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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시_몸] 촌년의 은유

  • 작성일 2014-04-03


[3월 시_몸]



촌년의 은유



황종권






오직 촌년의 이름으로
저녁이 흘레붙는 몸이었다.


개켜놓은 속옷을 자주 잃어버렸고
곱게 접은 관절 속에서
이불을 걷어차고 있었다.


다른 몸에 있어도


또 피부가 검어졌다.
그건 도시가 아닌가.
가장 고루한 형식의 체벌이 아닌가.
살갗에 어둠이 걷히지 않았다.


너무 자명한 것을 보면 살 섞는 일에 능란해지고
수돗물을 들이킬 때마다
묽어지는 것을 체위라고 불렀다.


신음이 창궐하는 뻘밭, 주저앉은 섬, 꼽추 등에 언 발을 푸는 물새, 더럽도록 짠물, 뻘배가 지나간 자리, 질퍽한 햇빛


일평생 멸시할 은유를 그러모으고
나는 그 어디도 가지 않았다. 결국,


오직 나의 발목으로
가랑이가 차가운 빌딩사이를 걸었다.
무릎이 펄펄 끓었다
땀이 났다.
짠내가 났다.


은유가 증발할수록
도시의 속내에 가까워지는 거라고
마음보다
몸을 묻는 일에 뜨거워지고 있었다.




작가소개 / 황종권(시인)

1984년 여수 섬달천에서 태어났다. 순천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수료하였다.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이팝나무에 비 내리면” 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직은 이종격투가였으며, 현재는 시와 이종격투기 중이다.




《글틴 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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