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물
- 작성일 2026-08-01
- 댓글수 1
그 선물
김유림
Ⅰ
문을 열 때부터 그것은 선물이었다. 그것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너에겐 선물이었다. 너는 그 선물을 너무나도 귀중하게 여겨서 늘 그 안에서 살았다. 나도 같은 곳에서 살았지만 그것을 너만큼 귀중하게 여기지 않았고 그래서 그 선물은 내게는 보이지 않았다. 내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는 그 선물 안에서 사는 너를 보았고, 너의 몸을 자주 만졌다.
(손을 들어 만져보자.)
너의 몸은 분명히 그 선물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그 선물 안에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더 이상 그 선물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그 선물의 일부로서의 너의 몸은 말라 있었다. 만지면 부스러질 것만 같아서 쉽게 만지지 못했다. 만지기 위해서는
흰 장갑을 끼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만 할 것 같았다. 당연히 너는 화를 내겠지만…… 나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너의 몸을 만졌다.
그것
은 너무 말라있었다. 어떤 부스러기 같은 게 떨어질 거 같았다. 그것을 주운 뒤 뭉쳐서 다시 네 몸에 붙여야 할 거 같았다.
그 선물 안에 사는 사람
즐거운 사람
행복한 사람
나는 그 사람(인 너)에게 다가가 키스했다. 볼에는 그래도 적당히 온기가 있어서 만지기 좋았고, 입술을 대기도 좋았다. 둘 중 무엇을 해줄까요? 나는 너에게 물었고, 너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켰다. 그 입술은 그러나 너의 입술이기도 했고, 나의 입술이기도 했다.
나는 나의 볼을 너의 입술에 가져다 댈 수도 있었고, 나의 입술을 너의 볼에 가져다 댈 수도 있었다.
나는 헷갈렸다. 둘 중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그저 가만히 키스했다. 그런 것이 키스인 것인지도 몰랐다.
Ⅱ
나는 그래, 흘리지 않으려 애썼다. 전부 담아두기 위해. 입술이 귀라면 입술에. 귀가 입술이라면 귀에.
Ⅲ
이제는 그 선물이 한 겹 벗겨진 것만 같았다. 그걸 줍기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할 것만 같았다.
그게 어디일까?
Ⅳ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걸을 수 있었을 텐데.
밖으로 나와서는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안에는 들어간 적이 없는 것 같았고, 너와 사랑한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살아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서로 엉켜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사실 자체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 뿐이지. 그 사실을 부인하려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그 사실―을 주머니에 넣고 옷깃을 세웠다. 그래도 안으로 바람이 들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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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림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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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림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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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림
- 2021-04-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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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우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하하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