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경로
- 작성일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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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경로*
마윤지
수련원에 온 아이들이
운동장 고무 대야에 잔뜩 만들어 놓고 간 것
심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랑은 너무 약하고 낭만적이지만
물풍선은 어때
터트리기 위해 채워 넣은
순서를 알 수 없는 시한폭탄처럼
바닥에 가까워질 듯
바닥에 닿지는 않은
이런 걸 가지고 태어난 적 있나
중얼거리면서
출렁이는 가슴을
조금도 쏟지 않으려는 게 웃기다
말랑거리는 건 기분 나빠
산산조각이 내겐 더 가까워
밟는다
발바닥을 간질이며 부드럽게
굴러 나와 춤추는
파랑
보라
연두
부풀지 않을 모양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밟는 법도 배워야 아는 거라고
양말을 벗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물은 줄지 않고
더 높아지기만 해서
그걸 퍼다가 빨래를 한다
* 신승은,「사랑의 경로」(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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