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UX
- 작성일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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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UX*
김서치
호수는 자주 얼었다
선한 사람의 유산이었다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여
그 오아시스의 물을 마시고 살았다
불을 피우고
집을 짓고
아이를 낳았다
겨울밤
살 에는 칼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자신이 들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밝은 것을 찾아 들고
광장으로 나섰다
누군가는 물었다
고작 빛을 쥔다고 호수가 녹겠나요?
움츠러든 어깨들이 옹기종기 가까워지면
1럭스는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씩
수백 개의 깃발이 흔들리고
광장의 지름은 점점 넓어졌다
바람 앞에 초가 꺼지면
등을 두드리는 작은 손짓
그게 누구든
사람들은 품에서 성냥갑을 꺼내
성냥 한 개비를 건네주었다
적린(赤燐)과 심지가 입을 맞추는 순간 일어나던
연쇄적인
발화
빛과 빛이 닿으면 빛을 잉태하고
빛이 빛을 낳고 빛에 빛을 보태 빛을 키우고
그렇게 자란 빛이 빛의 등을 밟고 까만 담장을 넘어
혹한의 밤을 녹일 때까지
계속해서
불어나는 입김과
번지는 열기
동력 없이도
등불은 전능하고
세상의 적정 조도는
손에 쥔 고작 1럭스라는 걸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희번하게 밝아 오는 새벽빛을 보았고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덧물이 지고
호수는 녹기 시작했다
* 촛불 하나를 1m 거리에서 바라봤을 때의 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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