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았던 그날
- 작성일 2026-09-01
- 댓글수 0
너무 좋았던 그날
이자연
야심 차게 시작한 게임 프로젝트
그리고 첫 번째 시연은 최악
첫 번째 필드는 비 내리는 골목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모두에게 물었지만 플레이어 캐릭터는 곳곳을 움직이며 가만히 비를 맞을 뿐이다
흠뻑 젖었다
사무실은 대답이 없다
미소 짓는 팀원과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은 그 누구보다 멋지게 웃었다
누군데요?
비밀인데요
당신이 더 멋진 것 같은데요?
플레이어 캐릭터는 달렸다
불 속으로 들어가는 걸
부끄러워하고 힘들어하면서도
게임의 시작되면 길드원들은 늘 빈손으로 와서 같은 위로를 건네
게임이 종료되면 사람들이 가득해 숨이 막혀
우리는 다시 못 만날 테지만
무덤에서 심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어째서인지 KFC에서 뼈가 부러진 선수의 영상이 자꾸 떠올랐고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UFC인데
플레이어 캐릭터는 선수의 무릎뼈가 닭의 연골을 떠올리게 했다고 생각했다
어젠 이런 걸 주웠다
[한 유저의 메모]
- 사실 알고 있어요 멋지게 웃은 그 사람이 누군지
(비 내리는 골목에서 랜덤으로 드랍됩니다)
두 번째 필드는 강의실이다
우리 같이 체술 배울래?
앞자리에 앉은 유저가 쪽지를 줬다
강의를 듣는데 메일이 왔다
세 번째 필드는 왜 당근밭인가요? 이해가 안 가는데
당신이 정신이 나갔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번째 필드 화장실에서 자꾸 울지 말라고 했을텐데
하지만 고개를 들면 천장이 없을 거야
넌 알지?
이 세계는 한계가 없어
내가 다섯 번째 필드에서 얘기한 건데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댓글0건