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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소리가 울리는 교실

  • 작성일 2025-12-01

[문장서포터즈]


푸른 소리가 울리는 교실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방문기


문장서포터즈 2기 카페라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하루에도 수십 편씩 올라오는 청소년 작품, 백일장에 참여하는 열정적인 친구들, 그중에는 문학을 진로로 삼고 싶은 학생들도 있죠.

   그렇다면 이 친구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배우며 성장하고 있을까요? 이번 취재에서는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이하 안양예고 문창과)를 직접 찾아가 그 현장을 들여다봤습니다.


   국내 예술고등학교 중 문예창작과가 있는 학교는 단 두 곳뿐이에요. 고양예술고등학교와 안양예술고등학교죠. 안양예고는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고이고, 연극영화과·음악과·미술과·무용과·문예창작과 총 다섯 학과가 있어요. 학교가 자리한 언덕은 ‘한라산보다 가파르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사진1,2. 안양예술고등학교 본건물과 문예창작학과 실기실



   문예창작과는 한 학년당 40명으로 구성돼 있어요(총 3반). 재작년부터 지원자 수가 늘기 시작해 올해 경쟁률이 2.98 대 1로 점점 문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최근 몇 년 사이, 안양예고 문창과 학생들이 다양한 청소년 문학상에서 이름을 올리며 학교의 문학적 저력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요. 그 덕분에 문예창작과에 관심을 두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사진3. 올해 안양예고 학생들의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



   문예창작학과라는 특성 덕분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곳이죠. 시 창작 실기, 소설 창작, 문학 이론 등 전공 수업 외에도 문학 감상이나 독서 토론 수업을 통해 사고력을 넓혀 갑니다. 작가 선생님 특강과 합평 수업이 활발히 이어지는, ‘문학의 공기’가 가득한 교실이에요. 

   예고의 장점인 학과 전시회, 안양예고 문창과는 ‘눈시울전’이라는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매년 5월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2학년생들이 참여하며 가끔 3학년 학생들도 조금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로 안양아트센터 갤러리 미담에서 전체 전시 후, 서울 교보문고에서 지원하는 학생들 중 일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이런 공간에서 매일같이 글을 쓰는 학생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사진4,5. 안양예고 눈시울전 작품 사진(이현교, 최아원 학생 작품)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 교실에서 들려오는 연필 소리


   2학년 이현교(시 전공), 최아원(소설 전공)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문창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처음 마음을 먹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현교: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행사로 시를 써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최아원: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왔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학급 행사로 소설을 처음 써 봤습니다.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작가가 되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후 중학교 1학년 때 예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꿈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이현교: 수업은 주로 합평과 텍스트 읽기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선생님께서 시제를 주시면 그 시제를 바탕으로 시를 씁니다. 그 후 친구들과 선생님께 합평을 받죠. 혼자 퇴고할 때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친구들의 의견 덕분에 더 열심히 쓰게 됩니다.


최아원: 소설은 분량이 길어서 한 명의 글을 다 같이 읽고 3~4명의 친구 의견과 선생님 의견을 듣는 방식입니다. 혼자 쓸 때는 놓치던 부분들을 합평을 통해 배울 수 있어요.


Q: 전공 수업이나 학교 생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현교: 학과 행사인 ‘눈시울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시에 어울리는 그림도 찾아보고, 액자도 구하며 전시했는데, 포스트잇에 감상평이 남겨지는 걸 보면서 시인이 된 기분이 들었죠.


최아원: 저는 야외 백일장이요. 중학교 때 경험했던 백일장과 달리 훨씬 자유롭고 창작욕이 불타올랐어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문창과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 혹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이현교: 친구들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게 좋습니다. 다들 자기 세계가 뚜렷하고 주도적으로 생각하는 친구들이라 자극이 되지만, 때때로 부딪히는 부분도 있어 피곤할 때가 있긴 해요.


최아원: 취향을 존중받고 이해받는 경험이 좋았어요. 글 쓰는 친구들이 많아 교환 독서 등 활동을 함께할 수 있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진6,7. 안양예고 자판기와 10월의 시. 야외 백일장 이후에는 상을 받은 학생들의 시가 올라온다.



Q: 여러분께 ‘문학’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현교: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석하는 일이죠.


최아원: 상처받은 누군가의 등을 오래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쓰면서 인물뿐 아니라 그 세계까지 이해하게 되면서, 주변 사람까지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Q: 마지막으로 중학교 후배들이 문창과 진학을 고민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이현교: “합평할 때 정신을 단단히 붙잡아라.” 처음에는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 많이 아플 수 있어요. 그 과정을 견디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최아원: 자신이 무엇을 쓰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실히 생각해 보길 바라요. 글쓰기 과정에서 지칠 때도 있지만, 왜 이 학교에 들어왔는지 생각하면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요. 중학교 때 공부 습관도 여기서는 도움이 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문학으로 엮어 가는 문창과 이야기 


   학과장 선생님은 문창과를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Q: 문창과만의 교육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학과장 선생님: 저희 문창과의 공식적인 철학은 ‘이론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문학인 양성’이에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이 문학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글을 쓰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 자체가 참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Q: 안양예고 문창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가장 잘 어울릴까요?


학과장 선생님: 저는 ‘푸른 소리’라는 말이 떠올라요. 매년 1, 2, 3학년 학생들이 문집을 한 작품씩 내는데, 그 문집의 이름이 바로 《푸른 소리》예요. 단어 자체는 평범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점점 자신만의 색을 찾아 목소리를 내며 울창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져서 좋아요. 3학년쯤 되면 그 푸른 소리가 정말 깊게 울립니다.


Q: 학생들을 지도하시면서 가장 뿌듯하거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과부장 선생님: 글이 점점 좋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도 행복하지만, 그보다 학생들이 문학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글쓰기나 입시, 상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시간을 잘 통과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때가 참 좋습니다.


Q: 앞으로 문창과가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 혹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과부장 선생님: 가까운 목표는 고3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원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고요. 조금 더 멀리 보면, 학생들이 문학을 통해 성장해서 세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이 문창과의 진정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푸른 글씨가 남기는 이야기


   안양예고 문창과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우는 걸 넘어섭니다.

   청소년들은 글을 쓰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힘을 키워요. 합평과 토론,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주체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 능력을 쌓죠.

   이곳은 청소년 문학의 가능성을 넓히는 장이자 미래 작가들을 키우는 공간이에요. 글을 사랑하는 모든 청소년에게 “내 목소리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안양예고 문창과 교실에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미래를 써 내려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한국 청소년 문학의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문장서포터즈] 2025년에 시작되어 1기 ‘몽글’에 이어, 2기 ‘쓰담’ 6명이 새롭게 선정되었습니다. 자신의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문장의 든든한 서포터들과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문장서포터즈가 담아낸 마음을 쓰다듬는 이야기들을 《문장웹진》 ‘모색’에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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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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