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레오타입
- 작성일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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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타입
김현진
시계는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하는
틀림없는 바늘을 가졌다
믿어야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
기차를 타러 갈 때면 서울역 광장 시계탑을 보았다 한 번도 늦지 않았다 하지만
오래된 내 방 벽시계는 자주 틀린다
배터리를 갈 때마다 세심하게 맞추어도 귀가 없는 바늘은 말귀가 어두워 일 분씩 이 분씩 어긋나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조금씩 느려지지만 혼자 어떤 순간을 가리키고 있는 게 좋아서
방문을 열면 벽시계에 먼저 눈이 갔다
내 방과 시차가 큰 체코에서 오를로이를 본 적 있는데
고장 나지 않은 천문시계 중 제일 오래되었다고
정각이야!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을 지날 때 누군가 외쳤다
종이 울리면서 쇼가 시작되었고
시계 위 창문으로 열두 명의 인형이 지나갔다
나는 수백 명과 함께 오를로이에 시선을 고정했다
짧은 공연이 끝나고
일제히 흩어지는 군중 속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나침반의 바늘은 북쪽에 멈추어 있다는 말을 떠올렸던 것 같다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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