장에 참여하는 열정적인 친구들, 그중에는 문학을 진로로 삼고 싶은 학생들도 있죠. 그렇다면 이 친구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배우며 성장하고 있을까요? 이번 취재에서는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이하 안양예고 문창과)를 직접 찾아가 그 현장을 들여다봤습니다. 국내 예술고등학교 중 문예창작과가 있는 학교는 단 두 곳뿐이에요. 고양예술고등학교와 안양예술고등학교죠. 안양예고는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고이고, 연극영화과·음악과·미술과·무용과·문예창작과 총 다섯 학과가 있어요. 학교가 자리한 언덕은 ‘한라산보다 가파르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사진1,2. 안양예술고등학교 본건물과 문예창작학과 실기실 문예창작과는 한 학년당 40명으로 구성돼 있어요(총 3반). 재작년부터 지원자 수가 늘기 시작해 올해 경쟁률이 2.98 대 1로 점점 문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최근 몇 년 사이, 안양예고 문창과 학생들이 다양한 청소년 문학상에서 이름을 올리며 학교의 문학적 저력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요. 그 덕분에 문예창작과에 관심을 두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사진3. 올해 안양예고 학생들의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 문예창작학과라는 특성 덕분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곳이죠. 시 창작 실기, 소설 창작, 문학 이론 등 전공 수업 외에도 문학 감상이나 독서 토론 수업을 통해 사고력을 넓혀 갑니다. 작가 선생님 특강과 합평 수업이 활발히 이어지는, ‘문학의 공기’가 가득한 교실이에요. 예고의 장점인 학과 전시회, 안양예고 문창과는 ‘눈시울전’이라는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매년 5월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2학년생들이 참여하며 가끔 3학년 학생들도 조금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로 안양아트센터 갤러리 미담에서 전체 전시 후, 서울 교보문고에서 지원하는 학생들 중 일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이런 공간에서 매일같이 글을 쓰는 학생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사진4,5. 안양예고 눈시울전 작품 사진(이현교, 최아원 학생 작품)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 교실에서 들려오는 연필 소리 2학년 이현교(시 전공), 최아원(소설 전공)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문창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처음 마음을 먹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현교: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행사로 시를 써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최아원: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왔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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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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